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지 사과, 착색 불량 등 재배 불가능 수준
꼭지 무절단 등 4무농법 실천으로 생력화
해외 우수 사례 적극적 벤치마킹해야
■ ‘기후변화로 인한 사과재배의 어려움과 대응방안’

최근 이상기후 및 온난화 현상으로 등의 복합적인 요인으로 국내 사과 재배가 힘들어 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평지 사과 농사의 경우 착색 불량 등으로 거의 불가능한 수준에 달했다. 지난해 여름 예산지역 강우상황을 예로 살펴보면, 7~9월 42일간 931mm의 비가 쏟아졌다. 이는 전년 강우 27일 666mm 대비 대폭 상승된 수치다. 매년 강우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장기간 광합성 미흡 꽃눈분화 및 발달을 크게 저하시키고 있다. 꽃눈이 생성되는 시기인 7~9월에 덥고 습한 날씨가 반복되다 보니 꽃이 만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일기예보 역시 작년보다 덥고 기후온난화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가 발표돼 농가들의 우려가 높다.
한국환경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적응 및 감축 중장기 연구방향’ 보고서에는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강수량과 태풍 전망이 담겼다. 보고서를 보면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점을 둬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도시 위주의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경우’(SSP5-9.5) 우리나라 연강수량은 근미래(2020~2049년)에 1천301.3mm로 현재보다 1.1%. 중미래(2050~2079년)에 1천433.4mm로 현재보다 11.4%, 먼미래(2080~2099년)에 1천544.2mm로 현재보다 20.2% 증가한다고 예측됐다. ‘온실가스 배출을 당장 적극적으로 감축하는 경우’인 RCP 2.6부터 ‘현재 추세로 저감 없이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경우’인 8.5까지 4가지로 구분된다. 연평균 기온 변화는 1980년 12.2도 1990년 12.6도 2000년대 12.8도 2011~2017년 13도로 올랐다. 이런 추세로 계속가면 21세기 말에는 2.9~4.7도(RCP 2.6~RCP8.5)로 상승될 전망이다. 폭염일수도 RCP 8.5 기준 현재 연간 10.1일 이라면 21세기 말에는 35.5일로 급증한다. 이 말은 즉슨 21세기 말에는 국내 사과 재배는 불가능하며, 벼 생산성 25% 이상 감소, 감귤은 강원도 지역까지만 재배 가능하다.
이미 기후변화로 인해 국내 사과재배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봄 저온과 냉해, 여름 고온과 일소가 반복됐다. 지난 1월 예산지역 한 사과 농가에서 사과 터짐 현상이 속출했다. 정상적이라면 3월달에 발생해야 하지만, 예산 같은 평지 지역 재배의 경우 사과 수명이 다했다고 볼 정도로 재배에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착색기에도 온도가 높아지고 일교차가 적어져 착색이 어렵고 착색을 기다리다 수확지연으로 양분 저장미흡, 사과 품질저하를 야기하고 있다. 꽃눈분화기 일조부족, 갈반병으로 조기낙엽, 착색미흡으로 수확지연, 양분저장미흡 등으로 꽃이 피지 않고 잎이 나오는 현상도 빈번해 지고 있다. 또한, 이상기후로 인해 각종 병해충 생존이 길어지고, 등장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올해의 경우 부란병, 나무좀이 극성인데, 이들 균은 저온성 균이기 때문에 12~4월부터 등장한다. 최근 봄은 더 길어지고 겨울이 짧아져 병반확산 기간이 약 한 달 증가했다. 꼭지 바짝 자르기 등 전정 미흡, 농장주 고령화, 전정사 감소, 농업인 철저한 방제 미흡 등의 복합적인 이유도 크다. 올해 냉해 피해는 덜했지만, 개화기 고온으로 수정불량(전년 꽃눈형성 불충실) 피해도 발생했다. 사과를 수확하기 시작하면서 수세약화 후 죽는 나무가 늘어난다. 근데 연작장해가 뻔히 오는 것을 아는데, 그냥 심는 농가들이 상당수 있다. 고액의 인건비, 사람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고, 농장주 고령화, 물려받을 후계영농주도 점점 줄어 들고, 각종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 실제 농가들이 받는 사과 가격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신 재배법(2D, 다축, 구요)에 알맞은 묘목 보급도 미흡하다. 이처럼 복합적인 이유로 국내 사과 농사는 존폐의 기로에 서있다.

현재 국내 사과산업의 경쟁력을 비교해보면 타 국가 대비 생산량도 적고, 수출가격도 매우 낮은 상황이다. 품종 수출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은 뉴질랜드: 엔비, 일본: 엔부, 시나노골드, 나가노신구, 미야비 등 대비 이렇다 할만한 수출 품종이 없다. 또한 육종전문인력은 1인으로 타국 대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낮은 인원으로 각 육종별 전문성을 띄기 어렵다. 뉴질랜드의 경우 교배육종, 저항성, 분자육종 등으로 나눠져 있다. 교배종자 파종량도 국내는 1만개 내외 수준으로 뉴질랜드 7만개 대비 현저히 낮다. 수출량도 대만 기준 259톤으로 일본 20,203톤 대비 미미한 수준이다. 수출가격도 최저 수준, ha당 생상량도 국내는 13.6톤으로 중국 21.2톤 뉴질랜드 57.4톤 대비 생산량도 매우 미흡한 실정이다. 국내 사과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선 가장 먼저 해외개발 기술의 도입과 신속보급이 필요하다. 대목의 경우 CG935, G11 화상병+연작장해 저항성 대목 M.200 연작장해 저항성대목(대목의 수세는 M.9보다 10% 강) 개발이 필요하고, 열풍방상선풍기: 1대로 4ha 서리방지(뉴질랜드) 토양소독시스템: 클로로피크린 소독(뉴질랜드) 일소+우박+나방방지 망 시설(이태리) 등 선진 우수사례를 적극 벤치마킹 해야 한다.
