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묵 / aT농식품유통교육원 교수
김동묵 / aT농식품유통교육원 교수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4.11.0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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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비디움! 수출효자품목 영광 재현하자

 
몇년 전만하더라도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에는 화려하고 풍성한 한국산 심비디움 받으면 최고의 선물로 인식하여 너도나도 한국산 심비디움을 선물로 보낸 적이 있다. 그해 심비디움 대 중국 수출은 약 2천3백만달러에 이르렀다.
심비디움은 잎과 꽃이 풍성하고 화려하면서도 우아함을 뽐내는 서양란으로 농림축산식품부가 1월의 꽃으로 선정한 꽃으로 주로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대부분 화분에 심어진 분화 형태로 유통된다. 1월을 전후하여 개화되어 새해를 맞아 부를 기원하는 상징적 의미가 있고 약 3개월 정도 장기간 꽃이 피어 오래 볼 수 있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꽃이다. 중국에서는 1년중 가장 중요한 새해(춘절)를 맞이하는 꽃 즉 연소화(年宵花) 중의 하나로 특히 붉은색과 노란색의 꽃을 좋아한다. 붉은 색깔은 상서로움과 경사로움의 상징으로 새해를 맞아 경축하는 의미가 담겨 있고, 노란색은 고귀하고 신성한 권위를 상징할 뿐 아니라 황금과 색깔이 같아 부의 상징으로 특히 좋아한다. 중국도 자본주의 문화가 젖어들면서 부를 상징하는 노란색 심비디움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새해를 맞이하는 경사스런 날에 부와 권위를 상징하는 심비디움 선물 그것도 품질이 뛰어난 한국산을 받는다는 것은 특히 고위 공직자나 사업가에게는 최고의 선물로 인식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10여년 전에는 일본이 중국의 심비디움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으나 심비디움 생육에 탁월한 기후조건과 하루만에 중국의 동해안 연안에 도착할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을 살려 한국산 심비디움이 중국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하여 2008년에는 2천3백만달러가 넘는 꽃을 중국에 수출하여 신선농산물 중 수출 효자품목이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영광도 잠시, 심비디움 재배에 적합한 중국 운남성에서 심비디움 재배가 증가하면서 점차 한국산 심비디움의 수출이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였다. 심비디움 수출이 감소하자 한국에서 심비디움을 재배하던 농가가 운남성 곤명시에 진출하여 한국의 재배기술을 접목하여 농장을 경영함에 따라  한국산과 견주어 품질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울 만큼 중국산 심비디움의 품질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시진핑 정부 출범이후 공식행사에 공직자 업무관행을 고치기 위한 8대 규정을 제시하였는데 불행하게도 화환자제가 포함되어 있어 한국산 심비디움이 중국의 춘절 대목을 맞이하여 급격히 소비가 위축되는 사태가 발생하여 2013년 중국에 수출한 심비디움은 1천68만달러에 이르러 불과 5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심비디움 재배농가는  2007년 246농가였으나 6년만에 100농가가 감소하여 현재는 146농가에 불과할 정도로 고사위기에 놓여 있다.
다음에는 고사위기에 놓여 있는 심비디움 농가를 살리고 수출 2천만불 이상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 필자 나름대로 제시해 보고자 한다.
첫째는 무엇보다도 고품질 최신 품종을 지속 개발하여 중국산과 차별화해야 한다. 울주군에서는 군 자체적으로 화훼 신품종 종묘 지원사업을 통해 우수한 난 생산을 유도하고 화훼회사 바이어를 초청 수출 상담회를 개최하는 등 군이 적극 나서 4년 연속 수출 증가의 성과를 올린 바 있다고 한다. 선적하는 물품은 선별을 철저히 하여 품질 저하품이 섞여 전체가 평가절하되는 사례가 없도록 관리하여야 한다.
둘째, 심비디움의 통관 문제로 중국 내륙 물류비가 과다 소요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국 청도에 설치 추진하고 있는 aT의 물류센터에서 심비디움 물류도 맡아 심비디움의 중국내 하역 및 운송 등 물류서비스를 지원하여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셋째, 중국 현지의 마케팅과 홍보를 강화하여 춘절 특수기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시켜 일상 장식용 수요에 대응하여 고급 포장을 통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
넷째, 절화용 품종개발 및 품질 향상 기술을 개발하여 절화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 제주도 농업기술원에서는 심비디움 절화 수명 연장제 처리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여 경비를 절감하는 등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수시장을 활성화하여 수출 부진시에도 생산기반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수출 부진에 따른 국내 홍수 출하로 인해 가격이 폭락하였다. 농가에서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꽃대를 잘라 절화로 출하하여 다만 생산비 몇 푼이라도 건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설날 전후 시기에 소비자들이 심비디움 화분이나 꽃대 하나씩만 사주더라도 생산농가가 버텨내어 중국 시장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살고 있다. 문화수준과 식생활 수준은 이제 선진국 수준에 진입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꽃 소비만큼은 아직도 선진국에 비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꽃 소비 생활화는 문화수준을 향상시키고 더 나아가서 꽃 재배 농가에 희망을 선사하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우리 모두 건전 꽃 소비 생활화에 앞장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