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농가, 출하비용 증가로 다른 지방도매시장으로 출하

올해부터 강서시장의 수박파렛트 의무화가 시행됐지만 효과가 무의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강서지사는 올해부터 강서시장에서 거래되는 수박 상품의 고품질화와 신뢰도 향상을 통한 경쟁력을 위해 5톤 이상 화물차에 대해 수박파렛트 의무화를 실시했다.
강서시장의 수박 파렛트 의무화가 시작되고 본격적인 수박출하가 시작된 5월부터 8월까지 강서시장의 수박 평균 가격(8kg, 상)은 5월 2만 206원, 6월 1만 3,049원, 7월 1만 5,997원, 8월 2만 4,834원(8월 24일까지)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락시장은 5월 2만 1,767원, 6월 1만 4,512원, 7월 1만 9,045원, 8월 2만 6,060원(8월 24일까지)을 기록했다. 가격의 등락폭은 가락시장의 가격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3년과 대비해도 가락시장의 가격 진폭과 차이가 없었다. 2023년 강서시장의 5~8월 수박 평균 가격은 가락시장 대비 90.9%였고 올해는 90.5%로 나타났다. 공사가 추진했던 사업 추진배경과는 상반된 결과로 가격에서는 별반 차이가 없다.
강서시장 한 유통인은 “강서시장에서 거래되는 수박은 거래처에 따라 품질과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임의로 품질을 올린다고 강서시장 내 수박이 좋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은 아니라”면서 “성출하기 수박 주출하처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벌크 거래)에 수박을 가져와 시장 내에서 수박을 선별하고 관리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 소비자를 위해 가격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공사는 강서시장의 수박 파렛트 의무화로 주요 산지에서 거점 APC 중심으로 비파괴 자동 선별·파렛트 출하 시스템 구축을 운운했지만 수박 산지의 상황은 달랐다.
우리나라 수박 주요 출하처인 고창의 수박 농가들은 달라진 유통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올여름 폭염에도 불구하고 수박밭 한편에 선별장을 만들어 파렛트로 운송했다. 특히 유통비용이 1필지(1,000평)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300~350만 원 정도 더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수박 한 통 당 유통비용 증가분으로 계산하면 1.250~1.450원이 더 들어간 셈이다.
전북 고창의 강성수 참살이 작목반 회장은 “강서시장의 수박 파렛트 의무화를 저지하기 위해 힘없는 농민의 입으로 목청 높게 외쳐봤지만 무더운 날씨 수박을 파렛트에 담기에 더욱 힘들고 외로웠다”면서 “강서시장으로 수박을 파렛트로 출하하고 물류비용 증가로 손에 남는 게 거의 없어 수박 물량이 줄어든 8월부터는 벌크 출하가 가능한 지방도매시장으로 판로를 돌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