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가져온 수급불안 수출까지 흔들린다 - 수출에 사활을 건 품목농협, 극복방법 찾아
기후변화가 가져온 수급불안 수출까지 흔들린다 - 수출에 사활을 건 품목농협, 극복방법 찾아
  • 김수용
  • 승인 2024.01.04 1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에서 아랍까지 수출 효자품목 ‘천안배’
고품질 배 생산 심혈 기울여 세계 각국 수출 ‘훨훨’
중동 등 시장 개척 지속적인 수출사업 추진
박성규 천안배원협 조합장은 한 명의 바이어라도 수출을 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상담을 진행한다.
박성규 천안배원협 조합장은 한 명의 바이어라도 수출을 하기 위해 진심을 다해 상담을 진행한다.

■천안배원예농협

세계적 경기 불황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수출 여건이 쉽지 않은 가운데 한국산 농식품 수출은 K-POP, 드라마 등의 한류 열풍을 타고 매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올해 농식품 수출은 91억 달러를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 중에서 배는 신선농산물 중 수출을 가장 많이 하는 품목으로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천혜의 자연조건과 100년 역사의 재배 기술로 고품질의 천안 성환배를 생산하고 수출하는 천안배원예농협이 있다.

천안배원협은 지난 1989년 처음으로 배를 수출한 농협으로 당시 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미국으로 수출해 지금은 배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조합이다. 지금까지 총 16개국에 수출을 진행했고 우리 농산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내해고 있다.

달콤하고 아삭한 식감으로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은 ‘하늘그린’ 천안배는 지리적으로 서해안이 근접해 있어 해풍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고품질 배 생산에 유리하다. 여기에 100년 역사의 재배기술이 전해 내려오는 조합원들의 영농기술은 타의 추종을 불어한다.
 

천안배원예농협을 통해 수출될 배 농가의 재배지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천안배원예농협을 통해 수출될 배 농가의 재배지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천안배를 찾는 국내 소비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명절에 치우쳐 있는 배 소비 특성상 새로운 소비처는 농가들에게 늘 선망의 대상이었다.

결국 오랜 가르침을 깨달은 천안배원협은 1988년 올림픽이 끝난 다음해 배를 미국으로 보내는데 성공한다.

지금은 미국과 대만을 넘어 중동지역에도 수출되고 할랄 인증까지 받으면서 인도네시아와 두바이까지 발을 넓혔다. 매년 3,000톤이 넘는 물량을 해외로 보내고 있는 천안배원협의 뚝심은 이미 농업계에서 유명한 일화다. 

2021년 코로나19사태로 운임비 폭등, 현지 물류작업 지연, 선박 부족 등의 물류난이 심화됨에 따라 수출국이 미국, 하와이, 캐나다. 독일,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홍콩, 싱가포르, 쿠웨이트까지 총 8개국으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2,976톤을 수출해 전년도 실적인 1,152만 9,000불 대비 선방한 1,050만 9,000불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지난 12월 말 미국으로 수출될 물량이 선적되고 있다.
지난 12월 말 미국으로 수출될 물량이 선적되고 있다.

2021년 미국으로는 총 수출물량의 78.9%를 차지하는 약 2,290톤을 수출했으며, 하와이로 약 20톤, 대만으로 약 17톤, 캐나다로 약 13톤, 베트남으로 약 10톤을 수출했다.

또한 천안배원협은 호주, 멕시코 시장과 더불어 체코, 벨기에 등 유럽시장도 가장 먼저 개척하면서 수출시장 다변화를 이룰뿐 아니라, 현지 소비트렌드에 맞춰 적극 수출함으로써 국내 배 수출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품종 또한 다변화를 이루기 위해 중만생종인 신고 위주에서 원황, 화산 등 조생종의 비중도 점차 늘려가고 있으며, 할랄 및 중동 등 신규시장 개척사업도 지속하고 있다.

