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약초와 민간요법
우리 약초와 민간요법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9.2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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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촉진·기력보충 등 위에 좋은 ‘삽주’
칡, 알코올성 간 손상 완화 등 숙취제거 효과

민간요법이란 민간에서 행하는 치료법으로, 예로부터 약초 등 다양한 물질을 사용한 실천적 경험에서 생겨났다. 그리고 오랜 세월 전해 내려오면서 그 내용이 풍부해졌다. 나고야의정서 발효 등으로 우리 땅에서 자라는 약초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요즘 우리 약초의 민간요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삽주와 큰꽃삽주의 건조한 뿌리줄기인 생약재 백출은 소화를 촉진해 기력을 촉진하는 보중익기제로서, 위를 튼튼하게 하는 작용이 탁월하여 십전대보탕 등으로 예부터 널리 쓰여 온 약재이다. 국내에는 삽주(Atractylodes japonica)만 자생하는데 민간에서는 뿌리줄기 6~10g에 물 700ml 넣고 달인 액을 나누어 아침·저녁으로 복용하면 위에 가스가 차는 등의 소화불량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 대만 타이베이 의학대학에서 왕쿤텅 등이 에탄올을 이용하여 위궤양을 일으킨 쥐의 위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삽주의 유효성분 중 하나인 아틀락틸레노이드 III 성분이 위 세포의 생존율과 세포막 보호효과가 탁월하였다. 또한, 위궤양으로 인해 유발된다고 알려진 단백질분해효소의 발현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었다.

국내에 자생하는 번행초(Tetragonia tetragonioides)도 예로부터 위장병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민간에서는 번행초는 위염 치료에 좋다고 하여 번행초의 즙을 마시거나, 다른 주스와 섞어 먹기도 했다. 가슴앓이, 위가 트림할 때, 숙취의 메스꺼움 위염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오쿠야마와 야마자키가 1983년에 발표한 “항 위궤양 활성을 갖는 번행초의 원리. II. 세레브로시드의 분리 및 구조” 논문에 의하면 주요 성분에 의해 번행초는 동물실험에서 위궤양 및 위염 억제 활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칡(Pueraria lobata Ohwi)은 뿌리는 갈근으로 불리며 주요성분으로 떫은 맛의 원인이 되는 카테킨성분이 있다. 예로부터 숙취에 좋은 약용작물로 잘 알려져 있다. 민간요법에 따르면 칡뿌리는 숙취에 좋다고 하여 짓찧어 즙을 내서 마시면 숙취가 풀린다고 했다. 머리가 상쾌하지 못하면 계속 한 잔씩 서너 번 마시면 좋다고 한다. 영남대학교 김명주 등은 2002년에 발표한 “칡 열수추출물이 흰쥐의 알코올 대사효소계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 알코올 중독 쥐에 칡추출물을 급여함으로써 알코올 대사계와 해독과정에 관련된 효소 활성도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칡추출물은 알코올 대사효소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특히 체중증가량, 식이섭취량과 식이효율은 알코올 투여 시 감소하였으나 칡추출물을 급여했을 때는 회복되는 경향을 보였다. 알코올 투여 시 증가되는 호르몬, 효소 등의 활성과 과산화수소 함량이 감소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강력한 독성물질인 알데하이드를 분해하는 효소 활성은 알코올 투여 시 감소되었고, 칡추출물을 급여했을 때는 그 활성이 증가되었다. 이를 통해 칡은 알코올성 간손상 완화에 효과적이며 숙취 제거에도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최근 노인 인구수 증가로 의료 수요와 사회적 비용이 확대되고 전통지식에 대해서 지식재산권 분쟁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민간요법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에서 요통, 복통에 전통적으로 이용해 온 팔각회향에서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는 시킴산을 추출하여 신종플루 치료제가 개발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 약초를 사용하는 민간요법은 과학적 근거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땅에 자생하는 많은 약초들에 대한 민간요법 정보가 정리되고 약리적 효능을 증명되어 제2의 팔각회향이 우리 약초에서도 나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마경호<농진청 원예원 약용작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