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공기정화 효과로 삶을 건강하게
식물의 공기정화 효과로 삶을 건강하게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12.10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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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증산작용 통해 공간 쾌적성 높인다
바이오월, 공기정화·인테리어 효과 일거양득

헬스케어식물은 어떤 식물일까? 농촌진흥청이 일반인을 상대로 어떤 식물이 헬스케어식물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질문한 결과, 의외로 공기정화 기능이 있는 식물을 꼽은 이들이 많았다. 약용작물처럼 섭취를 통해 건강에 도움을 주는 식물을 헬스케어식물로 답할 것이라는 연구진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였다. 국민들은 생각보다 식물의 공기정화 효과를 높게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그럼에도 식물의 미세먼지 저감 연구를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있다. “공기청정기 쓰면 되지 뭣 하러 식물을 길러?” 분명 살아있는 식물의 미세먼지 제거 효과는 죽어있는 기계만 못하다. 그러나 ‘살아있음’ 그 자체가 주는 영향력은 공기청정기가 따라올 수 없는 고유의 영역이다. 

양전하를 띠는 미세먼지는 식물이 내뿜는 음이온과 만나면 안정화되어 바닥으로 가라앉는데, 이것은 식물이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식물 표면에 흡착되거나 기공을 통해 흡수되어 먼지가 제거되기도 한다. 식물은 일반적인 공기청정기와 달리 미세먼지뿐만 아니라, 새집증후군의 원인 물질인 포름알데히드, 톨루엔 같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s)도 제거한다. 기공을 통해 흡수된 오염물질이 뿌리로 이동하여 근권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원리이다. 또한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함으로써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증산작용을 통해 주변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하는 역할도 한다. 공기청정기가 제거할 수 없는 오염물질 제거를 비롯해 공간의 쾌적성 향상에도 효과가 있는 것이다.

식물의 공기정화기능 중에서도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잘 알려진 식물이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TOP5 식물인 파키라, 백량금, 멕시코소철, 박쥐란, 율마가 그렇다. 식물을 활용하여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20㎡ 거실을 기준으로 잎의 면적이 1㎡ 정도 되는 식물을 3~5개 놓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식물이 없는 공간에 비해 4시간 동안 초미세먼지(PM2.5)가 20% 감소되는 효과가 있다. 이러한 식물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더욱 증가시키기 위한 장치로는 공기청정기에 식물이 결합된 형태인 ‘바이오월(Bio Wall)’이 있다. 바이오월은 물 공급 장치와 식물, 그리고 식물을 식재할 수 있는 배지로 구성된다. 주변의 오염된 공기를 식물의 잎과 지하부로 통과시켜 정화시키므로 공기정화효과는 물론이고, 수직정원을 조성하여 인테리어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식물에 의한 미세먼지 저감 연구의 목적은 비단 식물의 공기정화기능을 이용하려는 것이 다가 아니다. 식물 연구를 통해 국민의 건강을 증진한다는 연구 목표에는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도 포함된다.

미국의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 교수는 인간은 자연을 그리워하고 찾는 ‘녹색갈증(Biophilia)’이라는 본능이 있다고 말한다. 즉, 바다와 산을 보고 싶어 하고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 생명체의 본질이며 자연과 어울릴 때 건강하다는 것이다.

식물의 미세먼지 저감 연구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성 연구는 사람들의 신체적 건강을 유지·증진시키는 데에 기여한다. 연구결과를 접한 사람들이 공기정화 효과를 얻기 위해 식물을 가까이에 둔다면, 자연스레 정신적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식물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공기청정기에 비해 다소 부족하다. 그렇더라도 식물만이 가지는 공기정화 효과와 정신적 건강증진 효과를 동시에 얻기 위해서는 삶에 식물을 들여 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김우영<농진청 원예원 도시농업과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