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특별대담
  • 조형익 기자
  • 승인 2019.06.10 12: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북농업 100년 마련 및 국내농업 1번지 농정 집중
올해부터 5년간 2884억원 투입
비효율 유통구조 대대적 혁신
올 저품위 사과 1만8천톤 수매 계획
맞춤형 교육으로 미래 농업 경쟁력 제고

■이 철 우  경북도지사
■손 규 삼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

원예산업신문이 창간 24주년을 맞아 전국 최대의 농도인 경상북도의 농정을 이끌고 있는 이철우 지사와 100여년의 역사와 더불어 전국최대의 농협으로 성장한 대구경북능금농협 손규삼 조합장이 묻고 답하는 특집 지상좌담회를 개최했다.
이철우 지사는 경북 100년 먹거리 마련을 위해 미래성장 동력을 새롭게 가다듬으면서 국내 농업의 1번지인 경북의 위상을 높이는데 농정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과수 명품화 사업과 기후변화 대응 시설과수 생산·유통기반 시범조성 사업, 시설과수 맞춤형 생산기반의 조성 및 재배기술 보급을 추진하는 동시에 봄철 반복적인 피해를 입히는 동상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저감시설 및 농자재 지원 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편집자 주>

▲손규삼 조합장(이하 손 조합장)= 오래간만입니다. 지사님 취임이후 많이 바쁘셨을 텐데 지난 1년을 되돌아보면 어떻게 정리될 수 있을까요? 저희 사과산업 분야도 사상  유례 없는 동상해 및 폭염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낙과와 일소피해 등을 겪었던 어려운 해였습니다. 이로 인해  농업 생산기반이 위협받고 있는 것은 지사님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생산기반을 비롯하여 동상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저감시설 및 농자재 지원 등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면 농가 경영비 절감은 물론 국내 농업의 1번지인 경북의 위상을 높이는데도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철우 지사(이하 이 지사) = 지난 1년은 23개 시군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저를 비롯한 모든 경북도 공무원이 환골탈태의 모습으로 행복한 경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 한 해였습니다. 경북 100년 먹거리 마련을 위해 미래성장 동력을 새롭게 가다듬고, 지방소멸 극복을 위한 미래형 농촌도시인 이웃사촌 시범마을 조성을 구체화하였으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 및 포항지진 특별법 제정 등 산적한 현안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경북은 사과, 복숭아, 포도, 자두, 떫은 감 등 주요 과수 5개 품목에서 생산량 1위를 점하고 있는 전국 최대의 과수 주산지입니다. 그런 경북의 과수산업이 최근 자연재해에 위협 받고 있습니다. 작년 이상저온, 폭염, 태풍 등 각종 재해로 인해 도내 2만여ha의 과수면적이 피해에 노출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경북도에서는 당면 현안으로 재해 저감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하고,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율 확대를 통해 농가경영의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관계기관과 함께 모색해 나가고자 합니다.
현재 대체과수 명품화 사업, 기후변화 대응 시설과수 생산·유통기반 시범조성 사업을 통해 다양한 과종의 재배, 지역여건에 맞는 시설과수 맞춤형 생산기반의 조성 및 재배기술 보급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손 조합장 = 특히 일소피해를 입은 사과에 대해 지사님께서 전폭적인 지원을 해주신 덕분에 농가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었습니다. 수매된 사과는 가공품으로 생산, 사과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음료가공 공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지 환경에 대응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면이 많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설을 현대화해야 하지만 조합만의 힘으로 해결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이 있습니다. 농산물 과잉시대에 가공시설은 수급조절과 농가소득 제고를 위해 필요한 시설입니다. 지속적인 사과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원이 절실한데 이에 대한 지사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 지사 = 2017년부터 경북도, 15개 사과주산지 시·군, 대구경북능금농협이 함께 자금을 마련해 품질이 좋지 않은 사과를 농가로부터 수매하는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저품위의 사과를 시장에서 격리해 정상 품질의 사과가 제 값을 받도록 하고, 경북 사과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유지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2017년 2만4천톤, 2018년 1만9천톤을 각각 수매하여 직접적인 가격지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도 73억원의 수매자금을 마련해 1만8천톤을 수매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입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업의 공익적 취지에 공감해 주시고,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신 시·군 및 능금농협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수매한 사과는 농축액의 형태로 주스, 식초, 요구르트 등 음료 가공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사과 가공품의 시장수요는 충분하지만, 수입산 대비 국내산 원료가격의 경쟁력 약화로 소비시장 확대에 어려움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수매 추진과정에서 수매기관인 능금농협에 과도한 부담이 실리지 않도록 충분히 사업을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단계적으로는 사과가격의 폭락과 폭등을 방지하고, 재배농가와 소비자의 가계경제 안정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의무자조금 조성을 통해 재배농가의 자생력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공공장의 가공시설 현대화사업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중앙정부에 건의해서 국비를 지원받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손 조합장 = 최근에 발표된  ‘농식품 유통혁신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지침이 될 것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특히 지사님의 농정철학이 담긴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저를 비롯한 농업인과 관련 종사자의 관심이 높습니다. 농업계에 변혁을 가져올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이 지사 = 농식품 유통혁신을 위해 2019년부터 5년간 국·도비를 포함해 2,884억원을 투자할 예정입니다. 경북은 식량작물·과수·축산 등 분야에서 전국 최대 산지이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 5~7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경로로 수급의 관리와 유통 효율화에 많은 애로를 겪고 있습니다. 그동안 통합마케팅, 브랜드화, 직거래, 수출, 농식품 가공 등 가시적 성과와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산농가의 안정적 가격 및 판로 확보에 고충이 있었습니다. 비효율적인 유통구조가 농가경영의 악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끊어야겠다.
이것이 프로젝트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는 유통구조 개선, 판로 확대, 유통환경 변화 대응, 안전 먹거리 공급체계 강화, 거버넌스 체계 구축 등 5개 부문, 20개 세부 실천과제와 정책대상별로 중?대형 농가는 산지유통 등 관행 유통시스템의 효율화를 촉진하고, 소농, 취약농가는 로컬푸드, 직거래 등 지역단위 판매채널을 확충하는 투트랙 전략을 담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따라 전담기관인 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과 정책자문기구인 농식품유통혁신위원회도 발족시켰습니다. 이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모두 갖추어진 셈입니다.‘제 값 받고 판매 걱정 없는 농업’이 경북에서 실현될 수 있도록 운동화 끈을 더욱 바짝 조여 매겠습니다.

