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진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
서병진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
  • 조형익
  • 승인 2022.09.2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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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탄저병 농작물재해보험에 포함해야
“품목농협 조합원 자격 1995년 농협법 개정이전으로 환원해야”
꼭지무절단 사과유통 320억 절감 … 일손부족·생산비 절감효과 뚜렷

“한해 농사를 포기할 정도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히는 탄저병을 농작물재해보험에 포함시켜 사과농가의 피해를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서병진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사진>은 “매년 잦은 강우와 폭염이 지속되는 등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탄저병 피해가 막심하다”며 “학계 및 연구자들이 내놓은 방제력에 의해 방제를 하더라도 탄저병을 피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사과와 고추 등 농사를 재배하는 농민은 탄저병에 의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70%까지 피해를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탄저병은 바람과 빗물에 의해 전파되는 특성상 매년 6월에 감염돼 작물 내에서 생장하다가 7~8월 잦은 강우와 겹치면서 빠르게 농원에 확산이 되고 있다.

서 조합장은 병해는 “식물체, 병원균, 환경 등 3가지 조건이 맞을 때 병이 발생된다”며 “최근 기후 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으로 탄저병의 밀도가 증가하고 연속 강우로 약제 살포가 불가능한 환경이 지속되는 등 인위적 방제가 불가능한 최적의 조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탄저병 예방을 위해 최선의 방제를 해도 기후적 요인으로 피해를 줄이는 것이 불가항력적이라는 것이다. 

서 조합장은 “복숭아의 세균성구멍병(천공병) 및 고추 탄저병은 현재 농작물재해보험 피해담보로 인정되고 있으나 사과 탄저병은 빠져있다”며 농작물재해보험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 조합장은 품목농협 조합원 자격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품목농협은 가입조건을 보면, 과수·채소 각 5,000㎡(1,515평), 시설과수·시설채소 2,000㎡(606평), 시설화훼 1,000㎡(303평), 노지화훼 3,000㎡(909평) 등을 경작해야 조합원 자격유지가 가능하다.

서 조합장은 “과수·채소를 비롯해 시설과수·시설채소 등 고령화 시대에 맞게 조합원 자격기준도 완화해야지 과거의 제도 틀에 얽매여 되겠냐”며 “고령화되는 만큼 경작면적이 줄고 있고 조합원 자격 상실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귀농 및 여성조합원의 과수재배 방법습득을 위한 품목농협 조합원으로 신규 가입문의가 많았으나 이들 대부분이 소규모 형태의 영농으로 시작해 조합원 가입 필요면적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도시 근교농업이 발달하지만 확대되는 도시개발로 인해 농지가 편입되거나 축소되는 경우가 많아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격이 상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강소농 정책이나 귀농 정책에도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 조합장은 “품목농협의 조합원 자격기준을 1995년 농협법 개정이전으로 환원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최근 3년간 재배면적이 미달하는 조합원의 평균면적이 3.393 ㎡(1,026평)이므로 3,000㎡(907.5평)내외로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 재배면적이 증가하는 샤인머스캣의 비가림 재배형태도 비닐하우스 형태로 재배하기 때문에 시설재배에 포함시켜야 하고 포도 평균 경작면적이 0.32ha(968평)이지만 조합원 자격기준에 미달해 전문적인 영농지도와 판매 사업에도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품목농협은 전문성 강화를 위해 5000㎡를 3000㎡로 완화해도 충분하게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과의 시세를 서울가락시장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가장 많이 거래되는 안동공판장의 시세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조합장은 “사과 수확 철이 되면 안동공판장이 물량을 가장 많이 취급하고 있다”며 “가장 거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경북지역에 있는 잇점을 살려 농가소득 제고로 이어지게 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꼭지무절단 사과유통을 하면 농가의 부족한 일손 및 생산비를 연간 320억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며 “소비자는 신선하고 맛있는 사과를 구입해서 좋은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북능금농협은 꼭지 무절단 사과유통을 위해 경북대 사과연구소와 연구용역 협약을 맺고 타당성을 조사하고 있다.

아울러 대구경북능금농협은 한국사과연합회·보성농협·농협식품R&D연구소와 최근 지역 농특산물 가공사업 활성화를 위해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서 조합장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녹차 등 농특산물 소비 확대를 위한 가공사업 활성화 방안 공동 모색하면서 국산 농특산 가공식품 경쟁력 확보를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며 “이번 협약으로 국산 농산물의 부가가치 제고와 국산 사과음료·녹차 시장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경북능금농협은 최근 태풍 힌남노로 인해 피해를 입은 농가를 돕기 위해 지난 9일부터 20일까지 낙과사과 수매를 실시했다. 낙과 사과수매는 3,686톤으로 총 18만1,900 상자(20kg 컨테이너 기준)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