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가 가져온 수급불안 수출까지 흔들린다 - 바이어가 바라보는 우리 농산물 경쟁력
기후변화가 가져온 수급불안 수출까지 흔들린다 - 바이어가 바라보는 우리 농산물 경쟁력
  • 조형익
  • 승인 2024.01.0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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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동남아·유럽 등 700억원 수출
중국 샤인커스캣 품질 향상돼 수출애로 사항 많아
국산농산물 신뢰 가질 수 있도록 해외바이어와 관계 중요
김현규 경북통상 대표를 비롯한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등이 해외 현지에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김현규 경북통상 대표를 비롯한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 등이 해외 현지에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경북통상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 중동국가 등에 신선농산물을 수출하고 있지만 수출 확대를 위해선 가격경쟁력 및 생산량 증대 등에서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출범 30여년을 맞고 있는 경북통상은 경북도내 22개시·군에서 생산하는 농식품을 수출하는 기업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연 700억 원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사과, 배, 복숭아, 단감, 샤인머스캣 등 과일류를 비롯해 참외, 방울토마토 등을 미국, 일본, 동남아, 유럽, 호주 등에 수출하고 있다. 
김현규 대표이사는 “회사의 매출 비중은 신선 농산물 약 50%이며 나머지 50%는 라면, 떡볶이, 음료 등 가공식품을 수출하고 있다”며 “신선 농산물 중에선 사과의 주요시장은 대만, 베트남 배는 미국과 대만 등으로 수출되고 파프리카는 일본으로 나가고 있지만 엔저현상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 후지 외 품종 다양화 및 샤인머스캣 품질향상 노력 절실 

사과수출액은 총 5억 원 정도로 이 가운데 대만이 2억 5천만 원, 베트남이 1억5천만 원, 싱가포르는 약1억 원 등을 수출하고 있다. 
사과수출량을 늘리기 위해 고심하고 있지만 좋은 내수가격과 농가의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농가들이 수출을 주저로 물량 확보가 어려운 지경이다. 수출물량의 확대를 위해선 후지 외에도 시나노계열 등 품종의 다변화를 통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사과는 주 수출국인 대만에서 일본, 미국의  후지사과의 생산시기와 맞물리고 있기 때문에 시장 선점효과를 볼 수 있도록 조생종의 신품종 개발도 수출확대를 위해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배는 총 60억 원 수출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이 30억 원, 대만 및 동남지역 20억 원 등 2개국에 83% 수출되고, 최근 베트남, 싱가포르, 홍콩 등 신흥 수출국가로 떠오르며 17%가 수출되고 있다. 
포도는 50억 원 수출했다. 최근 샤인머스캣이 동남아 국가 및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중국산 샤인머스캣이 품질이 향상되면서 수입국의 시장에서 애로를 겪고 있다. 샤인머스캣을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중국산을 선택하는 소비자가 있을 정도로 중국산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향후 중국 수출 확대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딸기는 시장다변화를 통해 동남아, 미국,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으로 60억 원 수출했다. 최근 싱가폴, 홍콩, 필리핀, 카타르 및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으로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 자조금 조성 등을 통해 가격 경쟁력 확보해야

경북통상과 거래하는 해외 바이어는 105개 업체로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면 70~80여명이 동남아 국가의 바이어이다.
해외 무역에 있어 인터넷이 활성화로 바이어에 대한 정보 취득이 용이해 지면서 안정적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수출자와 바이어 상호간의 신뢰관계 구축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굵직굵직한 행사가 많아지면서 바이어들과 접촉점이 많아지고 수출상담 기회가 많아지면서 바이어들 또한 국내 수출사들에 대한 옥석 가리기가 용이해 지면서 다양한 방식을 통한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되고 있다. 
또한 수출농산물의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국내생산 농산물을 소규모의 생산기반으로 가격경쟁력이 취약한 편이다. 수입농산물의 경우 미국 오렌지, 칠레 포도, 필리핀 바나나처럼 대량생산으로 낮은 가격대로 들어와 국내시장을 잠식하고 있어 이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자조금 조성을 통해 수출 농산물도 국제시세에 준하는 정도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수출단지 활성화 위해 제도정비 해야

국가적으로 보면 수출경쟁력 확보를 위해 수출 단지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지만 활성화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배의 경우 13개 수출단지가 지정돼 운영되면서 잘 되고 있지만 사과는 원예전문 단지 숫자도 부족하며 국내 내수가격 변동에 따라서 양질의 사과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수출은 농가의 고령화 및 내수가격이 좋으면서 수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점도 개선이 필요하다. 사과 단일 품목으로 지난해에 약 500만 달러 정도 수출됐지만 올해는 100만 달러도 채 안 될 것 같다는 것이다. 특히 주 사과의 수출국인 대만은 병충해 문제로 인해 유대 봉지를 씌운 것만 수입을 하려고 하지만 농가 고령화로 봉지 씌우기 인력이 부족 등을 이유로 들고 있다.  통합 조직을 통해 수출을 장려하고 있지만 덤핑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서 쉽지 않다. 
수요와 공급에 대한 가격탄력성이 큰 농산물은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어려워지면서 발생하는 덤핑 문제를 해소하는 문제가 있다. 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이 수출에 적합하면 높은 가격으로 인해  해외바이어의 입맛에 맞는 단가를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농산물 수출확대를 위해 통합 조직을 획일화하게 조직화할 것이 아니라 차별화를 통해 방법을 찾는 것도 한 가지 방안이다. 예를 들어, 일본은 대만에 사과를 수출하는데 최상품과 상품 등 3~4가지 등급을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단일 등급으로 수출됨으로써 현지 시장을 개척하기 쉽지 않다. 마트를 운영하는 바이어와 시장에 도매 유통하는 바이어가 있다면 등급을 차별화해 작은 과수 또는 등급이 낮은 제품도 현지에서 재포장해 판매를 강화해 나갈 수 있는 바이어가 존재할 수 있도록 차별화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수출 중장기 계획에 대해 김 대표는 “한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요예측이 가능한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바이어들은 한국 수입 농산물에 대해 자체적으로 판매계획을 갖고 있으나, 한국 신선농산물의 경우 당해 연도 작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특성 갖고 있어 국내가격이 높아지면 약속된 물량을 보낼 수가 없는 경우가 발생하면 다음 해에는 수입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발생되고 있다”며 “수출확대을 위해 국내 가격과 관계없이 꾸준히 수출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