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 피해 본 단감 과수원, 관리 신경써야
침수 피해 본 단감 과수원, 관리 신경써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11.19 18: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나무 손상은 장기간 과실생산 피해 입혀
정체된 물 빼고 토사제거·살균제 살포 등 필수

물은 인간을 포함한 모든 지구에 있는 생명체에 가장 중요한 환경요인이다. 가정에서 식물을 기르다 보면 물을 주지 않아 말라 죽는 경우도 있지만, 물을 과하게 주어서 죽게 만드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사람들은 나무도 뿌리로 호흡을 한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듯하다. 사람이 물속에서 호흡을 할 수 없듯이, 식물도 물속에서는 호흡을 할 수 없다. 미나리처럼 물속에서 잘 자라는 수중식물을 제외하고 대부분 지상에서 자라는 식물은 뿌리로도 호흡을 한다. 과한 물주기가 나무를 죽이듯이 과수원에서는 홍수나 침수로 인한 피해가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1,306mm(1991~2020년)로 전 세계의 연평균 강수량 880mm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또한, 기후와 지형적인 영향으로 해마다 홍수와 가뭄이 반복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엘리뇨, 라니냐 등 기상이변도 심화하고 있다.

감나무는 영년생 작물로서 오랜 기간 한 장소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홍수나 침수로 인한 나무의 손상은 장기간 과실 생산에 손실을 주기도 하고, 심한 경우 폐원에 이르게 한다. 2020년 구례군에 7~8월 동안 평년 대비 238~280%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8월 7~8일 이틀 동안 약 350mm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비가 내렸다. 구례의 침수피해를 받은 농가를 추적 조사한 결과, 피해가 심한 단감 농가는 약 40~72시간 동안 물에 잠겨 있었으며, 심한 경우 100%에 가깝게 낙과와 낙엽이 되는 과수원이 발생하였다. 생육이 비슷한 7년생 ‘태추’ 품종을 대상으로 약 40시간 동안 침수된 단감 농가와 정상적인 농가에서 자란 나무의 생육을 조사한 결과, 이듬해(2021년)에 정상 과수원은 한 나무당 평균 수꽃 및 암꽃 수가 각각 350개, 353개인데 반해, 침수 과수원에서는 각각 10개, 8개에 불과했다. 또한, 침수 과원은 정상 과원에 비해 새순 발생량도 적었으며, 언피해뿐 아니라 병해충 피해도 더 많이 나타났다.

1998년에도 국지적으로 호우가 장기간 발생하여 많은 과수원이 침수피해를 받았다. 특히 경북지방의 경우 963ha 정도가 침수 피해를 받은 것으로 조사 되었다. 피해 과수원의 나무가 물에 잠긴 부위는 낙엽과 함께 역병, 부패병 등에 의한 낙과가 발생했고 잎이 떨어진 자리의 휴면아(다음 해 발아할 눈)의 이상 발아, 비정상적인 개화현상 등이 관찰되었다. 이처럼 침수 피해는 열매맺음 불량뿐 아니라 심하면 나무가 고사하는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집중호우로 인해 과수원이 침수됐다면, 먼저 과수원에 정체되어 있는 물을 되도록 빨리 빼줘야 하며, 넘어진 나무는 토양이 젖은 상태에서 신속히 일으켜 지주를 세워야 한다. 또 토사가 쌓인 경우는 신속히 제거하고 흙 앙금은 맑은 물로 씻어내며 별도의 살균제를 살포하여 병충해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만약, 나무에 상처가 났다면 방제 약제를 발라 상처 부위를 보호하여야 한다.

집중호우는 강우 전선이나 태풍이 우리나라를 통과하거나 장마전선이 정체하고 있을 때 많이 발생한다. 농가에서는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항상 기상예보를 예의주시하고 이상기상에 의한 기상재해를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다.

피해를 사전에 막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라도 영년생인 단감나무의 안정적인 생육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정성을 들인다면 감나무는 분명 그 결실을 농가에 돌려 줄 것이라 믿는다.

■양상진<농진청 원예원 배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