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산업의 새 트렌드 ‘신화훼’
화훼산업의 새 트렌드 ‘신화훼’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12.24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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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소비 OECD 하위권 … 꽃배달 새 활로
품목전환으로 새로운 꽃 소비트렌드 이끌어야

꽃 산업은 국민의 정신적, 육체적 건강에 도움을 준다. 실제로 문화 수준이 높은 국가일수록 꽃 소비가 많다. GDP(국내총생산)가 담지 못하는 문화생활의 수준을 비교하기 위하여 국가 문화생활의 척도로 1인당 꽃 소비량을 활용하는데, 경제수준이 높을수록 꽃 소비액도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국민 한사람이 1년에 꽃을 위해 지갑을 여는 수준이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속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비대면 서비스와 젊은 세대의 소비문화에 맞추어 인터넷 꽃 배달, 정기 배달 서비스 등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고 있다는 점이다. 꽃 자판기와 미니꽃다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비 확대를 위한 노력도 더해지고 있다. 여기에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이 심각해지면서 공기정화와 미세먼지 저감 식물, 비염과 같은 호흡기 질환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 유칼립투스 같은 기능성 식물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특히 기존에 보아왔던 장미, 국화가 아닌 독특한 화형과 파스텔 톤의 색을 지닌 장미, 국화가 등장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신화훼’이다. ‘신화훼’는 이름 그대로 새롭고 독특한 화훼 품목을 말한다. 일부 농가는 소비트렌드에 적합하고 생산비가 적게 드는 새로운 화훼로 품목을 전환하면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소득을 올리고 있다. 파워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개되는 새로운 화훼에 대한 수요는 차츰 증가하는 추세다. 일부 품목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대중적인 소재보다는 개성적인 소재와 식물에 얽힌 감성이나 이미지를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신화훼로 재배되고 있는 식물들은 주로 난방비와 관리비가 적게 들어 생산비를 줄이면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다만, 기존의 화훼농가들이 신화훼로 품목을 전환하는 경우에는 몇 가지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현재는 화훼시장 자체가 위축되어 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파악하여 성장 가능성이 있는 품목인지 여부를 냉철하게 판단하여 적합한 품목들을 도입해야 한다. 현재 수익성이 높다하여도 시장에서 포화상태에 이른 품목을 도입한다면 수급증가로 가치가 하락하여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둘째,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금언처럼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고 트렌드를 이끌 수 있도록 여러 품목을 재배하는 것이 좋다. 계절별로 천일홍-해바라기-과꽃-유칼립투스와 같이 순차적으로 생산할 수 있고 봄에도 골든볼, 냉이초, 천일홍 등 다양한 품목을 동시에 재배하는 것이다.

셋째, 소비자의 요구와 불만을 파악할 수 있도록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속적인 구매를 유도할 수 있도록 품질이 뛰어나면서도 다양한 꽃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이처럼 소비자의 다양한 감성과 요구에 부합하는 신화훼류를 활용한다면 생활 속 꽃 소비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며, 이는 존폐 위기에 놓여있는 화훼산업에 새로운 활로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신화훼라는 희망의 등불을 켜고 한 걸음 한 걸음 가다 보면 경영비 상승, 소비시장 위축, 수출침체 등의 삼중고를 겪고 있는 우리 화훼산업도 곧 밝은 내일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정현환<농진청 원예원 화훼과 전문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