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시설원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시설원예’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12.1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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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기술 기반한 지능형 스마트팜 보급
젊은 농업인들 시설원예 중심 참여 늘어나고 있어

이제까지의 세상이 BC(기원전)와 AD(기원후)로 나뉘었다면 앞으로의 세상은 BC(before corona)와 AC(after corona)로 나뉠 것이라고들 한다. 실제로 많은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일자리 붕괴로 인한 소득 저하와 소비 감소, 비대면 온라인 학습 및 배달 서비스업의 증가, 디지털 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농업 분야에서도 농산물 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비대면 유통과 소비 등이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마트에서 일반 식료품을 주문 배달받던 방식에서 신선식품, 간편식품 등을 새벽에 받는 방식의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판매 방식 또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뿐만 아니라 지자체 행사 마켓, 전통시장 등을 중심으로 점점 확대되고 있다. 

소비를 넘어 농업 전반을 살펴보면 생산량의 감소, 식량 공급 체인의 붕괴 등으로 식량 공급망 전반에 혼란이 예상된다.

저소득 식량 수입국들이 우선 타격을 받겠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일본, 싱가포르, 중동국가 등 많은 부분 식량을 수입해야만 하는 선진국에서도 불안한 상황이긴 마찬가지이다. 지난 봄에는 인도, 태국, 베트남 등에서 쌀 수출을 금지하기도 했고 특히 중국은 코로나19 외에도 사상 최악의 홍수로 인해 식량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농업환경 속에서 중요성이 부각되는 것이 바로 시설원예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비접촉ㆍ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는 것과 동시에 품목별로 과일ㆍ과채류의 소비가 지속적으로 크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분석하였다.

우리나라 국민의 1인당 채소 소비량은 158kg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중 74%는 무, 배추 중심의 노지채소이며 나머지 26%는 수박, 딸기, 오이 등 시설채소이다.

시설원예는 시설의 자동화와 생력화 장치를 통해 노동력 부족에 대처할 수 있으며 노지재배에 비교해 정밀한 환경조절로 안정적인 생산량 확보와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 즉, 시설원예는 농업인의 안정적인 소득 증대와 함께 국민에게 건강한 농산물을 제공하는 등 코로나19의 위기 속 우리 농업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설원예는 지금 4차 산업혁명 기술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디지털 농업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농업은 농업의 전 과정을 자동화·디지털화하여 수집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 최적의 의사결정 서비스를 통해 농작업의 편리성·농산물의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극대화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의 농업은 경험과 육체노동에 의존한 농법으로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직업이었으나 최근 4차 산업혁명 기술에 기반한 지능형 스마트팜이 보급되면서 젊은 농업인들이 시설원예를 중심으로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2019년 기준 국내 시설원예 스마트팜은 약 4,500ha가 보급되었다. 정부에서는 2022년까지 전국 4개 지역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구축하여 스마트팜 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보다 많은 면적으로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이처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농업으로의 전환과 지능형 스마트팜 보급에 발맞춰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이 미래 농업을 이끌어갈 인재의 육성과 지속적인 기술 개발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에서는 코로나 이후 대한민국 농업의 도약을 위해 디지털 농업인의 육성과 스마트팜 기술 개발에 기여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농업이 인구 감소와 고령화, 그리고 폭우, 폭염, 한파, 폭설 같은 우리 농업의 수많은 난제를 풀어줄 열쇠가 되도록 지속적인 연구 개발에 힘쓰겠다.

■이충근<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