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삼 생산비 천정부지인데 가격은 폭락
인삼 생산비 천정부지인데 가격은 폭락
  • 권성환
  • 승인 2023.10.1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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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수요 부진 … 세계시장 점유율도 하락
“국내 소비활성화·해외 수요처 확대 등 확실한 대책 필요”
명절을 앞두고 텅 빈 인삼시장 모습.
명절을 앞두고 텅 빈 인삼시장 모습.

수확철 기쁨을 만끽해야 할 전국 인삼 농가들의 근심이 깊어가고 있다. 인건비, 자재비 등 생산비는 천정부지로 올라가는데 반해 가격은 폭락했기 때문이다. 

금산군 인삼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11일 수삼 한 채(10뿌리/750g) 가격은 2만6,000원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날 기준 지난해는 3만1,000원,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3만3,000원, 2018년 3만7,400원이었다. 파삼(가공용 원료삼)은 코로나19 이전 1만5,000원(750g) 대비 3분의 1 수준인 5,000원 선을 웃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트렌드 변화와 젊은층의 인삼제품 외면 등으로 건강기능식품 중 인삼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23.6%로 10년 전 55%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미국 화기삼과 중국 전칠삼의 공세에 세계시장 점유율은 3.2%까지 하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작년 말 기준 인삼 농가 수는 1만8,236가구로 10년 전 대비 23%가 줄었고, 재배 면적과 생산량은 1만4,734ha와 2만2,020톤으로 각각 9%·15% 줄어들은 상황이다.

금산인삼농협 관계자는 “명절 상품 기준으로 원삼 7~8편이 작년에 2만7천원에서 3만원 정도였다면 지금은 4~5천원가량 빠진 상태이고 중상급의 경우에도 2만5~7천원 정도밖에 안 된다”며 “코로나19 때부터 인삼 재고는 쌓이고 수요는 줄어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에 있는데 국내 소비활성화는 물론 해외 수요처 확대까지 추진할 수 있는 확실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풍기인삼농협 관계자는 “원료용삼 시중가격은 5,000원~6,000원에 거래를 하고 있을 정도로 뚝 떨어지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며 “이는 전년도 수매가격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농가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조합은 5년 근은 8,000원 6년 근은 9,000원에 수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처럼 원료용삼 가격이 형편없이 떨어질 경우, 정부가 대출금을 5년 내 상환토록하게 돼 있는 것을 거치기간을 두어 갚아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젊은 층을 겨냥한 제품 개발 및 온라인 시장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포파주인삼농협 관계자는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제품을 개발, 출시하고 포장방식의 변화를 통해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도록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야 한다”며 “또한 쿠팡, 마켓컬리 등 젊은 층이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시장을 통해 소비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 원예산업과 관계자는 “금산군 수삼도매센터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인삼은 쌀 같이 시장격리가 가능한 근거가 없는 품목이 아닌 만큼 인삼농협 등이 수매시 정부 자금 지원을 확대하는 등 여러 정책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인삼업체 계열화사업을 확대 추진하고, 인삼 가격안정 대책에 따른 정기적 판촉 및 할인행사를 진행할 뿐 아니라 수출확대를 위한 수출국 기능성 원료 등록 등재 절차 지원 등을 실시할 것”이라며 “아직 인삼은 적정생산량을 파악하는 시스템이 없어 내년부터 의무화되는 경작신고 제도를 통한 면적, 생산량 등의 추계가 용이해질 것으로 보이며, 올해 수확기가 가기 전에 인삼산업을 위한 정책을 빠르게 추진할 것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