▲손 조합장 = 특히, 발표하신 내용 중에는 과수 중심의 통합마케팅 강화 안이 강조 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내수와 수출을 활성화하여 제값 받는 경북농산물과 농가소득 증대를 실현하여 나가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도내 지자체별로 추진 중인 브랜드와 마케팅이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특히 사과생산과 유통의 최일선에 있는 우리 조합이 책임성을 갖고 활동하지만 조합으로서 한계가 많이 있습니다. 이를 조화롭게 하기 위해서는 도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 지사 = 도내 농산물 브랜드 수는 총 937개로 전국(4,978개)에서 가장 많습니다. 결국 이는 해마다 시·군간 브랜드 과잉경쟁, 납품단가 하락, 농가수취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거듭해 왔습니다. 이에 경북도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2014년부터 주요 품목별 시군단위 경쟁을 최소화하고 산지 물량의 규모화·조직화로 시장교섭력 강화를 위해 경북과수 통합브랜드인 ‘데일리(daily)’를 개발해서 우선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는 전국 1위 과수품목인 사과, 포도, 자두, 복숭아 등 4개 품목에 대해 도 통합마케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2016년 214억원이던 데일리 취급액은 지난해 600억원을 달성하는 등 비약적으로 발전해 타 시도의 부러움을 받고 있으며 2023년까지 취급액 1,200억원 달성을 위해 모든 행·재정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능금농협에서 그동안 사과 재배농가들의 수취가격 제고를 위해 저품위 사과 수매지원, FTA기금사업 참여, 해외 수출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에 감사를 드리며 도에서는 앞으로도 저품위 사과 수매 도비 지원, 신규 수출 시장개척, 산지유통시설 현대화 지원 등에 적극 노력할 계획입니다.
 
