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강황의 기능성 연구와 산업화
국내산 강황의 기능성 연구와 산업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1.03.22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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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화작목 강황 이용한 치료제 개발 연구 지속
생산자·산업체 연결로 국내산 식의약 산업 발전시켜야

흔히 강황하면 인도를 먼저 떠올리는데, 전남지역에서는 우리나라와 조금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강황이 ‘지역특화작목’으로 재배되고 있다. 강황은 약용작물로 분류되며 생강의 먼 친척쯤 된다. 고향인 인도에서는 우리나라의 김치와 맞먹는 지지도를 가지며, 많은 이들이 즐기는 카레의 원료와 노란색 색소로 쓰인다. 최근에는 항암, 항산화, 항염증, 항바이러스 등의 약리적인 효능이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 또한, 카레를 즐겨 먹는 인도의 알츠하이머 환자 수는 미국의 1/4에 불과하다는 이야기도 있을 만큼 세계인의 건강식품으로 통한다. 이러한 강황이 우리나라에서도 재배되는 것으로도 모자라 지역특화작목이라는 사실에 놀라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실 강황은 예로부터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완산지」등의 고문헌에 전라도 토산품으로 재배되었고 종묘 제사 등에 사용되었다는 기록이 있을 만큼 한국에서 지내온 역사가 유구한 작물이다. 오늘날 전남 지역특화작목으로 자리매김한 강황은 국내산으로 균일한 원료 공급이 가능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국내산 원료의 다양한 연구를 통해 수입 강황과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 국내산 원료에서 강황의 주성분으로 알려진 커큐민과 차별되는 지표성분을 선정하여 실험한 결과,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과 지방생성은 억제하고, 간세포 등이 손상됐을 때 증가하는 GOT나 GPT 같은 간 수치는 크게 줄여주며 지방간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국내산 강황을 이용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치료제 개발 연구가 한 걸음 더 나아갔음을 의미한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강황 외에도 국내산 약용작물 원료에 맞는 표준화와 효능을 과학적으로 검증함으로써 수입 원료를 대체하고 제품에 국산 원료 사용 비율을 높이는 등 국내산 원료 소재의 판로 확보를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오늘날 해외 농산물의 시장개방 확대와 농촌인구 감소로 우리 농촌 경제는 일손 부족, 생산비 증가, 판로확보의 어려움 등 지속된 위협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특성에 맞는 신 소득 특화작목의 발굴과 육성은 우리 사회를 지탱해왔던 농촌의 새로운 성장 동력 창출이란 점에서 새롭게 주목할 만하다. 농촌진흥청은 지역별로 고유한 자연환경과 사회적, 지리적 여건에 특화되어 생산되는 농축산물과 부산물을 지역특화작목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지역특화작목의 연구개발 및 육성에 필요한 사항을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약칭: 지역특화작목법)로 규정함으로써 농업인의 소득 증대와 농업ㆍ농촌의 일자리 창출 등 농업ㆍ농촌의 경제적ㆍ사회적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조선 세종 시기에 간행된 『향약집성방』에서는 우리나라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우리나라 풍토에 적합하고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약재가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날의 기후, 토양 등 지역적 환경조건과 스토리텔링, 그리고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신(新) 신토불이를 현대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해외 농산물의 시장개방 확대에 대응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농촌진흥청은 자체적인 연구를 통해 기능성이 확립된 소재는 산업재산권을 확보하고 산업체에 기술 이전하여 제품화하고 있다. 앞으로도 생산자와 산업체를 연결하여 농가 판로를 확보하는 등 국내산 식의약 소재 산업의 발전과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 기반 창출을 위해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이영섭<농진청 원예원 인삼특작이용팀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