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발 국화 베트남산으로 ‘역수입’
국내 개발 국화 베트남산으로 ‘역수입’
  • 권성환
  • 승인 2023.09.05 2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출 계약 어기고 50만 본 국내 유입돼
“농가 피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보완대책 마련돼야”
백강 아주심기 작업 진행 모습.
백강 아주심기 작업 진행 모습.

국산 프리미엄 국화 개발품종인 ‘백강’이 수출 한 달 여 만에 베트남산으로 둔갑해 국내로 다시 역수입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화훼 농가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백강은 지난 2015년 농촌진흥청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품종으로 국화 재배의 가장 큰 문제였던 흰녹병에 대한 저항성이 강하고, 사계절 생산 가능 및 수명도 3~4주로 일반 국화보다 2배 가까이 길다.

지난 6월 말, 농촌진흥청은 2015년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백강’ 종자를 베트남에 7년간 사용료 3억여 원을 받는 조건으로 수출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또한 국내 화훼 농가들의 우려였던 역수입 등을 방지하기 위해 수출국에 ‘현지에서 생산된 것은 현지 판매’, ‘수출 시 반드시 사전 허가를 받을 것’등의 조항을 담은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수출 계약 한 달 여 만에 ‘신마코토’, ‘마코토’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수입돼 화훼시장에 유통되면서 농가들의 우려가 높은 실정이다.

김윤식 한국화훼자조금협의회 회장은 “국내 화훼 농민들은 국화 수출 전부터 역수입 우려를 제기했지만, 대책마련이 부족했다고 본다”며 “농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보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에서 화훼농사를 짓고있는 한 농민은 “역수입 현상에 대해 농진청에 우려를 표했지만 국내에 못들어 온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것만 50만 본 이상이 국내에 들어왔다. 재배를 시작했는데, 베트남에서 먼저 재배를 해서 한국에 들어왔다니 참담한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이에 조은희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 과장은 “수입 물량 50만 본을 전량 폐기하고, 현지 업체에 품종보호권 침해 고발, 손해배상 청구 등의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현재 베트남에서 생산되고 있는 국화들이 수출되지 않도록 모니터링 강화 등의 대책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