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재배환경 개선으로 햇볕데임 피해 줄여야
감귤 재배환경 개선으로 햇볕데임 피해 줄여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8.13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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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감귤 일소방지 수상살수 등 활용
햇빛차단, 시설 내 환기 등 온도관리 필수

올해는 장마가 7월 초에 시작해 20일도 안 되어 소멸되었다. 강우량도 많지 않았고 기압계 영향으로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열돔(heat dome)’ 현상 나타나 2018년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7월 말 기상청이 발표한 8월 기상예보를 보면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40%,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50% 정도로 예상된다. 여름철 기상은 농작물의 생육과 품질에 많은 영향을 준다. 감귤 과실이 한창 자라는 시기로 적당한 강우와 일조량은 과즙 내 당 성분을 증가시킨다. 그러나 지나치게 기온이 높으면 감귤은 감귤나무 잎이 위로 말리거나 과실이 쪼개지는 열과, 햇빛에 데이는 증상(일소)이 발생하여 비상품과 발생이 증가한다.

일소는 강한 햇볕에 의해 과실표면에서 수분 증산이 촉진되고 유포(껍질의 작은 알갱이)가 붕괴되면서 껍질이 갈색으로 변하는 증상을 말한다. 2020년 노지재배 감귤 생산량 52만 1천 톤 중 9천 톤이 일소 발생으로 비상품과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한낮에 과실 표면 온도는 대기 온도보다 16℃가 높은데 일소는 과실 표면의 온도 46℃ 전후에서 발생한다. 햇빛이 강하고 기온이 31℃ 이상 올라가는 낮에는 고온 스트레스로 감귤나무의 증산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면서 일소가 발생할 수 있다. 일소는 재배 품종, 토양 특성, 착과량, 재배환경 등에 영향을 받는다. 노지에서 재배하는 극조생 온주밀감은 일소 피해가 많이 나타난다.

그러나 일소 피해는 재배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기만 해도 줄일 수 있다. 매년 피해가 발생하는 과수원은 과실을 봉지나 종이로 싸서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더운 여름철 농작업은 고되고 인건비가 높아 효율적이지 않다. 병해충 방제를 위한 스프링클러시설을 통하여 수상 살수(물을 뿌림)를 겸하면 좋다. 스프링클러시설은 봄철 서리 피해, 가뭄 시 물대기, 태풍이 올 때 염분제거 등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흙의 깊이가 얕거나 암반지대 과원은 낮에는 스프링클러로 감귤나무에 30분 또는 1시간 간격으로 5분 수상 살수하면 과실 표면의 온도를 낮출 수 있다. 기온이 높고 일사량이 많을 때는 미리 밀식과원은 솎아베기를 하고 방풍림은 정리하여 바람이 잘 통하도록 한다. 일소가 발생하기 쉬운 감귤나무의 외곽이나 상단 부위 과실은 열매솎기가 필요하다.

맛있는 감귤을 생산하기 위한 다공질필름 멀칭재배는 나무에 수분스트레스를 강하게 준다. 햇빛의 반사로 과실 착색이 촉진되기도 하지만 다 자란 나무를 이식한 감귤 과수원은 뿌리가 토양에 고르게 분포하지 않는다. 또한, 비가 오고 난 후 기온이 올라가면서 과실표면의 온도를 높여 열매가 많이 달린 나무는 일소가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지나치게 토양이 건조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설재배 만감류 중 나무 자람새가 약한 천혜향(세토카)은 특히 햇빛 차단, 시설 내 환기, 관수 등 온도 관리가 필요하다. 하우스 천·측창의 개폐와 환기팬의 이상 유무를 수시로 점검하여 환기가 잘 되도록 해야 한다. 한낮(11시-3시)에는 30% 차광막이나 보온커튼을 이용하여 천창을 60% 밀폐시켜 햇빛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온이 지속되면 관수시설을 이용하여 물을 뿌려준다.

지구온난화로 돌발 이상기상 발생이 빈발하고 있다. 감귤밴드 ‘감귤마루앱’을 통해 주기적으로 올라오는 단기, 장기 기상정보를 참고하여 일소 발생이 우려될 때 신속하게 대처하여 피해를 줄이자. 고품질 감귤 생산을 위한 적극적인 재배기술 실천은 농가의 일소 피해를 줄이고 소득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좌재호<농진청 원예원 감귤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