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체결이후 과일 수입동향
FTA체결이후 과일 수입동향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8.02.1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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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키위 수입 줄고 포도・체리는 늘어

수확기 비로 캘리포니아산 오렌지 수확량 줄어
국내산 포도 가격상승으로 포도 수입량 증가
올해에도 수입산 과일 물류공세 지속될 것으로 보여

FTA는 우리 농가를 망하게 한다! 우리 농민들의 거센 거부에도 결국 시행되며 논란으로 시작된 FTA 체결의 역사가 어느덧 14년째를 향해 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4년 칠레와 FTA체결을 시작해 현재 총 52개국과의 15건의 FTA를 체결했다.
자유무역협정의 확산은 우리 농산물의 가격경쟁력을 잃게 하는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어 농민들의 큰 시름이 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15년까지 약 20조원의 예산을 이용해 피해를 수습하려했다. 또한 피해보전대책 발동요건 충족여부를 판단하기위해 매 분기마다 농축산물 수출입동향을 분석, 발표하고 있다. 이중 과일분야를 확대해 들여다보았다.

FTA체결국 주요 수입과일인 오렌지와 포도의 작년 누적수입량이 정 반대의 양상을 보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2017년 전년대비 누적수입량이 오렌지는 8.6% 감소한 반면 포도는 5.0% 증가했다.
이는 전체 수입의 96%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산 오렌지의 수확량이 시원찮아 전체 수입량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의 오렌지 수확량은 상반기 대비 6.0% 감소했고 그 영향으로 국내 수급단가가 10%가량 올랐다.
포도는 국내산 수급가격이 껑충 뛴 것이 수입량증가의 주요인이다. 2017년 국내산 노지포도의 가격은 25.5%, 시설포도는 17.9%가 상승했다. 미국・페루산 수입단가는 각각 0.3%, 4.5%상승했다. 하지만 전체 수입량의 60%를 차지하는 칠레산의 수입단가가 3.5% 하락하면서 전체 단가가 1.9% 하락했다.

수확기 캘리포니아 기상악화로 수확조기종료
미국 내 발렌시아 종 재배면적 감소로 약세 계속될 것으로 보여

 
2017년의 오렌지 누적수입량은 전년대비 9%가까이 감소해 14만 2천 톤에 그쳤다. 이는 미국산 오렌지 수확기 날씨에 출하량이 크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작년 캘리포니아 지역 수확기에 비가 자주 와 수확마저 조기 종료하게 됐다. 농경원 명수환 연구원은 “비가 과실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비가 오면 수확을 나가지 못해 수확을 포기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오렌지 수입단가는 전년대비 10.1%가 상승하면서 kg당 1.57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2017년 하반기 EU와 미국의 오렌지 생산량은 상반기 대비 각각 0.6%와 6.0%가 감소했다. 주 수입국인 미국의 오렌지 수입이 주춤하면서 EU산과 남아공, 칠레산 오렌지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7년 EU산 오렌지의 누적수입량은 10.1% 증가했다. 미국 발렌시아 종의 재배면적 감소로 이 추세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내 감귤 출하가격은 크게 상승했다. kg당 가격으로 노지감귤 30.4%, 시설감귤 33.6%, 만감류는 0.6% 올랐다. 명 연구원은 “품목별 자문위원회에선 국내 감귤수급과 오렌지 수입의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EU산 수입량 크게 늘었지만
뉴질랜드산 수입량 감소로 영향 미미

 
EU산 키위 수입량도 크게 반등했다. 뉴질랜드산과 칠레산은 각각 9.2%와 13.7%가 감소했지만 EU산은 261.6%가 증가했다. 하지만 키위의 전체 누적수입량은 8.4%가 감소해 2만 8천톤을 기록했다. EU산 키위의 수입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평균 누적 수입량이 감소한 것은 뉴질랜드산이 전체 수입량의 대부분(약 80%)을 차지하면서 EU산이 전체 수입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키위의 평균 수입단가는 전년대비 15.6% 상승한 kg당 2.32달러였다. 2017년 국산 키위 가락시장 출하량은 전년대비 15.8% 증가한 1천 392톤이었으며, 가격은 전년대비 0.2% 상승한 2천 677원이었다. 한편 국산 키위의 출하량은 전년대비 1천 392톤으로써 전년대비 15.8% 증가했음에도 kg당 가격은 0.2% 상승했다.

