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수고 덜어주는 작은 사과 ‘루비에스’
농부 수고 덜어주는 작은 사과 ‘루비에스’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8.2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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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전 낙과없고 저장성 강해 알프스오토메 대체 가능
자가 적과성 있어 … 재배관리 수월한 장점

사과 ‘루비에스’는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2004년 ‘알프스오토메’와 ‘산사’를 교배해 2014년 개발한 소과종 사과로 도시락용, 컵 과일용 등으로 주목받는 품종이다.

루비에스의 묘목은 2018년 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하여 사과 주산지인 경상북도뿐만 아니라 강원, 경기, 충남, 전북 등의 시군에 보급되어 현재 약 105ha(2020년)가 재배되고 있다. 루비에스는 65~75g 정도로 탁구공보다 조금 큰 크기의 작은 사과로 일본에서 개발한 35~40g 크기의 알프스오토메가 경쟁 품종이다. 루비에스는 알프스오토메에 비해 한 달 이른 8월 하순에 수확하며, 과즙이 많고 맛이 더 좋다. 또한 수확 전 낙과가 없고 저장성도 강하여 알프스오토메를 대체할 수 있는 소과종 사과 품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루비에스는 제 꽃가루로는 전혀 수정이 되지 않으므로 충분한 수분수가 필수적이다. 루비에스의 수분수로는 같은 소과종 품종인 알프스오토메가 추천되는데, 그 이유는 개화기가 같고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이 달라 꽃가루친화성이 있으며 같은 소과종 품종으로서 재배 관리가 쉬운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자가불화합성 유전자형이 다르고 개화 시기가 조금 빠르거나 비슷한 다른 소과종 품종도 수분수로 이용 가능하다. 루비에스는 10~13주당 수분수를 1주씩 심어주는 것이 좋다. 루비에스의 주요한 결실 습성 중 하나는 저절로 열매가 떨어지는 자가 적과성이 있다는 것이다. 100개 정도의 어린 과실 중 약 50개 정도는 6월 중순이 되면 저절로 떨어진다. 사과는 어린 과실을 따주는 적과 작업에 많은 노동력이 필요한데 루비에스는 열매가 저절로 떨어지므로 농부의 수고를 줄여줄 수 있을 것이다. 루비에스의 적과는 어린 과실이 스스로 떨어지는 자가 적과가 끝난 6월 중순에 하는 것이 좋다. 소과종인 루비에스를 대과종 사과와 같은 방법으로 열매솎기를 하면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고 수량은 줄어들 것이므로 일정 간격으로 거리적과를 하되 꽃떨기(화총) 적과를 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자가 적과성이 있으므로 적과제 살포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과는 적과를 하지 않으면 과실이 매우 작아지고 착색이 불량하여 상품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이듬해 꽃이 피지 않는 해거리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럼 루비에스는 어떨까?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사과연구소에서 4년 동안 루비에스를 적과하지 않고 시험한 결과, 해거리 없이 매년 정상적으로 과실을 수확할 수 있었다. 열매솎기 없이 재배가 가능함을 확인한 것이다. 다만, 적과를 하지 않은 나무는 수량은 많이 증가하였으나 과중은 50g 내외로 작고, 과실 산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열매송이당 과실이 2~3개씩 착과 된 곳은 꼭지부분의 착색이 잘 되지 않았다. 따라서 루비에스는 꽃떨기(화총) 적과 정도로 노동력을 투입하고 많은 양을 수확하는 것이 농가 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루비에스 재배를 시작하는 농가에서는 이런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노동력을 많이 투입하여 수량은 낮지만 고품질로 생산을 할 것인가, 아니면 화총적과, 무적과 등으로 품질은 다소 낮지만 다수확을 할 것인가 결정한 후 적절한 관리를 해야 한다. 판매 목적에 따른 열매 관리로 보다 효율적으로 사과를 생산할 수 있길 기대한다.

■권영순<농진청 원예원 사과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