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세포배 발생 캘러스를 활용한 화훼산업 활성화
체세포배 발생 캘러스를 활용한 화훼산업 활성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11.02 12: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접란 체소포배를 원료로 이용 화장품 개발
장미·수선화·연꽃 추출물 화장품업체 판매

세포는 생물체의 모양을 만드는 최소의 구조단위이고, 사람이나 동물의 성장 또는 식물의 생장을 위한 물질이나 에너지 교환, 생식 등의 생명현상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 기능 단위이다. 이러한 세포는 크게 생식세포와 체세포로 나뉜다. 유전정보를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기능을 하는 생식세포를 제외한 나머지 세포는 체세포이다. 이 체세포의 기능은 생물체가 생명을 유지하게 하는 데 있다. 체세포로 이뤄진 사람이나 동물의 상처와 절단 부위에서는 치유조직인 캘러스가 형성된다. 특히, 동물과 달리 식물에서 형성된 캘러스는 뿌리나 싹이 재생될 수 있다. 이는 식물이 지닌 전형성능에 근거한다. 대다수의 식물 캘러스는 뿌리나 싹 중 하나만 재생되지만 때로 싹과 뿌리를 동시에 재생시켜 완전한 식물체로 생장하는 캘러스가 있다. 이 캘러스를 가리켜 생식세포에서 배가 형성된 후 싹과 뿌리를 가진 완전한 식물체로 생장할 수 있다고 하여 ’체세포배 발생 캘러스‘라고 부른다. 이것이 식물 줄기세포이다.

체세포배 발생 캘러스는 삽목(꺾꽂이), 접목(접붙임), 휘묻이 등으로 번식하는 작물의 대량증식이나 형질전환을 위한 재료로 활용되었으나 최근에는 국내외에서 화장품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대만의 한 벤처기업에서는 호접란의 체세포배를 원료로 이용해 미백 화장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국내의 한 벤처회사에서도 장미, 난, 수선화, 연꽃 등 화훼류로부터 캘러스를 유도하여 기능성을 구명한 후 추출물을 국내외 화장품 업체에 판매, 6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였다. 최근에는 식품과 제약 소재로 그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연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는 장미 형질전환체 개발을 위한 재료를 얻기 위해 2008년 ’장미 기내뿌리 유래 고빈도 체세포배 발생 캘러스 유도 및 증식‘ 기술을 개발해 2011년 특허등록 했으며, 2017년 이후에는 산업체로 기술을 이전했다. 아울러 자체적으로 육성한 장미인 ’스위트옐로우‘로부터 체세포배 발생 캘러스를 획득한 이후 현재까지 국내 육성 9품종으로부터 체세포배 발생 캘러스를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최근에는 화장품 소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향이 좋은 장미 품종에서 체세포배 발생 캘러스를 유도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 화훼산업 생산액은 2005년 1조 105억 원을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2018년 시행된 청탁금지법의 영향으로 2019년에는 5,174억 원으로, 2005년과 비교해 51.2% 수준으로 감소했다. 위축된 화훼산업의 활성화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8월에는 ’화훼산업 발전 및 화훼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또한, 올해 8월 20일과 21일자로 법률의 하위규정인 시행령과 시행규칙도 마련되었다. 법률 제3장 제8조 3항에서는 화훼산업 육성을 위한 연구와 기술개발의 추진에 대해 명시하고 있다. 국산 화훼품종에서 나온 체세포배 발생 캘러스를 유도하고, 기능성을 밝힌 후 산업 소재화에 성공한다면 국산 화훼 재배 농가의 소득 증대 뿐 아니라, 화훼산업의 활성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춘 융복합 산업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산 화훼 품종이 보다 널리 활용될 수 있도록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에서는 관련 연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수영<농진청 원예원 화훼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