전체 수입량 늘었지만 국내 신품종으로 위기 타개

 
포도의 누적수입량은 5만 5천 톤(5.0%) 증가했다. 국내 재배면적이 줄어들어 국내산 포도 가격이 올랐고, 수입단가마저 내려가면서 전년대비 누적수입량이 증가한 것이다.
2017년 노지포도와 시설포도의 가락시장 출하량은 전년대비 각각 14.3%와 16.7% 감소한 2만 1천톤과 2천 425톤을 기록했다. 가격은 전년대비 각각 25.5%와 17.9%가 상승하면서 수입포도의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신선포도와 건조포도 모두 누적수입량이 각각 5.2%, 3.2%씩 소폭 증가했다. 포도의 평균 수입단가는 전년대비 1.9% 하락한 kg당 2.87달러였다.
국가별 누적수입량은 칠레산과 미국산이 각각 1.9%, 23.0%가 증가했고, 페루산은 8.6%가 감소했다. 수입단가는 미국산과 페루산이 각각 0.3%, 4.5% 상승했으나 칠레산은 3.5% 하락했다. 전체 포도 수입량 중 칠레와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56%와 26%로서 칠레산이 미국산에 비해 두 배 가량 많다. 미국산의 수입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전체 증감에는 비교적 덜 영향을 미친 것은 전체 수입량 격차 때문으로 보인다.
가격이 하락한 칠레산이 아닌, 변화치가 미미한 미국산 포도의 수입이 크게 증가한 것은 왜일까. 수입가의 안정도를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산은 1년 내내 수급가격이 안정적인데 반해 작년 10월 칠레의 포도 수입단가는 kg당 8달러를 초과하면서 불과 한 달 전에 비해 4배가 뛰었다. 농진청은 수입액과 수입량이 줄어들면 단가가 갑작스레 변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수입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선포도가 5%가량 증가했다. 한편 농경원은 국내산 신품종(샤인머스켓)의 생산으로 미국산 포도와 경쟁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샤인머스켓은 일명 망고포도라 불리며 당도가 높고 과립이 큰 것이 특징이다. 껍질째 먹는 청포도종이라 주요 수입 품목인 씨 없는 포도들에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본격 수입 시작한 칠레산 때문에 수입량 크게 늘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입체리의 물류공세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체리 누적수입량은 전년대비 27.8% 증가한 1만 8천톤을 기록했다. 전체 수입비율 중 90% 가까이 차지하는 미국산 체리의 수입량이 29.3% 증가했다. 캘리포니아에선 작황호조를 띤데다 수확기엔 날씨도 좋았다. 체리의 수확기는 오렌지의 수확기가 끝난 후였고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올해 수입량 변동 예측을 위해 칠레산 수입동향을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입을 시작한 칠레산 누적수입량은 75.3%가 증가했다.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의 주 수확시기인 2・3분기에 비해 1분기의 미국 체리가격은 두 배 이상 급등한다. 칠레산 겨울체리의 수입본격화가 이뤄지면 미국체리의 단가변동으로 받는 영향이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미 농무부 해외농업국은 올해 미국・칠레・호주의 체리생산량이 각각 8.1%, 6.8%, 60.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뉴질랜드와 호주산 수입량은 크게 줄었다. 각각 37.6%와 69.9% 감소했으나 전체 수입량의 2%미만이라 평균 수입량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국산 체리의 주산지 수매량은 전년대비 46.7%가량 증가했다. 평균가격은 7.2% 하락해 kg당 9천 208원을 기록했다. 체리 가격이 가장 저렴해지는 6월부터는 우리 농부들이 수입피해를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다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