사과재배방법 전환으로 생력화 및 그늘을 없애 기상변화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 재배방법 전환: 방추형→2D, 다축, 구요 등으로 전환해 이상기후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4무농법 실천이 필요하다. 청송에서는 본격적으로 꼭지를 무절단해서 유통한다는 방침이다. 꼭지 절단으로 인해 절단 면에 세균 증식 및 수분 증발 등으로 품질 저하의 우려가 있다. 또한, 아리수에 봉지를 씌우는 농가들이 있다는 이야기가 많은데, 옛날 방식을 탈피해 무봉지 사과로 바꿔나가야 한다. 또한, 무반사필름, 무적엽 등이 있다.
아울러 자동화, 기계화 농기계의 개발돼야 한다. 다축용SS기, 로봇수확기, 무인방제기, 운반기, 트랙터 등이 있다.
현재 묘목이 대부분 작아 다축, 구요 재식시 주간거리를 채우지 못해 축 완성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 묘목생산을 위한 접붙이는 방법을 절접에서 외국과 같이 눈접, 삭아접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고초균(미생물) 공급량을 확대하고, 임대 농기계, 기구 등의 확대가 필요하다. 단근기, 환상박피기 등이 있다.
앞으로 사과재배는 S(small) 작고, N(narrow) 좁고, A(approach) 접근성이 좋으며, P(productivity) 생산성이 높고, L(long) 긴 경제수명을 띄도록 발전해나가야 한다. 방추형보다 그늘이 매우적은 2D, 다축, 구요 체계는 기후변화에 대응 가능할 것이다.
또한, 4무 사과농사(꼭지 자르지 않기, 잎따기 하지 않기, 반사필름 깔지 않기, 봉지 씌우지 않기) 실천으로 농산물 경쟁성 확보해 나가야한다.
뿐만 아니라, 사과농업인 전담지도체제 구축해 운영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현재 노인농장주는 약 70% 이상이다. 교육받을 땐 강사의 말에 따라야 겠다고 마음 먹어보지만 실천해야 할 때가 되면 새기술 보급을 어려워 하는 농가들이 많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청년농 적극 양성 및 노령농장주 일수록 주기적 현장지도 강화, 사과연합회에서 사과농업인 전담지도체제 구축을 운영해 현장지도 가능한 유 자격 전문인력을 활용(교수, 공무원, 농협 등 퇴직인사, 지도내용통일)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종합적으로 정리해보면 단기추진 계획으로 ▲고가의 노임: 정부가 해외 근로자 공급회사와의 계약 ▲외국개발 품종, 농기계, 시설자재 등 적극 도입활용: CG935 대목, 열풍방상선풍기(연)- 토양소독시스템, 일소+우박+나방방지 망 시설 등(연) ▲4무농법실천으로 생력화: 꼭지무절단, 무반사필름, 무봉지, 무적엽 ▲사과연합회에서 사과농가 전담지도체제 구축운영: 퇴직교수 등 유자격 전문인사 활용- ha당 수량증대, 병해충방제, 연작장해대책, kg당 생산비 절감 등 현장교육, 순회지도 ▲농업기술센터의 미생물공급, 임대 농기계, 기구 확대 ▲재해보험에 꽃이 잎된 것, 황화낙과, 유과열과, 갈탄부란병 등 추가 필요 ▲기존 방추형재배는 채광통풍이 잘 되도록 전정개선- 수폭 2m이내, 열간 2m 유지 ▲철저한 수세관리로 1차 정화 만들기 ▲대목: 냉해에 취약한 M.9자근대목묘 보다 M.26자근대목묘 재식 권장 ▲청년사과농부 육성: 청년창업농지원 대폭 확대 ▲사과적용약제에 ‘밧사미드’ 추가, 사과연작(개식) 농가에 ‘밧사미드’ 입제 지원 ▲자조금사용: 해외 육종전문가 영입, 국내연구자의 해외육종연구기관 연수파견에 활용 ▲주산지별 품종별 재배한계 증상설정, 재배한계 도래시기 설정 및 대체작목 제시 등이다.
가장 중요한 건 ▲사과기후변화대응 컨트롤 타워 구축운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검토해 선진국 정보수집활용, 연차별 대응 로드맵작성 등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평지, 산간지 등 표고별 품종추천을 하는 역할을 했으면 한다. 그다음에 돌발 병해충 등 변화예측 신속 사전대응 체제를 구축해야한다. 기존 연구지도체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세계최고육종전문가를 확보(뉴질랜드의 경우 교배육종전문가+저항성육종 전문가+분자육종전문가로 나눠 활동중)해 전문적인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중장기추진계획은 ▲기존 3D재배의 2D재배법으로 전환: 2D, 다축, 구요 ▲묘목업체 관리철저 및 묘목생산방법 전환: 절접→눈접, 삭아접 ▲자동화 기계, 기구 등 신속 개발 활용: 로봇수확기, 무인방제시스템, 기계전정 등이 있다.
장기추진계획으로 ▲평지 온난화대응 품종육종 및 보급이 시급하다. 평지 고착색, 장기저장 조, 중, 만생종, 병해충 저항성 품종 연구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