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가져온 수급불안 수출까지 흔들린다 - 수출에 사활을 건 품목농협, 극복방법 찾아
기후변화가 가져온 수급불안 수출까지 흔들린다 - 수출에 사활을 건 품목농협, 극복방법 찾아
  • 김수용
  • 승인 2024.01.0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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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원예농협, 명품 사과 수출로 충주 농업 경쟁력 견인
20년간 고품질 사과 생산·유통 노력 … 10여 개국 수출 방증
박철선 조합장, “한국산 신선농산물 우수성 세계 알릴 것”
박철선 조합장(왼쪽)을 포함한 조합원들이 대만 시장을 방문하고 명품 충주 사과를 홍보하고 있다.
박철선 조합장(왼쪽)을 포함한 조합원들이 대만 시장을 방문하고 명품 충주 사과를 홍보하고 있다.

■충북원예농협

충주사과는 국내는 물론 세계로 수출되는 최고의 명품 과일이다. 명품 충주사과가 생산되는 충주가 사과주산지로 자리잡고 세계가 인정한 명품과일로 인정받기까지 충북원예농협의 주도적인 역할이 중요했다.

현재 충북원협이 수출하고 있는 충주사과는 대만, 미국, 싱가폴 등 10여 개국으로 수출되며 지난 10년간 600만 달러를 수출했다.

특히 올해 우박과 냉해 등 기상악화로 사과 생산이 부족한 해를 보내고 있음에도 충북원협은 13년째 대만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사과를 지난해 11월 대만 타이베이 제1도매시장으로 보냈다. 사실 올해 사과 수출은 국내 사과 가격이 수급 부족으로 높기 때문에 수출보다는 내수가 더욱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었지만 충북원협은 수출선 유지를 위해 도전을 선택했다.

충북원협의 수출길 개척에는 이 사람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박철선 조합장이다.
 

충주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회원들이 생산한 사과를 세척하고 이물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충주거점산지유통센터에서 회원들이 생산한 사과를 세척하고 이물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박철선 조합장은 2003년 조합 취임 후 존폐위기에 빠진 조합을 살려 충북 유일의 품목조합으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특히 그의 과감한 사업추진과 특유의 사교성, 탁월한 경영능력은 이미 농업계에서는 인정받아 한국과수농협연합회장을 연이어 맡아 오고 있다.

박 조합장은 충주를 사과 주산지로 탈바꿈시키고 고품질 사과를 만들어 수출이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준비해갔다.

우선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충주 본소를 포함한 16개의 사무소를 충북 전역에 두고 충북 사과재배농가의 농업기술을 제공하고 훈련시켜 고품질의 사과를 생산해냈다. 또 철저한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2008년 거점산지유통센터를 건립해 사과유통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나갔다.

박 조합장의 빼어난 안목은 재배면적 증가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고 수입농산물 유입 등으로 활력을 잃어나가는 과수농가에게 새로운 동력을 불어 넣기 위한 방법으로 수출을 택했다.

2007년부터 두바이, 대만, 베트남. 태국 등 해외 수출시장을 개척해 매년 70만 달러 이상의 농가소득을 창출했다. 특히 2011년에는 사과 수출 불모지였던 미국 시장에 당당히 도전해 유일하게 수출 검역을 통과 받아 매년 미국 사과수출을 이어가고 있다.
 

해외로 수출되는 사과의 이력생산을 위해 재배지검사가 진행중이다.
해외로 수출되는 사과의 이력생산을 위해 재배지검사가 진행중이다.

미국의 사과수출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미국 전용 농장을 지정하고 미국에서 까다롭게 요구하는 재배환경과 농법을 유지하며 고품질의 사과를 생산해야 한다. 사용하는 비닐봉지 하나하나 미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사과가 부족한 올해도 충북원협은 수출의 끈을 이어가기 위해 고품질의 명품사과를 미국으로 보낼 계획이다.

미국 사과는 이미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해외로 여러 나라로 수출된다. 대만에서 우리가 사과수출의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이유도 미국 사과 때문이다. 미국 사과는 낮은 가격도 경쟁력이 좋지만 품질도 가격에 비해 좋다. 그런 미국 시장에서 우리나라 사과가 통한다는 것은 사과의 품질이 아주 뛰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결과에는 고품질 생산의 사과와 함께 최고의 저장·유통시설이 있기에 가능했다.

