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탕수수는 열대 기후권인 남아시아 및 멜라네시아가 원산지로 설탕 생산의 원재료이다. 사탕수수에 발생하는 파이토플라즈마병은 사탕수수 흰 잎 파이토플라즈마(Sugarcane white leaf phytoplasma), 사탕수수 황화 파이토플라즈마(Sugarcane yellow phytoplasma) 및 사탕수수 신초 번무 파이토플라즈마(Sugarcane grassy shoot phytoplasma) 등 다양하다. 주요 발생지역은 대만, 태국, 인도, 베트남 등 남동아시아 및 미국, 아프리카 등이다.
사탕수수가 파이토플라즈마병에 감염되면 잎이 가늘어지고 마디 간격이 좁아져서 생장이 위축되며 측지 발생이 많아진다. 잎은 엽록소를 생산할 수 없어서 흰색 또는 엷은 노란색으로 변한다. 이는 마치 철 결핍증과 유사하지만 철을 공급해 주어도 증상은 회복되지 않는다. 감염주는 엽록소가 없어서 영양분을 생산할 수 없어서 줄기가 형성되지 않아 사탕수수대의 수확을 전혀 할 수 없게 된다. 사탕수수는 줄기를 잘라서 증식하기 때문에 파이토플라즈마병의 전염은 증식에 이용하는 영양체를 통하여 이루어지거나 체관부를 흡즙하는 매미충 같은 곤충에 의해 이루어진다.
태국의 사탕수수 생산면적은 112만 헥타아르로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설탕생산 국가이다. 그러나 거의 모든 재배 품종이 파이토플라즈마병에 감염되어 태국 농업청에서는 파이토플라즈마 병원체가 없는 무병묘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에 아열대작물들이 도입 재배되기 시작하여 망고, 파파야 등 아열대 과일 외에 여주, 인디언시금치, 강황 등 아열대 채소작물이 제주도와 전라남도 등의 지역에서 재배가 확산되고 있다. 사탕수수의 경우 현재 재배는 되고 있지 않으나 수입하는 사탕수수대로부터 착즙하여 쥬스 형태로 제주도, 부산 등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보아,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에서 사탕수수 작물을 도입하여 재배하게 될 경우 특히 파이토플라즈마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사탕수수는 영양번식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파이토플라즈마병에 감염된 품종을 도입하게 될 경우 재배동안에 병이 발생하게 된다. 파이토플라즈마병은 일단 발생하면 치료방법이 없기 때문에 모두 폐기하여야 한다. 그리고 타 작물로의 전염도 우려된다. 따라서 영양체 도입단계에서부터 파이토플라즈마병에 감염되지 않은 건강한 묘를 도입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파이토플라즈마병에 의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으로 파이토플라즈마병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품종을 도입 선발하여 재배해야 할 것이다.
■농진청 원예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농업연구관 정봉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