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과 밀식재배는 나무의 크기를 작게 하면서 재식주수를 많게 하는 재배법으로 과수원 전체를 규격화하기 쉬우며, 재식밀도가 높기 때문에 초기 수량이 많고 투입 자본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개원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 경제적인 부담이 크고, 나무가 보다 빨리 노쇠화 되어 나무의 수명이 짧아지는 단점도 있다.
우리나라의 사과 밀식재배 기술은 90년대 중반 M.9 대목을 이용한 기술이 개발하기 시작하여 2000년대 말까지 전체 사과재배 면적의 30% 이상을 점유할 정도로 급속히 보급되었다.
사과 밀식재배 기술 발전과 더불어 재배양식에 적합한 묘목생산 기술체계가 마련되었고, 과원관리를 기계화 할 수 있는 다양한 농기계의 개발, 지주 개발 등이 활발하게 추진되었다. 초기 밀식재배는 M.9 자근묘를 이용하여 재식거리 3.5m×1.5m, 수고 3∼4.5m의 키 낮은 왜화밀식재배가 보급되었으나, 농가의 여건이나 재배기술 수준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적용되어 혼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생산농가에서는 남들이 한다고 하여 일률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본인의 여건이나 재배기술 수준을 고려하여 도입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실제 적용되고 있는 밀식재배의 수형 및 관리방법으로는 세장방추형, 세측지방추형, 솔렉스형 등이 있다. 이들 3가지 수형은 각각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세장방추형 수형은 노동력은 3수형에 비해 적게 들고 초기 결실이 빠른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수령이 증가함에 따라 아래쪽의 측지가 굵어지고 수폭이 넓어져 밀식장해가 나올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관리방법은 주기적으로 결과지를 새로운 가지로 갱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측지방추형 수형은 주지에 붙은 모든 가지를 일정 길이에서 절단한 후 수평으로 유인하기 때문에 가지가 튼튼하여 아래로 늘어지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가지를 절단하고 유인해야 하기 때문에 나무가 어릴 때 노력이 많이 드는 것이 단점이다. 이 수형은 정밀한 작업이 많기 때문에 기술을 갖춘 농가에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솔렉스 수형은 모든 가지를 아래쪽으로 유인하여 가지가 활모양으로 휘어진 형태의 수형으로 모든 가지를 아래쪽으로 유인하기 때문에 꽃눈 형성이 좋은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모든 가지를 유인해야 하기 때문에 노력이 많이 들고, 수령이 경과할수록 결과지가 급격히 약화되며 하단 가지가 높아 수고가 높아지는 것은 단점이다. 따라서 겨울 전정 시 적뢰 작업으로 수세 유지에 힘써야 한다.
이와 같이 사과나무를 키우는 방식은 서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수형이 최고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농가에서 기술을 갖추지 못하고 있거나 또 수형을 구성하는 관리방법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게 될 것이다. 사과 생산 농가는 내 과원의 생산기반과 나의 기술수준에 맞는 수형을 찾아 그 수형에 맞는 관리방법을 적용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사과재배 현장에서 적용되고 있는 수형의 장단점을 비교하여 농가 여건에 맞는 수형을 선택하고 사과 재배 농업인이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개선하여 간다면 앞으로 사과산업 구조가 선진 생산국의 재배체계를 앞지를 날도 멀지 않았다고 본다.
■농진청 원예원 사과시험장 농업연구사 박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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