충북원협이 운영하고 있는 충주거점산지유통센터(APC)는 지난해 전국 과수 거점산지유통센터 경영평가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뛰어난 운영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충주거점APC는 한국 농산물 유통구조의 변화를 주도할 최첨단 설비를 갖춘 물류기지로서 개방화 시대에 농업인을 보호하고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충주거점 산지유통센터(APC)를 지난 2008년 준공했다.
 

박철선 조합장(왼쪽)이 태국 수출이 탄력을 받기 위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박철선 조합장(왼쪽)이 태국 수출이 탄력을 받기 위해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APC는 4만 8,248㎡ 부지에 들어선 연면적 1만 6,119㎡ 건물 내에 선별장을 비롯한 저온저장고, 세척포장실, 선별포장실, 선별기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충북원협 APC는 지난 2021년 스마트 APC 시범사업 1호로 선정되면서 산지에서 발생하는 생산 관련 빅데이터 구축을 통해 실시간 통합마케팅을 활용하고, 업무 프로세스의 자동화, 정보화 전환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사업 시행에 따라, 생산자 품종별 재배 필지 및 생산량 정보를 조사하고, GPS 지도 및 항공사진을 활용한 재배지 환경 정보를 확보해 안정적인 농산물 유통이 가능토록 하는 생산정보 파악 및 전용 웹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또 무인 상자 입출고 시스템 및 전용 앱을 개발하면서 APC 운영 자동화 및 디지털 시스템 일부 구축을 완료했으며, APC 정보 표준화 설계 및 연계를 위한 전산개발(알파 테스트)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뿐만 아니라, 전산시스템 개발에 따른 입고, 선별 생성 정보 연계를 시범 적용한 스마트APC 모델 구축 관련 전산개발 및 현장테스트를 실시한 바 있다.

충북원협은 그간 수기로 실시하던 APC 업무를 전산·자동화했고, 사과 생산현장과 유통매장 등 농산물유통의 전·후방 정보를 결합해 마케팅 정보로 적극 활용함으로써 농가 수취가격을 제고하는 성과를 가져와 조합원은 물론, 유통 관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APC에서는 과일에 충격을 최소화 하는 비파괴 선별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사과 세척의 경우 사전세척, 잔류농약을 없애 껍질째 먹을 수 있게 하는 전해수 세척, 상수도 세척까지 진행되며, 세척이 끝나면 사과의 손상을 막기 위해 열풍이 아닌, 저온풍 건조의 단계를 거치게 된다. 

이어 결점과를 구분할 수 있는 첨단 선별기를 지나게 되는데, 기계 내부에 있는 컬러카메라 6대, 적외선 카메라 6대가 색깔과 결점과를 효율적으로 구분해준다. 선별기는 정기적으로 국가공인 검정을 실시하고 선별시 육안선별내역서 작성, 선별영상 저장, 사진 촬영 등으로 공정한 선별을 진행한다.

뿐만 아니라, 결점과를 한번 거른 후 비파괴 광센서를 사용해 당도와 내부 불량 상태, 무게 등을 세부적으로 구분해 12브릭스 이상 당도의 사과만을 선별하고, 총 50개 이상의 등급으로 나눠 저장을 진행한다. 저장의 경우 질소가 산화를 늦춰 연중으로 신선한 사과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하는 질소저장고에서 이뤄진다. 

충북원협 APC만의 저장고는 저온저장고 내에 산소와 질소 농도를 조절해 저장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농산물에 가장 무해하고 안전한 저장 기술로, 과실을 신선하게 장기적으로 보관할 수 있으며, 원격으로 저장고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온습도를 관리하고 있다.

이렇게 충북원협 APC는 8시간동안 3,000박스 정도를 선별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을 갖춰 각종 정밀한 센서로 색상부터 당도까지 고품질의 사과만을 신선도를 유지하면서 출하하고 있다. 

박철선 충북원협 조합장은 “APC에서 출하하고 있는 ‘프레샤인’ 사과가 ‘안심’, ‘신선’, ‘정직’, ‘글로벌’이라는 측면에서 모두 최우수를 달성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최첨단 선별과정과 품질 관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공급을 지속하겠다”며 “계획적으로 물량을 처리하고 시장보다 높은 수취가격을 형성하는 스마트 APC 1호로서 한국산 신선농산물의 우수성을 세계 시장에 알리고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큰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