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시론 / 녹색농업시대, 버려지는 ‘빗물’ 이용하자
원예 시론 / 녹색농업시대, 버려지는 ‘빗물’ 이용하자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1.04.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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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들어 전 세계적으로 홍수와 태풍 그리고 가뭄 등의 극한 기상현상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른 홍수 제어뿐만 아니라 가뭄 극복용으로 빗물을 이용하는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빗물이용은 새로운 수자원을 확보하는 것 이외에도 하천오염 감소, 지하수 함양, 하천 생태계 보전 등 다양한 효과를 제공한다.빗물은 태양에 의해 증발한 증류수이기 때문에 그 자체는 매우 깨끗하다. 그 이후 대기오염물질, 황사 등 이물질이 혼합되어 작물에 유해한 물질로 변화할 수 있다. 하지만 빗물을 어떻게 관리하는가에 따라 작물에 좋은 물이 될 수도 있고 나쁜 물이 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초기빗물은 대기중의 매연 등과 혼합되어 산성을 띠지만, 비가 어느 정도 내린 후의 빗물은 산성에서 중성화되는 경향을 나타낸다. 전기전도도(EC)에 있어서도 일반 농업용수가 0.2~0.4dS/m인 반면에 빗물은 0.02~0.03dS/m로 매우 맑은 편이다. 중금속 함량에 있어서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빗물은 철(Fe), 구리(Cu), 망간(Mn) 등이 거의 검출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가 내릴때 일정량의 초기 빗물을 배제시키고, 저장 침전시킨 빗물은 농업용수로 매우 양호하다고 하겠다.농업용 빗물이용 시스템은 빗물을 모아 농업용수로 이용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시스템으로 집수시설, 초기빗물 처리시설, 여과시설, 저장조, 작물이용을 위한 관수장치로 구성된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시험장에는 유리온실용 빗물 저장조로 800톤 규모와 연동 비닐하우스용 빗물 저장조 60톤이 설치되어 작물재배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온실 딸기 수경 및 토경재배에 적용해본 결과 딸기의 생육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농업에서 빗물 활용분야로는 온실 작물재배용 뿐만 아니라 축사 세척수용으로, 여름철에는 온실지붕 또는 축사 지붕의 냉각수용으로, 건물 옥상의 녹화식물 재배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해안가, 간척지 등 지하수 염류농도가 높아 작물재배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에서는 빗물이용시설이 유효하게 사용될 수 있다. 그리고 저수지, 둠벙을 설치하여 물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가뭄 대비용으로, 비가 많이 와서 홍수가 잦은 곳에서는 치수대책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우리는 대부분 빗물을 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 내리는 빗물을 수자원 총량으로 보면 연간 약 1,240억m3 정도인데, 이용량은 337억m3으로 수자원 총량의 27%만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수자원 사용량 중 가장 많이 차지하고 있는 부분은 농업용수이다. 또한, 집수면적이 가장 넓은 곳도 농업지역이다. 우기시에 집중적으로 내리는 빗물을 모아서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지하수 양수 비용의 절약이라는 경제적 효과뿐만 아니라 가뭄과 홍수의 통제, 지하수의 보전 등의 부수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소중한 자원인 ‘빗물’을 더 이상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지혜롭게 이용할 수 있는 빗물 저장과 관리기술의 개발 및 빗물 이용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전종길<농진청 시설원예시험장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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