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악재로 국내 카네이션 농가 폐농 급증
겹악재로 국내 카네이션 농가 폐농 급증
  • 권성환
  • 승인 2024.05.0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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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정세 불안 … 생산비 지속 상승
“카네이션 전량 수입 대비한 대책 마련 절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웃음꽃이 피어야 할 국내 카네이션 농가들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다. 생산비 급등, 수입꽃 증가, 선물 트렌드 변화 등 복합적 요인의 작용으로 소비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 각종 생산비 증가 … 농가 채산성 악화

국내 카네이션 농가들은 각종 생산비의 급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농사용 전기요금이 크게 상승했다. 2022년 4월 농사용 전력요금은 kWh당 39.1원에 불과했으나 그해 10월에는 kWh 당 46.5원, 2023년 1월에는 kWh당 50.3원, 2023년 5월 kWh당 53.0원, 2024년 1월 kWh당 56.8원, 2024년 4월 kWh당 59.5원으로 인상하며 농가들의 전기요금 부담이 52% 증가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내년 4월까지 추가 인상을 밝힌 상황이다.
또한, 최근 중동의 불안정한 정세로 면세유 가격은 1,200원에 육박했으며, 기름값과 항공료도 급등하면서 카네이션 종자값은 8~10% 상승했다. 필수 자재인 비료 가격도 30% 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 카네이션연구회 한 관계자는 “평균 생산비가 30% 이상 올랐다고 하지만, 여러 세금을 합하면 체감상 50% 이상은 올랐다”며 “자재비도 두 배 이상 올랐고,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도  배 이상 올라 채산성이 악화되어 카네이션 농사를 그만둬야 할 판국”이라고 성토했다.

# 수입 꽃 유입, 물밀듯 쏟아져 

카네이션 수입량 증가도 국내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저렴한 외국 카네이션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국산 카네이션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2015년 중국, 베트남 2016년 콜롬비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이후 대량의 무관세·저관세 절화가 수입돼 국내 화훼 농가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특히, 국내 카네이션 농가는 과도한 수입으로 폐농 위기에 처해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카네이션 절화 수입량은 올 1~3월 410.1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6.5톤보다 18.3% 증가했다. 이는 2022년 동기 대비 54.6% 증가한 수치이다. 올해 수입된 물량의 92.3%(378.8톤)는 콜롬비아산으로, FTA 체결 이전인 2015년 같은 기간 6톤 보다 63배 이상 폭증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0월 절화 강국인 에콰도르와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이 타결되면서, 카네이션의 관세가 15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철폐될 예정이다. 이로 인해 국내 농가들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양성배 부산경남화훼생산자연합회 사무차장은 “대책 없이 무분별하게 다국간 FTA를 체결한 결과, 국내 화훼 농가들은 줄도산 위기에 처했다”며 “특히 국내 카네이션 농가는 2015년 중국, 베트남과 2016년 콜롬비아와의 FTA 체결 이후 대부분 폐농 수준인데, 이번 에콰도르와의 체결로 인해 국내 카네이션은 사장될 위기”라고 우려했다.

# 경기 악화 및 선물 트렌드 변화도 한몫

경기 악화와 선물 트렌드 변화로 카네이션 소비 자체가 줄어든 것도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물가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꽃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줄어든 데다 꽃모양 용돈 다발·상자와 꽃 케이크 등 다양한 대체품이 등장하고 현금이나 안마기기 등 실용성이 있는 선물을 선호하는 현상이 커지고 있다. 또한, 중고 거래 플랫폼 활성화로 생화를 사고파는 모습도 유행처럼 번지고 있어 소비 감소 문제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 거래량 급감 … 폐농 증가 추세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카네이션 거래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산 카네이션 거래량은 3만5,118속으로 지난해 6만1,346속보다 42.8%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직후였던 2022년 같은 기간 7만2,607속과 비교하면 51.6% 줄었고, 10년 전인 2014년보다는 약 80%나 감소했다.
소비가 급감하면서, 카네이션을 출하하는 농가 수도 매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aT화훼공판장에 카네이션을 출하하는 농가수는 30곳으로 재작년 49곳 대비 30% 가까이 줄어들었다. aT 화훼사업센터 관계자는 “작황도 좋지않고, 수요가 불확실한 나머지 작목을 변경하는 농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서용일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장은 “공주, 김해 등에서 카네이션 재배가 활발했지만, 다국간 FTA 체결로 인해 값싼 꽃이 대거 들어오면서 대부분의 농가가 폐농했다”며 “현재 남아 있는 농가들도 농사를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라 이대로 가면 카네이션을 전량 수입에 의존해 사용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