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형 해가림시설을 이용한 인삼 재배
터널형 해가림시설을 이용한 인삼 재배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0.10.2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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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해충 적제 발생 단위면적당 생산량 높아
스마트농업 기술개발 구현하기에도 적합

최근 우리나라 농업기술은 전통적인 생산방식을 벗어나 스마트농업 기술 개발이 한창이다. 사물인터넷(LoT),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농업은 생산단계뿐만 아니라 유통, 물류 등 각 분야에서 연구 중이다. 우리나라의 농업농촌 현실을 살펴볼 때 농작업이 편리하고 재배관리가 용이하며 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을 기대할 수 있는 스마트농업 기술 개발은 노지 재배 작물을 포함하여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뿌리를 이용하는 인삼은 다른 작물보다 재배가 다소 까다로운 면이 있어 아직 스마트농업 기술 개발은 매우 부족하다. 그 원인은 해가림 시설에 기인할 것이다.

인삼은 재배 기간 중 일정 부분 빛을 차단해가면서 재배한다. 빛은 모든 생물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요소로 인삼 생육에 있어서도 물질대사와 관련하여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인삼이 빛을 이용해 물질생산을 하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광도는 500Lux 이상으로 다른 작물에 비해 매우 낮다. 생육적온인 15∼20℃에서 광도가 12,000∼15,000Lux일 때 물질생산을 최대로 할 수 있다. 온도가 30℃가 되면 광포화점은 6,000∼8,000Lux로 떨어져 낮은 광도에서 광합성을 잘한다. 일반적으로 볼 때 인삼 생육에 필요한 빛의 양은 자연광의 10% 수준이다. 따라서 반음지성 식물인 인삼의 재배를 위해서는 해가림 시설이 꼭 필요하다.

현재 사용 중인 해가림 시설은 약 300년 전에 개성에서 개발되면서 발전해 왔다. 해가림 시설은 구조물과 차광물로 구분하는데 주로 목재를 활용하여 골격구조를 만든다. 여기에 차광물로 볏짚으로 만든 이엉을 올려 사용하다가 현재는 비닐로 된 PE차광망 또는 차광지를 사용하고 있다. 이 시설은 인삼 두둑(90cm)을 1줄씩 차광하여 앞과 주위가 개방된 구조로 스마트농업을 구현하기에는 쉽지 않은 구조이다.

최근 산간지 일부 농가는 원예작물 재배용 대형 비닐하우스를 변형하여 인삼 재배에 사용하고 있다. 이 시설은 재배 중 병해충이 적게 발생하고 단위 면적당 생산량이 높은 장점이 있다. 아울러 스마트농업 기술을 개발하여 구현하기에도 매우 적합한 구조이다.

그러나 인삼을 한번 수확한 포장은 연작장해의 위험으로 농가에서는 다시 재배하기를 꺼린다. 설치한 시설을 해체하여 다른 포장으로 옮겨가기에도 매우 어렵다.

이러한 대형 비닐하우스의 단점을 개선하고자 개발한 터널형 해가림시설이 최근 내재해형 시설 규격으로 등록되었다. 터널형 해가림시설은 철재를 사용하여 1개동이 전방 2m, 후방 1.8m, 넓이 3.6m, 길이 15m로 3개동을 연속하여 설치하는 구조로 동과 동 사이에는 약 30cm 겹치게 설치하여 앞뒤 높이 편차로 20cm의 통풍공간이 존재하는 구조이다. 재배 후 시설을 해체하여 이동하기가 쉽고 경사가 있는 경작지에도 설치가 가능하다. 인삼 재배 기간에 비가림이 되어 병해 발생도 적고 저온, 폭설 등 이상기상에 의한 피해도 줄일 수 있다. 다만 초기 설치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이 단점이다.

철재 자재는 최소 3회 이상 재활용이 가능하여 장기적으로 본다면 비용 절감은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2021년부터 농가에 시범적으로 보급될 터널형 해가림시설을 활용한다면 고령화로 농작업 인력이 부족한 농업 현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는 스마트농업 기술을 터널형 해가림시설에 접목한다면 품질 좋은 인삼 생산이 가능하여 선조들이 쌓아온 고려인삼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배영석<농진청 원예원 기술지원과 농업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