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부터 배 소포장 유통 실시
8월 1일부터 배 소포장 유통 실시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9.01.02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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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자, 7.5㎏ 15㎏박스 소진에 신경써야”
‘소포장단위 유통 점유율 70%넘기면 경매가 반드시 상승한다’
농협 하나로마트 알뜰배 5kg단위 이미 유통 중
표준규격 따라 과포장 줄이고 하차거래하면 비용절감효과
나주 산지유통센터에서 배 포장을 위한 선별작업중이다. APC는 세분화 선별을 통해 농가소득 고취에 기여하고 있다.
나주 산지유통센터에서 배 포장을 위한 선별작업중이다. APC는 세분화 선별을 통해 농가소득 고취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햇배의 가격은 평년수준으로 회복됐다.
생산량이 적고 품위가 낮은 배가 많아 생산자의 우려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가격이 단대목에도 꾸준히 유지됐다.
이는 생산자들이 강풍을 동반한 태풍예보에도 불구하고 배 늦게 따기 운동에 적극 참여한 덕분으로 보인다.
박성규 한국배연합회장(천안배원예농협 조합장)은 “어려운 영농조건 속에서도 생산자들이 소비자들에게 ‘배가 맛있다’는 인식을 심기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때문에 작년 한 해 처럼 생산자가 힘을 합치면 배 산업에 본격적인 변화와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다.

# 생산자 노력, 소포장으로 이어진다

올해도 생산자들의 배 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8월 1일부터 유통표준규격이 바뀌는‘배 소포장 유통 활성화 사업’도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의 사업 시행계획에 따르면 배 도매시장 유통 단위는 15kg와 7.5kg단위가 사라지며 전국 33개 공영도매시장에서 10kg, 5kg단위의 경매가 이뤄진다.
7.5kg 박스는 농가가 선물용 포장으로 활용하고 판매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표준단위에서 삭제되어 도매시장 반입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각 농가들은 이번 설명절 7.5kg와 15kg 박스 재고소진에 힘을 쏟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장 일선은 배 소포장 유통에 대해 우려와 기대감을 동시에 표하고 있다.
타 품목처럼 경매가 상승의 효과가 기대되는 한편 대과라는 특성 때문에 작업비나, 포장단위당 초과물량 변동 등 농가 손해분이 얼마나 될지 몰라 불안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 포장비용 상승 주 원인은 하역·물류비

배 10kg단위 포장 예시
배 10kg단위 포장 예시

15kg 박스규격은 510*360*250mm이었던 반면 10kg박스는 440*330*250mm(± 20mm)로 같은 높이이지만 너비는 90mm, 깊이는 30mm가 줄어들게 된다.
1천100㎟ 팔레트의 15kg단위 1단 적재량은 6박스였고, 10kg단위는 8박스로 1단 당 2박스씩 적재량이 늘어난다.
적재효율은 91%에서 96%까지 상승하는 효과를 보였고, 7단으로 쌓아올리면 15kg는 42박스, 10kg는 56박스를 적재하게 돼 총 중량은 줄어들지만 적재 박스 수는 늘어난다.
한편 한국배연합회와 포장개발연구소가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5kg에서 10kg로 포장 변경 시 작업, 유통, 자재비를 포함한 추가비용 부담은 41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같은 현상은 박스와 포장재 가격은 크기가 줄어 비용이 절감되는 한편, 상차 박스량이 크게 늘어 하역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박스 당 하역비가 늘어나는 산정기준으로 계산된 비용이기에 팔레트 하차거래를 하면 오히려 유통·포장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수일 포장개발연구소장은 “같은 5톤 차도 차종에 따라 15kg박스를 170개나 더 실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며 “이와같은 대형차종의 섭외가 불발되거나 팔레트로 하차거래를 하지 않는 경우 비용이 크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또한 생산자들이 과포장을 줄이면 비용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충분히 튼튼한 빈 박스의 무게가 보통 1.3~1.4kg라면 관행적으로 2kg단위를 사용하며 박스당 500원씩 포장단가를 더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다.

