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선<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생명공학전공 교수>
김기선<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생명공학전공 교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4.12.01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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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 처녀치마의 삽목번식 기술

 
남한에 자생하는 Heloniopsis속 식물로는 처녀치마(Heloniopsis koreana Fuse, N. S. Lee & M. N. Tamura)와 숙은처녀치마(Heloniopsis tubiflora Fuse, N. S. Lee & M. N. Tamura)가 대표적인데, 두 종 모두 특산식물로 분류되어 있다. 처녀치마는 부엽이 두텁게 쌓여 비옥하고 습윤한 낙엽수림 밑에 자라는 상록성 다년초로서 이른 봄에 개화하는 것이 특징이며, 지상부의 잎이 상록성이기 때문에 관상가치가 높아 정원용, 조경용으로 소재로서 유망한 자생식물이다.
잎은 길이 6~20cm의 도피침형이고 방석처럼 넓게 퍼진다. 4월부터 아름다운 적자색의 꽃이 피기 시작하고 개화 후 자녹색이 돈다. 흰 꽃이 피는 것들도 있다. 잎이 넓게 퍼지므로 처녀들의 치마폭을 연상하게 한다 하여 “처녀치마”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개화 초기에는 기온이 낮기 때문에 꽃대가 낮지만, 기온이 점차 올라가면서 꽃대도 높아져서 약 40~ 50cm에 이른다. 이는 종자가 결실한 후 바람을 통해 종자를 멀리 퍼뜨리기 위한 전략이다. 처녀치마는 과거에 백합과(Liliaceae)로 분류되었지만, 최근 멜란티움과(Melanthiaceae)로 재분류되었다.
따라서 원예, 조경용으로 개발할 가치가 있으나, 번식에 관한 정보가 거의 없다. 서울대학교 화훼 및 조경식물학연구실에서는 농림축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재)한택식물원과 함께 번식 연구를 수행하였다.
▲잎 부위에 따른 발근
▲ 처녀치마의 개화 모습
처녀치마의 지제부에 총생하는 당년에 새로 나와 생장 중이던 잎을 채취하여 사용하였다. 2012년 8월 11일에 실험을 시작하였고, 삽목 74일째인 10월 24일에 발근률과 뿌리생육을 조사하였다. 삽목 시 잎 부위에 따른 발근정도를 알아보기 위하여, 삽수 조제 방법을 다섯 가지로 달리 하였다. 잎을 상·하로 1/2 절단하여 윗부분(Upper half)과 아랫부분(Lower half)을 이용하였다. 그리고 전체 잎을 기부만 절단하여 이용한 처리구(Vertical), 잎을 세로방향으로 주맥을 따라 1/2 절단하여 이용한 처리구(Half horizontal), 그리고 자르지 않고 전체 잎을 그대로 옆으로 식재한 처리구(Horizontal)로 구분하여 원예용상토에 식재하였다.
발근율은 전체 잎을 기부만 절단하여 이용한 처리구(Vertical)가 69.0%로 가장 높은 발근율을 나타냈다. 그 다음으로 잎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옆으로 눕혀서 식재한 처리구(Horizontal)와 1/2 절단 후 상부를 치상한 처리(Upper half)가 각각 66.5%, 62.5%의 발근율을 나타냈다. 삽수를 상·하 1/2로 절단하여 식재한 처리 중 하부를 식재한 처리(Lower half)에서는 상부보다 발근이 저조하였다. 잎을 세로방향으로 주맥을 따라 1/2 절단하여 옆으로 식재한 처리구(Half horizontal)의 경우, 대부분의 개체가 부패되었으며, 발근된 개체도 확인 되지 않았다. 따라서 전체 잎을 기부만 절단하여 삽목을 하거나 잎을 자르지 않고 그대로 옆으로 눕혀서 식재할 경우 발근률은 높지만 후자의 경우, 삽목 시 공간을 상대적으로 많이 차지한다는 단점이 있다.
▲삽목용토에 따른 발근
삽목용토의 경우 버미큘라이트와 마사토에 식재할 경우 80% 이상의 높은 발근율을 나타내었다. 원예용상토, 피트모스 및 펄라이트 처리구는 각각 42.5%, 60.0% 및 46.5%의 발근율을 보여 상대적으로 저조하였고, 근권의 생육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았다. 뿌리 수와 뿌리 길이의 경우도 마사토와 버미큘라이트에 삽목할 경우 더 좋았다. 따라서 처녀치마의 번식에 있어서 엽삽이 실용적인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처녀치마의 경우 종자번식을 통해 개화주를 생산하려면 보통 4년 이상의 상당히 긴 기간이 소요되는데, 엽삽을 이용한다면 종자번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개화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