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절실함 제대로 듣자
농업인의 절실함 제대로 듣자
  • 조형익
  • 승인 2020.05.11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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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을 비롯한 전국여성농민회, 양파·마늘생산자단체 등이 주최한 농민집회에서 “근본적 농산물 가격보장 정책 도입과 반복되는 자연재해에 대비하기 위한 자연재해보상법을 제정하고 농작물재해보험의 공익성을 높여라”는 목소리가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울려 퍼졌다.

매년 품목과 지역을 달리하며 농산물 수급불안에 따른 가격하락, 수입농산물 문제, 자연재해에 따른 피해가 반복되면서 농민이 만족할만한 대책을 세워달라는 주장이다.

특히 올 초 발생한 코로나19로 인해 초·중·고 개학이 연기 되면서 중단된 학교급식, 4월초 전국을 휩쓴 냉해피해, 외국인근로자의 입국연기에 따른 인력난 심화 등으로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지만 정부의 대책이 너무 안일하다는 것이다.

집회 관계자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확산의 위험과 함께 기후변화도 점점 더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정부는 인식은 너무 미천할 뿐”이라고 통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또한 올봄 발생한 냉해 피해에 대해서도 농작물재해보험의 변경된 약관이 적용되면서 공분을 사고 있다. 냉해 인정 피해율을 80%에서 50%로 낮춤으로서 100% 피해를 입어도 자부담이 20%를 차지해 실질적인 보상은 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자연에 순응하고 살아야 하는 농민이 기후를 어찌할 수는 없지만 후속 대책이라도 제대로 나와야 하는데 오히려 제도개선이 반감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어려움이 반복되는데 해결할 방안마저 마땅치 않으면 의욕도 꺾이기 마련이다.

복잡한 문제인 것 같지만 농업인의 절실함을 제대로 듣고 머리를 맞대면 대안 찾기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엎치고 덮친’ 최악의 상황에서도 다음의 농업을 이어가기 위해 농업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