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렇지만 중소과를 선호하는 유통체계에서 7, 8번 대과는 가격에서도 차별되고, 반값으로 하락되어 거래되기 때문에 중소과 생산을 위한 전정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기상이변에도 적응되어야 되고, 유통과정에서도 신선도 유지기간이 길어야 되며, 소비지 시장에서 요구하는 중소과 감귤이 생산현장에서 만들어져야 된다는 것인데 어찌 이와 같은 감귤이 생산될 수 있다는 말인가라고 반문하는 농업인들도 있을 것이다.
요즘 농협 종합유통센터에 간 적이 있는 농업인이라면 뭔가 느끼는 바가 있을 것이다. 품질이 조금 높다고 생각하여 트럭에 감귤을 잔뜩 싣고서 신나게 유통센터에 갔지만 광장 임시 보관소에 가득 찬 물량에다 유통처리량 과다로 반입을 통제한다는 문자 메시지 내용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브랜드 감귤은 선별 포장인력이 부족할 정도로 꾸준하게 유통 처리되는 상황으로 소비지시장에서는 최고품질 감귤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모처럼 열심히 노력해서 품질이 좋은 감귤을 만들었는가 싶더니 다른 농업인들도 마찬가지로 생산하고 있거나 아니면 품질이 더 좋은 감귤을 생산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다른 농업인이 하는 대로 따라가서도 안 될뿐더러 더욱이 특정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가능한 품질과 관련된 여러 가지 요인을 한데 모아 종합적으로 투입하되, 생육단계별로 어떤 기술이 적용되어야 하는지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다음으로는 어느 시기에 생산하고, 출하시켜야 수입에 직결될 수 있는 지를 생각해야 된다. 사업가는 손익계산을 하고, 투자를 하는데 농업인은 생산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아직도 생각하고 있다면 오산이다.
일반적으로 10월과 11월 상순에는 고품질 감귤 생산 출하가 뜸한 편이다. 이 시기에 생산하려고 한다면 극조생 온주밀감을 다공질 필름멀칭재배를 하면 어떨까. 10월 중순부터는 극조생 온주밀감, 11월 상순부터는 조생 온주밀감을 생산하여 3.3㎡당 4만5천 원 이상 소득을 올리고 있는 강소농이 있으니 비결은 무엇일까.
첫째로 브랜드급 감귤을 생산하되 집중 출하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품종을 분산시켜 극조생과 조생온주밀감을 재배했더니 노동력이 분산되고, 수확작업기간도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연장되어 집중되지 않는다. 가을시비를 하고, 관수를 하였더니 언제 열매가 달렸었나 싶을 정도로 수세가 왕성하여 해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둘째로 생산기반을 완벽히 정비해야 된다는 것이다. 다공질필름을 멀칭하드라도 폭우 시 지면에 물이 고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배수로를 조성하고, 점적관수장치를 하여 필요 시 관수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로 브랜드가격도 중요하지만 단위면적당 브랜드 생산량이 많아야 된다는 데에 초점을 두었다. 최소한 브랜드 상품율이 80% 이상 되어야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적기 작업을 해야 되는데 1회 관수량이 250톤일 경우 야간 또는 강우 시에도 계속 관수를 해야 된다. 기상이변으로 가을기온이 높은데다 강우량이 많을 시에는 흑점병 또는 돌발해충방제를 적기에 실시하지 않으면 안 되며, 또한 착색을 촉진시키기 위해 수용성칼슘 등 엽면살포를 소홀히 하지 말아야 된다.
마지막으로는 유통센터 담당자와 협의하면서 판매 전략에 맞춰 수확시기 결정 및 출하량을 조절한 게 소득증대의 지름길이 아니었던가 생각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시험장 김용호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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