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탄저병, 농작물보험 보상대상 포함돼야
사과 탄저병, 농작물보험 보상대상 포함돼야
  • 조형익
  • 승인 2023.09.13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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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우기로 방제시기 놓쳐 … 고온다습 시 주로 발생하며 피해 커
농식품부, 연구용역 결과 나오면 병충해 보험대상 될지 판단
수확기를 앞두고 탄저병에 감염된 사과를 한 농민이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
수확기를 앞두고 탄저병에 감염된 사과를 한 농민이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다.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나 농가의 피해를 입히고 있는 사과 탄저병을 농작물재해보험에 보장을 담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년도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사과·포도·복숭아는 물론 고추 등 많은 노지작물이 탄저병에 감염됐다. 특히 사과는 과육에 흑갈색의 원형 반점이 발생하면서 썩어 들어갈 뿐만 아니라 과실을 부패시켜 수량감소 및 심각한 상품성 저하까지 초래됐다. 

사과 주산지가 집중돼 있는 경북북부지역의 올 여름(6~8월)은 거의 매일된 비와 고온으로 방제시기를 놓쳤고 야간기온이 25℃ 이상 이어지면서 손쓸 틈 없이 탄저병이 확산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6월 평균기온은 22.3℃로 평년기온보다 0.9℃ 높았다. 7월 평균기온도 25.5℃로 0.9℃, 8월은 26.4℃로 1.3℃ 더 뜨거웠다. 습도 또한 80%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여름 강수량 전국 평균은 1018.5㎜로 평년 727.3㎜보다 291.2㎜ 더 많았다. 이처럼 평균기온이 24℃ 이상이면서 지속적으로 강우가 오면 사과 탄저병에 걸리기 쉬운 조건이 된다. 특히 수요가 많은 추석에 즈음에 홍로 등이 탄저병에 걸리면서 비상이 걸리고 있다. 

경북 상주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한 농업인은 “과원의 품종이 주로 후지(부사)지만 30% 정도는 이미 감염됐으며 지금도 탄저병에 감염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냉해에 이어 폭우, 우박 등으로 재해종합셋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피해가 극심해 재해보험에 포함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춘천의 한 농업인도 “과거 같으면 기상이변이라 할 만한 기상 현상들이 최근들어 잦아지면서 병해충 피해가 막심해지고 있다”며 “특히 최근 고온다습한 현상이 여름에 지속돼 탄저병으로 인한 피해가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를 대비하기 위해 농작물재해보험이 생겨났는데 탄저병도 이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병진 대구경북능금농협 조합장은 “탄저병 발생은 식물체, 병원균, 고온다습 등 3가지 조건이 맞을 때 발생하고 있다”며 “올해는 어느 해 보다 그 피해가 크고 기후 온난화에 의한 기상이변이 일상화 되면서 인위적으로 방제가 불가한 상황인 만큼 농작물재해보험으로 피해를 보장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 품목농협 관계자는 “사과 탄저병도 재해보험 항목에 넣게 되면 보상을 받기 위해 농가 관리에 소홀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부작용이 생길 것”이라며 “일부 농가가 보험 보상을 받으려는 생각에 농사를 게을리 하게 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과수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재해보험정책과 관계자는 “현재 사과 탄저병은 보상대상이 아니나, 병충해와 관련한 보상 기준을 새로 마련할 수 있도록 연구용역을 진행 중에 있다”며 “올해 마무리 될 예정인 연구용역을 통해 각종 병충해가 이상기후나 자연재해성 등과의 어떤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고, 연구 결과에 따라 해당되는 병충해를 보험 보상대상에 포함할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