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겨울 농사 앞둔 농가 시름 깊어
수확기·겨울 농사 앞둔 농가 시름 깊어
  • 권성환
  • 승인 2023.09.20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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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유·농업용 요소·전기료 등 각종 생산비 폭등 … 50% 상승 체감
정부, 국제유가 비슷 전망·지원 어렵다는 반응에 농가 속 타 들어가

수확기와 겨울 농사를 앞둔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원유 감산 연장으로 인한 면세유 가격 상승 및 농업용 전기요금 인상, 중국 내 농업용 요소 수출 중단 지시 등으로 생산비가 폭등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주유소 면세 경유 가격은 리터당 1,262.53원으로 두 달 전 대비 207.3원 올랐다. 이는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원유 감산 연장으로 인해 치솟은 것으로 분석되며 국내에 반영되는 시차가 있는 만큼 면세유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농사용 전기요금은 올해까지 3차례에 걸쳐 큰 폭으로 인상돼 농사용 갑의 경우 16.6원/Kwh에서 32.3원으로 96.9%, 농사용 을의 경우 34.2원/Kwh에서 50.3원으로 47.1% 폭등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7일 중국이 자국 내 농업용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는 외신 보도가 이어지면서 가격이 지난달 대비 두 배 가까이 상승됐다. 

여기에 더해 농식품부가 최근 발표한 2024년 예산안에서 재정당국과 협의 중이라던 농업용 면세유 지원은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무기질 비료 차액지원은 전액삭감돼 농가들의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상주원예농협 관계자는 “기온이 내려가는 계절이 되면서 겨울오이를 재배하기 위해 난방기를 가동해야 하지만 유류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면서 “유류가격이 올라 일부농가는 겨울오이 재배를 포기할 정도가 되고 있는 상황으로 가고 있어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고양에서 화훼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평균 생산비가 30% 이상 올랐다고 하는데 여러 세금을 합하면 체감상 50%이상 올랐다”며 “자재비도 두 배 이상 올랐고 외국인 근로자 인건비 또한 배는 올라 채산성이 악화되면서 농사를 접어야 할 판국이다”고 성토했다.

전남 광양에서 시설채소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농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농가경영비에 대한 압박을 느끼고 있는데 각종 생산비가 오르면 농사를 축소하거나 포기해야 할 판”이라며 “또한 생산하는 농산물의 가격까지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래저래 농가의 피해와 걱정은 커져만 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전북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한 농민은 “전기세랑 유류비가 갈수록 올라가는데 작년부터는 각종 생산비가 체감상 30% 이상 오른 것 같다”며 “인건비도 오른 상태에서 올 겨울에 난방비가 심각하게 많이 나올까봐 걱정되는데, 농민들을 위한 생산비 지원이 확대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호균 농림축산식품부 원예경영과장은 “국제유가 동향에 따르면 작년 겨울 치솟을 정도까지는 가지 않고 지금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해 면세유 등 기준가를 두고 차액 보조를 했는데 올해는 기준가 정도인 상황이라 발동 조건이 되지 않으며,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 계획은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하고, 지금처럼 유가 등이 비슷하면 지원은 어려우나 고유가로 인한 에너지절감시설 등에 대해 농가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으므로 신재생에너지 열효율화 사업, ICT융복합 확산사업 등의 투자를 계속해서 늘려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