▲손 조합장 = 또한 고품질, 신선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산지유통센터를 비롯한 유통기반 시설과 물류효율화 등이 필요합니다. 지사님께서 의지를 밝히신 만큼 새로운 경북농업발전을 위해 농업인도 힘을 모아야 하는데 성과 있는 농정을 위해 필요한 사항이 있으면 말씀을 하여 주십시오.

▲이 지사 = 경북도내 농산물 산지유통센터는 107개소로 적지 않은 숫자이나 대부분 지원 받은 지 오래되어 시설 노후화로 인해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곳이 많습니다. 이에 도에서는 해마다 산지유통센터 시설보완사업을 하고 있으나 어려운 재정여건상 충분하지 못한 것이 현실입니다. 또한 김천시, 의성군 등 복숭아, 자두 주산지 중심으로 복숭아, 자두 전용 선별기가 필요한 산지유통센터도 많이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도에서는 산지유통센터 시설보완사업 외에 유통시설현대화 사업을 통해 전용 선별기 지원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농업인들께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으며 소비자 트렌드도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안전한 농산물을 구입하겠다는 의식이 강합니다. 따라서 농업인들께서도 앞으로 안전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셔야만 소비자들이 찾는다는 생각을 가지시고 고품질의 안전한 농산물 생산에 노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경북도는 1인 가구 증대에 따른 간편식 소비 등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한 판로 확충, 온라인 마켓, 수출 등 시장개척,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해‘농업인은 생산에만 전념하고, 판매는 걱정 없는 유통체계’를 만들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손 조합장 = 아울러 국내 농업은 이전과 다른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적응하면서 경쟁력 있는 농업,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농업인의 교육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경북도의 농업인 경쟁력 향상을 위한 방안이 있다면?

▲이 지사 = 농업인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농업의 새로운 트렌드를 정확하게 읽고, 농업인에게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교육 시스템이 필수적입니다. 경쟁력 향상의 핵심은 교육을 통한 인력양성이라고 봅니다. 경북도는 2007년 전국 최초의 농업인 평생교육기관인 경북농민사관학교를 설립해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왔습니다. 현재 농축산 전반을 아우르는 70여개 과목을 개설해 미래 농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 농업인으로 청년농부를 육성하고,귀농?귀촌인의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지원하고, 미래농업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 농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경북도는올해농민사관학교를농식품유통교육진흥원으로확대하였습니다. 농업인교육이농식품유통혁신과연계해 시너지를 낼수있을 것으로기대합니다. 교육이 없으면 더 이상의 발전은 없습니다. 많은 농업인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억대 농가, 지역발전을 주도하는 리더, 농업 CEO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손 조합장 =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으로 경북농업 발전을 위해 한 말씀을 해주세요.

▲이 지사 = 시대 흐름의 변화에 따라 경북의 농업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습니다. 삶의 질을 중요시하게 되면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도시민의 귀농귀촌이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농업현장에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ICT, 로봇, 인공지능 등 신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팜이 보편화될 것입니다. 경북의 스마트 팜 혁신밸리 유치(국비 742억원)는 첨단농업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일자리 창출의 해법을 농촌에서 찾고자 합니다. 농촌의 고령화를 극복하고, 첨단농업을 주도해 나가기 위해서는 청년들이 농촌에 진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청년들이 미래의 농업을 이끌어 갈수 있도록 창업을 지원하고, 농촌에서 대안적인 삶을 모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특히 생산-가공-판매로 이어지는 6차 산업화에 집중해 농촌의 가치를 높이고자 합니다.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하고, 신시장을 개척해 나가겠습니다. 농업은 인류의 생존과 연결되는 가장 중요하고 영속적인 산업입니다. 사라지는 농촌을 살아나는 농촌으로 만들어 가는데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