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시장 수박 출하농가, 파렛트 의무화로 물류비 폭탄
강서시장 수박 출하농가, 파렛트 의무화로 물류비 폭탄
  • 김수용
  • 승인 2024.07.2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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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악화로 수박농사 포기 기로 … 공익성 포기한 도매시장
파렛트 의무화 수혜는 물류 사업자에게만 … 사업 재검토 시급

강서시장의 수박 파렛트 의무화가 시작된 첫 해 수박 농가들은 물류비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돼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다. 특히 수박 파렛트 의무화로 수혜는 물류 사업자에게만 돌아가 모양새여서 수박 파렛트 의무화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강서시장에서 물량이 가장 많았던 6월 평균 경매가격은 8kg 상품 1개당 1만 3,049원으로 지난해 1만 4,512원에 비해 10% 정도 낮은 시세를 유지했다. 7월 들어 지난해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나 지속된 장마로 인해 수박 출하량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박 농가들은 지난해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해 매출이 줄었다. 거기에 강서시장 수박 파렛트 의무화로 인해 물류비용이 크게 증가해 손에 쥐는 이익은 거의 없다고 말한다.

전북 고창의 강성수 참살이 작목반 회장은 “올해 강서시장으로 수박을 파렛트로 출하하고 물류비용 증가로 손에 남는 게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지난해보다 낮은 매출을 올려 심란한데 그나마 남았던 이익을 전부 물류비로 날려 수박 농사를 더 지어야할지 고민 된다”고 말했다.

특히 강성수 회장은 “늘어난 물류비 중에서 파렛트 지원이 있었다고 하지만 실제로 파렛트 임대비용으로 몇 백만 원을 더 내고 나니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유래가 생각나면서 강서시장에 농락당한 기분이 들었다”면서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으며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수박파렛트 의무화를 실시하면서 조사했던 물류비 시물레이션에서도 파렛트 거래를 실시하면 수박 한 통당 390원의 물류비용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고창의 농가들은 공사가 조사한 것보다 더 많은 비용이 발생했다고 한다. 1필지(약1,000평)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물류비가 300~350만 원 정도 더 들었다고 한다. 이를 한 통당 비용으로 계산하면 1,250~1,450원으로 계산된다.

업계에서는 강서시장의 수박 파렛트 의무화를 두고 수박 가격의 안정은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지 못한 처사라는 게 중론이다.

수박산지에서는 5톤 차량을 운영하는 주산지와 1톤 차량을 운영하는 산지로 나뉜다. 전국의 32개 공영도매시장 중에서 5톤 차량으로 수박을 처리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시장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지난 2016년 가락시장의 수박 파렛트 의무화를 실시하고 수박 파렛트 의무화가 안되는 중·소농가들은 국내 최대 시장인 가락시장의 출하를 포기하고 강서, 인천 등으로 출하처를 이동했으나 이번 강서시장의 수박 파렛트 의무화로 농가들은 출하처를 다시 한 번 잃을 처지에 놓였다.

또한 강서시장 일부 도매시장법인들은 5톤 차량으로 수박을 가지고와 강서시장 인근에서 파렛트 작업을 통해 시장 안으로 반입하고 있다. 이는 강서시장 내에서 하던 행위를 외부에서 작업하는 것으로 비용만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서시장 한 관계자는 “가락시장은 처리물량이 넘어가 어쩔 수 없이 파렛트 의무화를 했지만 강서시장은 아직 공간이 여유가 있음에도 수박 파렛트 의무화를 진행하는 것은 탁상행정의 표본”이라며 “올해 수박 거래가 종료되고 농가들과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서울시에 강력한 항의를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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