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배원협은 올해 3월 실용화재단과 미주 수출 배 시장 확대를 MOU를 체결하고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실용적인 기술을 현장에 접목해 미국 등 수출상대국에서 요구하는 규격품의 합격률을 75%까지 높이고 있다.
배수출 전문농협을 표방하고 있는 천안배원협은 1986년 미국수출단지, 1998년 호주수출단지로 지정을 받아 미국, 대만, 호주, 동남아, 유럽 등 약 10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
천안은 상공업, 교통, 교육, 문화 등 한국의 중심지로 평균기온 12℃ 내외로 강수량은 1,200㎜에 구릉지의 지형을 갖고 있어 배 생산에 천혜의 기상조건과 토양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일교차 및 기온 차가 크고 사양토, 식양토 등의 토양을 갖고 있으며, 토심이 깊고 지력이 양호해 12~14Brix의 맛있는 배를 생산하고 있다.
1350여 농가가 1457ha의 면적에서 한해 약 4만톤의 배를 생산하고 있으며, 230여농가가 매취사업 방식으로 배 수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천안배는 해외로부터 품질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 수출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2008년에는 1,446톤, 2009년에는 2,142톤으로 늘었으며 지난해에는 2,494톤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천안배 수출물량의 90%는 미국으로 수출되고 대만과 호주로도 수출을 하고 있다. 근래에는 두바이, 몽골,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와 영국, 독일 등 유럽까지 진출하고 있다.
# 대과 중심의 생산으로 수출물량 부족
천안배원협의 수출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배 수출은 수출선과장에서 불합격원인인 △비정형과 △병해충 피해과 △생리장해 △과피오염수출 등의 문제점으로 합격률이 낮아 수출상대국의 바이어의 요구량의 80% 정도만 수출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미국 수출배 규격품 기준은 정형과로서 병해충 피해가 없고 외관이 좋으며 당도 11브릭스 이상이 나와야 하며 크기는 중소과로 과일 당 400g~650g으로 5kg 상자당 9~15과 이내이다.
배 수출의 문제점으로는 미국, 유럽 등에서는 중소과를 선호하나 상대적으로 대과 중심의 생산으로 수출물량이 부족하고 신고고배는 중소과로 생산해도 수출 불합격이 된 물량을 국내에서 판매하기가 어렵다는 문제를 갖고 있다.
또한 국내가격이 오르면 농가들은 수출을 회피하고 상대적으로 저품질의 배가 수출되기도 한다. 특히 수출배 합격률이 평균 57%로 낮은 수준이다. 이는 병해충 발생과, 비정형과, 소과, 열과 등이 많기 때문이다.
영세규모의 생산과 출하, 조직화·규모화가 되지 않은 농가들이 수출계획을 갖고 생산하기 보다는 국내용으로 생산을 하는 경향이 많다는 문제도 갖고 있다.
또한 소규모 작목반 단위로 출하하다 보니 상온선별, 기계화·자동화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 수출배 불합격 원인 규명 및 개선
실용화재단은 그 동안의 수출배의 불합격 원인을 규명하고 개선대책을 현장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농촌진흥청에서 개발한 정형과 생산기술을 분야별 기술자문단과 함께 맞춤형 현장기술지원을 실시했다.
천안배원협은 수출확대 실천사항을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도록 농가, 농협, 수출업체, 실용화재단 등으로 10명 이내로 수출운영체를 구성했다. 수출지원에 선정된 농가와 계약을 체결해 생산량을 확보하고, 수출업체와 현지바이어는 판매물량을 확보했다.
수출확대를 위해 천안배원협은 심식나방, 흑성병, 가루깍지 벌레 등에 대한 병해충 방제기술과 과심갈변, 미세열과, 과피얼룩이, 바람들이, 무름과 등 생리장해 방제기술, 모양, 당도 등의 정형과 생산기술을 실용화재단에 요구했다.
천안배원협과 실용화 재단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출계약농가 중 10% 내의 20농가를 선정해 집중관리하는 방식으로 미국 수출배 규격과 생산기술을 지원했다. 월 1회 핵심실천 집합교육과 선도농가에 대해 2회에 걸쳐 맞춤형 기술지원을 실시했다.
특히 농진청에서 개발한 불합격 원인별 개선대책을 현장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도록 분야별 기술자문단과 함께 수출농가 현장 방문과 야간 기술지원을 실시했고, 개발기술을 농가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수출과일 생산기술’ 지침서도 만들어 배부했다.
# 드릴접목법 등 신기술 도입

정형과 생산을 위해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배시험장에서 개발한 신기술인 배 생력화 드릴 접목법이 도입됐다. 드릴접목법은 기존 높이접은 대목 및 접수 조제에 있어 톱과 칼을 이용해 비닐로 밀착 고정하는 방식으로 접목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을 보완해 드릴을 이용해 대목에 구멍을 뚫어 접수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접목시간이 기존 7분에서 2.5분으로 줄었고 1일 작업량도 하루에 67.2개에서 192개로 대폭 늘렸다. 특히 배 수량 증대와 품질이 향상되고 접목비용 절감으로 생산비까지 줄이는 효과가 발생했다.
이외에도 개화기 늦서리 피해과수원 초생재배 방법을 개선하고, 과수원 저온피해 방기술로 개화기를 예측해 인공수분 시기를 맞췄다. 또한 선진국 농가의 저온 피해 대책을 도입해 개화기 저온피해 예측기술을 농가에 지원했다. 결과지 갱신으로 신고배 과형을 개선하고 체와부 돌출과 방지기술도 도입했다.
신고배 과형 개선 기술은 이른바 숫배라 불리는 꽃자리돌출과 발생을 줄이기 위해 개화기 전후에 자화의 적뢰 및 적화를 실시하고 자화가 발생된 단과지는 절단하는 방식이다.
국가병해충관리시스템을 활용해 약효증진을 위한 약제살포 방법, 병해충 종합방제력 기술 등을 지원해 효율적인 병해충 방제를 농가들이 할 수 있게 됐다.
수확 후 유통과 저장기술로는 신고배 저온 저장과 수출 중 얼룩과 발생억제 바업이 도입됐다. 또한 저장용 용기를 세척해 저장 중 발생하는 푸른 곰팡이병 발생을 억제했다. 에칠렌흡착제와 아황산가스(SO2)를 이용한 선도유지제를 사용해 과피얼룩반점병을 방제했다.
# 대미 배 수출액 20억 이상 증가
미주 수출 배 시장 확대사업을 통해 수출상대국에서 요구하는 규격품의 합격률이 평균 55%에서 75% 이상까지 20%를 올렸고 이로 인해 배수출 농가의 소득이 현재보다 1ha당 9백60만원 가량 증대돼 사업에 참여하는 천안배원협 농가의 수출액도 2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배 수출 거점단지의 확보로 배의 국내가격 상승 시에도 안정적인 수출이 가능하여 지속적인 수출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수출전업농가 육성으로 수출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되고 농촌진흥청의 연구 및 개발(R&D)사업이 현장에 실제로 적용돼 농가소득을 올리는 정책방향을 달성하게 됐다. /연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