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신품종, 심기 전에 꼭 체크하세요
과수 신품종, 심기 전에 꼭 체크하세요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11.11.28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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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매실을 재배하는 농업인으로부터 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최근 매실재배 면적이 2000년 초에 비해 세배 이상 증가하면서 매실에 대한 민원이 부쩍 많아졌다.
이 분은 주위에서 새로 나온 신품종을 심으면 알이 굵어서 수익성이 좋을 거라는 얘기를 듣고 꽤 많은 면적을 신품종으로 갱신했다고 하였다. 국내에서 많이 재배되는 매실 품종이 대략 25g 내외인 것을 감안하면 실제로 농업인이 수확한 매실은 40g 이상 나가는 알이 굵은 품종이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과실이 해에 따라 잘 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봄의 전령사로 불리는 매실은 다른 과종보다 개화기가 빨라 대개 3월 하순에서 4월 상순에 꽃이 피는데 이 시기에 날씨가 좋고 충분한 수분수가 있으면 결실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렇지만 개화기에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꽃기관이 동상해를 입을 수 있고 저온이 지속되는 경우 꽃가루를 옮겨 주는 방화곤충이 충분히 활동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실이 불량해진다.
일부 자가결실성인 품종을 제외하고 과수는 친화성이 있는 다른 꽃가루는 받아들이지만 자기 꽃가루를 거부하는 성질이 있어서 수분수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작년과 올해 개화기 이상저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서 자가불화합성이 있는 매실, 자두, 체리, 살구의 결실량이 매우 저조하였다. 일부 발 빠른 농업인들은 인공수분을 하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덕분에 안정적인 결실량을 확보하였지만 반면 한해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하였다.
최근 귀농인구의 증가와 신소득 과수에 대한 농업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새로운 품종, 특이한 품종에 대한 문의가 많다. 때로는 아직 국내에 도입되지 않은 신품종을 어디에서 구할 수 있는지 묻기도 한다.
과수는 영년생 작물이라 한번 심으면 적어도 15년 이상 재배하는 경우가 보통이지만 근래에 신품종을 재식하고 예기치 못한 재배적인 문제점이 발생하여 한창 과실을 수확해야 할 성목을 베어내고 또다시 어린 묘목을 재식하는 안타까운 사례가 종종 있었다.
작년과 올해 초 혹독한 겨울을 넘기면서 내한성이 약한 복숭아 품종이 동해로 많은 피해를 입었다. 특히 정확한 정보와 판단 없이 심어진 신품종에 대한 피해가 컸다. 수익성을 쫓아 한발 앞서 신품종을 선택하기보다 국내 적응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진 품종을 재식하여야 몇 년간 공들여 키운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신품종을 심기 전에는 반드시 연구·지도기관의 전문가와 상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직접 소규모 시험재배 하여 품종의 특성을 판단해 보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과수과 남은영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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