과수화상병 우려에 꽃가루 채취 난항
과수화상병 우려에 꽃가루 채취 난항
  • 윤소희
  • 승인 2022.04.1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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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공용 채취기 사용자제 통보
기계 미보유 농가 어려움 가중
수입 꽃가루 사용 외 방법 없어 대책시급

지자체가 과수화상병 확산 방지를 이유로 마땅한 대책 없이 배 농가의 꽃가루 채취 작업을 자제하고 나서면서 농가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그간 시 농업기술센터나 농협 등에 배치된 꽃가루 채취 기계를 통해 꽃가루를 채취해 인공수분을 지속해왔던 배 농가들이 채취를 지양해달라는 지자체의 통보를 받아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지난해에 화상병이 발생했던 일부 지자체는 농가들이 같은 기계를 사용하고 발생한 찌꺼기에서도 균이 검출돼 확산될 수 있으니 기계 사용 자체를 지양해달라고 농가에 알렸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에서 올해 중으로는 직접 채취가 아닌 수입산 꽃가루의 활용 확대 유도 이외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역 농가들이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 아산의 한 배농가는 “공용으로 쓰는 꽃가루 채취 기계 사용을 지양해달라고 했으나 개인 채취기도 없는데 아직까지 시에서 다른 방안을 안줘 어쩔 수 없이 기계를 사용하되 꽃가루 찌꺼기를 꼼꼼히 처리하면서 전염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려 하고 있다”며 “직접 채취하는 것을 막으면 수입산 꽃가루를 쓰라는 말밖에 안되는데, 수입산 꽃가루나 기계 구입지원 등 실질적인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 농가들의 혼란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본권 아산원예농협 조합장은 “경제사업소에 기계를 둬 농가들이 와서 작업할 수 있게 해왔는데, 시에서 자제해달라고 해 지금은 각자 채취할 수 있는 기구도 마련돼 있지 않은 농가가 많을뿐더러, 직원들이 직접 하기에도 한계가 있어 곤란한 상황”이라며 “100% 화접을 실시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조합 차원으로 농가가 기계를 사용할 때마다 소독을 강화하고, 작업인력 교육 또한 철저히 해 화상병 방지 시스템을 확고히 구축하는 것만이 현재로서는 최선인 실정”이라고 말했다.

천안배원예농협 관계자는 “천안 기술센터는 꽃가루 채취기계 사업을 중단한 상태이고 조합에 꽃가루를 말리고 털 수 있는 기계 설치를 해놔 시스템은 구축돼 있으나, 시에서 지양해달라고 하게 되면 농가들은 채취할 곳이 없어 기계를 따로 보유하지 않은 농가는 자가 채취가 어려워진다”며 “채취가 안 된다면 방법은 수입산 꽃가루를 인공수분하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안시의 경우 올해 수입산 꽃가루 구입비용을 2억 원 가량 지원함으로써 꽃가루 공급가 3만1천원 중 1만1천원을 천안배원협과 시가 함께 보조해 농가는 2만원에 가져갈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한편, 홍상의 안성원예농협 조합장은 “배의 경우 자가 수분이 되지 않아 다른 품종에서 꽃가루를 채취해 인공수분을 해줘야하는데 화상병 오염의 우려로 힘든 지역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차질 없는 영동활동을 위한 꽃가루 지원방안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는 “지난해 경북 안동지역을 중심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농가의 긴장도가 높아가고 있다”면서 “과수화상병 차단을 위해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인공수분용 꽃가루나 양봉 등의 반입을 막고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