천안배원협은 2023년 4,000톤 수출을 목표로 미국, 캐나다, 독일, 대만, 베트남, 인도네시아, 싱가포르를 비롯한 체코, 말레이시아로도 수출하고 있다.

특히, 천안배원협은 최신식 선별시스템 운영을 바탕으로 철저한 품질관리를 실시하고 있어 해외 바이어가 원하는 만큼의 안정적인 수출물량 확보가 맞춤형으로 가능하다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박성규 천안배원협 조합장이 해외로 수출될 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박성규 천안배원협 조합장이 해외로 수출될 배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더불어 고품질 배 생산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수 있도록 수출농가 대상 생산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국가별 검열절차에 따른 교육 프로그램도 체계적으로 운영하며 농가 인식 제고에 힘쓰고 있다.

수출국가별로 특수 상황에 맞는 검역절차가 까다롭게 적용되고 있어 기준을 맞추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고,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는 고품질 천안배라는 이미지를 굳히기 위한 병충해 방제, 화상병 검사, 철저한 선별 작업 등을 실시하며 품질관리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또 천안배원협은 최근 유가 및 인건비, 농자재비 등의 상승으로 많은 농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수출농가 지원을 지속하는 중이다.

배봉지, 농약대, 재해보험료, 저장비, 인공수분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비수출품에 대한 안분지원비 등을 수출농가에 추가 전달한 바 있다.

2021년산 천안배수출 조합원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비수출품에 대한 판매 수익분 약 4억 8,000만 원을 352호의 수출농가에 지원했다.

뿐만 아니라, 시기별 품종 분산효과를 제고하기 위해 신고배 위주에서 신화배로 신품종 육성 확대를 추진하고 있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화배 점유율을 향후 3∼4년 이내에 10% 가량 높일 방침이다.

천안배원협은 수출박람회, 온·오프라인 판촉행사 등을 계속해서 참여해 신규 바이어 발굴을 이어나가며 수출물량 확대 및 신시장 개척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존의 교민 중심 공략이 아닌, 현지인 소비층을 늘려나가기 위한 홍보를 활성화하고, 소포장 및 소과를 선호하는 소비트렌드 변화에 맞춰 1kg, 2kg 등의 소포장 제품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박성규 천안배원협 조합장은 “미국 시장을 비롯한 대만, 베트남 시장 등에서 천안배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수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미국에서는 교민 위주의 판매에서 벗어나기 시작해 현지인 상권에서도 천안배 판매가 활성화되고 있는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 조합장은 “빠르게 변해가는 소비트렌드에 맞춰 해외 현지에서 선호하는 소포장 및 중소과 물량 비중도 늘려가면서 신품종 물량도 함께 확대해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우수한 품질을 자랑하는 천안배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배로 거듭나 수출실적을 꾸준히 올릴 수 있도록 유럽과 동남아, 중동 등의 수출 시장 다변화를 추진함과 더불어, 효과적인 상품 개발 및 소비촉진 행사 개최를 지속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성규 천안배원협 조합장은 현재 한국배수출연합주식회사의 대표를 도맡아 배수출 최일선으로 나서고 있다.

한국배수출연합주식회사는 체계화된 시스템을 구축해 수출에 알맞은 배를 생산, 가공, 수출하는 일련의 과정을 도와 전 세계에 한국 배의 우수성을 알리고 활발한 배 수출의 길을 열기 위해 설립됐으며, 2020년 4월 정식 승인받았다.

‘대한민국 배 수출 1억불 달성’이라는 목표로 국내 배 수출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 한국배수출연합(주)에는 87개의 생산자단체, 약 3,500호 농가가 소속돼있으며 78개의 수출업체가 함께 동참하고 있다. 

수출실적 증가, 품질개선, 품질관리, 해외 마케팅 등 부문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둬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2년 연속 최우수 조직으로 선정된 배수출연합(주)는 발족된 이후부터 현재까지 조직화 및 운영관리, 품질개선, 품질 및 안전성 관리, 물류개선, 마케팅, 연구개발, 공동포워딩 등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