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섯, 친환경 신시장에 눈을 뜨다
버섯, 친환경 신시장에 눈을 뜨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11.05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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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소재 ‘버섯 대체가죽’ 신사업 가치 높여 제품화 활발
버섯 균사체, 대체육 소재로 주목 … 화학물질 사용량 저감 탁월

지구 온난화로 폭염, 폭설, 태풍 등 이상기후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각국은 2015년 ‘파리협정’을 채택하였고, 우리나라도 탄소 순배출량이 ‘0’이 되는 Net-zero(탄소중립) 사회에 도달하는 국가 어젠다를 수립하였다. 세계 선진국을 주축으로 탄소발생을 줄일 수 있는 정책과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탄소발생을 줄일 수 있는 ‘버섯’으로 만든 친환경 소재를 소개하고 신산업으로서의 가치를 조명하고자 한다.

버섯이라고 하면 그 자체가 맛과 향으로 식욕을 돋우는 훌륭한 식재료로 사용된다. 또한 품목에 따라 면역증강 등 우수한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어 기능성 식품으로 찾는 사람들도 많다. 최근에는 버섯의 활용범위가 단순히 먹어서 소비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비식용 제품으로까지 개발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버섯 대체가죽이다.

버섯의 영양기관인 가느다란 실 모양의 균사가 모여 덩어리를 이루고 있는 것을 균사체라고 부른다. 균사체는 단백질, 글루칸 및 키틴 등으로 구성되며, 섬유와 같이 고밀도로 얽혀져 있어 가죽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특히, 균사체의 생육과정에서 단백질과 키틴의 함량 조절을 통해 섬유의 특성을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자연적으로 분해가 가능하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현재 버섯가죽으로 제품화한 사례가 있으며 가방 및 신발을 제조하는 유명 브랜드 회사에서 비건(Vegan) 족의 취향에 맞는 가방 및 신발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최근 들어 버섯 균사체가 새로운 대체육 소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버섯 균사체 기반 대체육의 큰 장점은 생장이 빨라 제품 생산에 용이하고, 식물성 지방 및 단백질 조성을 조절할 수 있으며 향료 및 조미료 첨가로 고기와 근접한 식감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예로 붉은덕다리버섯균사체의 경우 닭고기의 맛과 거의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다. 버섯 균사체 또는 자실체 자체를 직접 굽는 스테이크 형식의 버섯 고기를 재현할 수도 있으며 다른 식재료와 섞어 버거 패티 형태로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국내 한 연구원 조사에서는 앞으로 10년 내에 대체육이 세계 육류 시장의 3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체육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버섯 대체육의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버섯 등 비동물성 소재를 이용하여 가죽과 고기를 대체한다면 가축을 키우면서 발생하는 가스배출을 줄일 수 있다. 동물 가죽 250kg을 제조하는 동안 중금속과 화학물질이 포함된 500kg의 세척수가 사용되는데 버섯 균사체를 이용하여 인조가죽을 생산하면 사용하는 물의 양을 기존 천연가죽을 만드는데 필요한 양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또한, 공정상의 화학물질 사용량도 크게 저감 시킬 수 있다. 그 밖에도 버섯 균사체는 플라스틱과 같은 합성고분자화합물을 대체하여 타일, 포장재, 단열재 및 방음재 등 산업 소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버섯 균사체를 활용한 산업소재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응용분야가 넓은 만큼 향후 버섯 균사체 활용 원천기술 확보 및 소비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 간 첨예한 경쟁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독일의 한 버섯 기반 대체육 식품 회사는 동아시아 대체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시장진입을 모색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비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대체소재 개발이 시작되고 있으나 아직은 식물성 소재 중심의 개발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 버섯 균사체의 특징을 살린 다양한 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돼 버섯가죽 및 버섯고기 등이 새로운 버섯 소비시장 품목으로 자리 잡고, 이것이 침체된 버섯 산업의 재도약을 위한 신성장동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옥태<농진청 원예원 버섯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