# 과포장 줄이고 팔레트 유통시 오히려 비용절감돼

보통 농가들은 품위저하가 우려되어 포장에 대한 투자 부담을 늘리고만 있는 실정이나, 압상피해는 난좌 높이가 너무 낮아 상하차 시 흔들리면서 발생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농협중앙회가 산지유통센터에 배포한 중량에 따른 적절한 상자규격 매뉴얼, 포장 규격 기준등을 활용하면 해결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회는 16개 품목에 대한 표준규격을 정했는데, 산지유통센터가 활용중인 무게 당 기준 포장 규격을 활용하는 것도 포장비용을 현실화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대과라는 특성 때문에 박스 당 초과중량에 따른 농가부담이 너무 크다는 일각의 지적은 농협의 협조만 있다면 무난히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kg 박스 크기는 감자와 감귤 등의 규격과 동일한 한편, 농협 하나로마트는 해당 규격으로 소매용 알뜰 배 5kg단위를 이미 유통 중이다.
이미 개발된 포장재, 선별법, 포장법등이 있는데다 10kg는 5kg을 2단으로 쌓으면 돼 농가 적응도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7.5kg에서 5kg로 소포장화 하는 경우 박스가 줄어들어 1~2다이 대과 포장시 선별이 더 세분화 될 수 있다”며 “2단계에서 3단계로 선별이 세분화되면 수취가격이 오르고  발생한 이익은 농가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 경매가 상승은 소포장이 대세 되어야 가능

현재 가락시장에서 유통되는 5kg는 15kg단위보다 kg당 가격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시범사업 중에 경매가 상승 효과가 일어나지 않은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는 지적이다.
소포장 유통 시 배의 경매가는 최소 20~3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유통량의 절반 이상이 소포장으로 유통돼야만 가능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한 도매유통 전문가는 “소포장단위의 유통이 70%이상 넘어가면 가격은 역전된다”며 “만약 음성적으로 15kg단위 유통이 절반을 넘으면 10kg단위 출하자들이 100% 손해를 입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는 “이와 같은 시행착오가 약 1~2년 정도 발생할 것”이라면서도 “정부차원에서 15kg단위 경매를 금지하고 생산자들이 적극참여하면 소포장 유통 중인 타 품목 처럼 경매가 상승효과를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너무 무거운 15kg

소포장화를 진행한 타 품목들은 경매가가 15%에서 40%까지 상승하며 농가소득 제고의 효과를 봤다.
소포장화를 진행한 타 품목들은 경매가가 15%에서 40%까지 상승하며 농가소득 제고의 효과를 봤다.

천안배원예농협(조합장 박성규)의 이승구 조합원은 “15kg는 무거워 다루기가 힘들고 고령농가의 고충은 더 클 것”이라며 “15kg와 10kg의 무게감은 완전히 다르기에 작업효능이 크게 오를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이철갑 교수가 발표한 논문 자료에 따르면 농업인의 40%가량은 약 10kg중량물을 하루 20~30회, 20%가 20kg이상의 중량물을 15회 이상씩 들어 올리는 작업을 반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요통 발생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데, 이 교수는 “요통은 하루 작업시간의 10% 이상을 15kg 이상의 물건을 다루거나 허리를 30도 정도 숙이거나 트는 동작을 할 때 발생 가능성이 2배 증가한다”며 “허리통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반복적으로 허리를 숙이거나 트는 경우 19~57%, 중량물 운반 31~58%, 정적인 자세유지 14~32%, 전신진동 18~80%로 추정하며 대부분의 농업인에게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승구 조합원은 “무거운 것도 그렇지만 소비자들의 소포장 선호는 농가들도 이미 공감하는 바”라며“농가에나 소비자에게나 부담없는 무게로 소포장을 해 소비촉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소포장유통으로 신품종 소비촉진까지

수년간 배 포장과 직판작업을 담당했던 한 농협 관계자는 소포장을 통해 중소과 위주인 신품종 유통이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과인 신고가 소포장이 어렵다면 작고 맛있는 조이시스, 원황, 슈퍼골드, 황금배 등을 선물용으로 개발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자는“주부들이 배를 구입해야겠다 마음을 먹더라도 당장 카트나 차에 싣지 못하고 대부분 택배발송을 한다”며 “구매를 미루면 변심하기 쉬워 소비지체의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당장 소비를 늘린다기 보다 배가 제수용이라는 고정관념을 벗고, 기능성을 가진 계절과일로서의 배 이미지 개선효과가 기대된다”며 “더 나아가 신품종의 활성화라는 선순환까지을 이루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