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아열대 과수산업 정착 위한 노력
국내 아열대 과수산업 정착 위한 노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8.30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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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과일 소비·수입량 증가 … 품목 다양화
소비·유통 활성화 위한 연계사업 추진 필요

1990년대 과일시장이 개방되고, 2000년대에는 FTA 체결 국가가 확대됐다. 기후변화에 따라 국내 농업환경이 변화하고, 해외여행과 다문화 가정 증가 같은 사회․문화적인 여건이 변화하며 우리의 입맛도 달라지고 있다.

우리나라 과일 수입량은 2000년 32만 8천 톤에서 2018년 83만 3천 톤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소폭 감소하여 2020년에는 71만 1천 톤으로 연평균 5.4%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는 열대․아열대과일이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해외 현지에서 맛봤던 아열대과일 재구매 의향이 높아지고, 부모 세대보다 미래 소비계층인 자녀세대에서 아열대과일 인지도가 상승했다. 아열대 과일 수입량은 2020년 56만 톤으로 전체 수입 과일의 72%를 차지하고 있고, 수입량의 증가 추세는 2010년 10년 전 대비 40% 증가한 상황이다. 수입량뿐만 아니라 수입되고 있는 과종에 있어서도 그 품목이 다양화되고 있다. 2000년 바나나, 파인애플 위주였던 것이 현재는 망고, 아보카도, 패션프루트, 망고스틴, 두리안 등 다양한 과종들이 수입되고 있다.

이렇듯 아열대과일 소비와 수입량이 증가하다 보니 한편에서는 아열대과일의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틈새시장을 겨냥해 개별적으로 아열대과일을 재배하는 농가가 생겼고, 각 지자체에서는 특화 신소득 작목 육성을 모색 중이다. 2020년 전국적으로 약 517농가가 아열대과일을 생산 중인데 재배면적은 171.3ha로 파악한다.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가 국한되었으나 현재는 전라도, 경상도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특히, 경기도와 강원도까지 재배지가 북상하면서 재배면적이 확대되고 과종도 다양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아열대과수 산업의 위치는 걸음마 단계이다. 아열대과수의 보급과 확대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업 부문에서의 선제적 대응이 될 수 있고 농가의 신소득 창출 측면에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안정적인 산업 기반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산재해 있다.

겨울철 기온이 상승했지만 아직 대부분의 아열대과일 재배는 시설재배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초기 시설 투자비용과 난방비 등 경영비가 많이 든다. 또한, 식재 초기 낮은 생산성, 식재 이후 안정적인 소득을 창출하기까지 긴 기간이 소요된다. 표준화된 재배기술 연구와 보급 체계도 미흡하다. 기술지도 전문 인력 부족으로 농가 대부분이 실패를 거듭하며 재배기술을 터득하거나 선도 농가의 노하우 공유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유통부분에서는 출하처가 없어 대부분 직거래 판매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생산 측면뿐만 아니라 소비․유통, 정책적인 측면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생산 측면에서는, 현장 중심의 재배기술 정립, 지역별 생육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재배기술 개발, 경영컨설팅 지원이 필요하다. 소비․유통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역 농협, 로컬푸드점, 대형마트 등과의 연계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정책 측면에서는 안정적인 소득이 창출될 때까지 초기 농가 소득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돼야 하고, 전문가 육성, 기술 교육 지원을 늘려야 한다.

아열대작물은 재배의 어려움 등으로 단기간에 면적이 급격하게 증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열대과수 산업이 정착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 조성을 위해서는 연구․정책․유통 등 각 분야별로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하다.

■안현주<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