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군별 특화 품종 육성 … APC 40개소 확대

경북 사과 산업이 대전환의 길을 열었다. 경상북도는 지난달 25일 포항시 죽장면 태산농원에서 ‘경북도 사과산업 대전환 선포식'을 열고, 기후변화와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사과 산업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대전환의 핵심은 ‘경북형 평면 사과원’ 도입과 스마트 과원 확대이며, 이를 통해 기존 생산 방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농업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경북형 평면 사과원은 사과나무의 재배 방식을 초밀식형과 다축형으로 전환해, 나무 간 수폭을 기존 2m에서 70cm로 대폭 줄이는 방식이다. 수폭을 줄이면 광투과율이 높아져 고품질 사과를 기존 사과원 대비 2배 이상 생산할 수 있고, 작업 효율성도 높아진다. 병충해 발생 빈도도 낮아지는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경북도는 이 방식을 통해 2030년까지 도내 전체 사과 재배 면적의 30%인 6,000ha를 평면 사과원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스마트 과원 확대도 경북도에서 추진하는 중요한 과제다. 도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노지 스마트 과원을 확대해, 기존 노동집약적 생산 방식을 데이터 기반의 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사과 농업의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고, 농가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시범 단지를 통해 스마트 과원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으며, 앞으로 보급형 모델을 개발해 농가에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기존 시설 원예 중심에서 벗어나 노지 스마트 농업으로의 확장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외에도 경북도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재해 예방 시설 보급을 확대한다. 미세살수장치와 열풍방상팬 같은 재해 예방 시설을 2030년까지 3,000ha에 걸쳐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또한 사과 주산지 시·군별 특화된 품종을 육성해 지역 대표 브랜드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청송의 '시나노골드', 문경의 '감홍', 안동의 '감로' 등 다양한 품종이 각 시군의 특성을 반영해 재배되며, 전통적인 빨간 사과 이미지를 넘어 다양한 색상과 식감, 당도를 가진 사과가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자 중심의 스마트 유통 시스템도 구축된다. 경북도는 AI와 로봇을 활용한 첨단 기술을 적용해 산지유통센터(APC) 시설을 2030년까지 40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사과 유통구조를 스마트화해 생산과 유통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농가의 수익을 증대시킬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서 서병진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은 “사과 산업의 대전환을 위해 대구경북능금농협이 농가와 협력해 기술 도입과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스마트 과원 확대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해 농가와 함께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사과 품종 특화와 유통망 개선에 있어서도 농협의 역량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30년 전 신경북형 사과원을 개발하여 경북이 국내 사과 산업을 선도해 왔다”며, “이번 사과산업 대전환을 통해 경북 사과가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역사를 쓰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