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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은 곤충에 속하며 작물에 피해를 주는 해충을 기생하거나 포식하여 죽이는 친환경 방제의 첨병이다. 천적은 본래 농림생태계나 자연생태계 내에서 존재하며 해충의 급격한 밀도 증가를 조율하는 조율자이기도 하다. 이러한 자연계에서의 밀도 억제 능력을 그대로 이용하는 것이 천적을 활용한 생물적 방제의 근간이다. 국내에서 천적이 본격적으로 실용화 된 것은 2000년대 초로 친환경 작물의 생산을 위해 이용되면서부터이다. 1990년대 농촌진흥청에서 농약을 대체하고 해충을 생물학적으로 방제할 수 있는 수단으로 천적을 연구하기에 이르렀다. 초기 천적 연구는 외국의 것을 답습하는 수준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국내 환경에 어울리는 토착천적이 개발되기에 이르렀다. 현재 국내에서 제품으로 등록되었거나, 제품화되고 있는 천적은 약 35종에 이른다. 이들 천적을 이용하여 방제하고 있는 해충에는 진딧물, 총채벌레, 담배가루이, 응애, 잎굴파리, 작은뿌리파리, 나방, 깍지벌레 등이 있다. 해충별로는 진딧물을 방제하기 위해 제품화된 천적이 12종류로 가장 많다.천적은 과채류인 딸기, 파프리카, 고추, 오이, 토마토와 엽채류인 배추, 상추, 그리고 과수인 포도 등 다양한 작물에 이용되고 있다. 작물에 따라 적용되는 천적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작물마다 투입되는 주요한 천적은 유사하다. 예를 들어 고추와 오이에 발생하는 진딧물을 방제하기 위해서 투입되는 천적은 뱅크플랜터(천적유지식물)이나 콜레마니진디벌 그리고 꼬마남생이무당벌레가 일반적이다. 천적은 농약과 비교하여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고, 가격이 비싼 단점이 있지만, 작물에 잔류독성이나 약해가 없이 안전한 농산물을 재배하거나,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또한 천적은 인위적으로 사람의 힘이 필요한 농약과 달리 스스로 작물과 작물 사이를 이동할 수 있어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어 최근 농업인구의 감소나 노령화를 타계할 수 있다. 천적을 이용한 해충의 생물적 방제에 대한 관심의 고조나 천적산업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천적곤충 시장의 규모는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작물 재배의 불신, 천적 구입비가 높고 정부의 천적활용 병해충방제 사업의 중단과 같은 악재들은 친환경 작물재배의 증가나 친환경 농산물의 생산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그러나 천적산업을 가로막는 여러 가지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붐을 타고 있는 생명산업에 편승한 돈이 되는 천적곤충을 선점하기 위한 물밑 경쟁들이 요란하다. 단지 5mm도 안되는 천적곤충으로 세계 최대의 천적회사인 코퍼트사는 년 1억 유로를 벌어들이고 있으며 국내 회사들로 2010년 한해에 천적곤충으로 250억원을 벌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천적곤충이 산업으로의 가치가 높기 때문에 우리도 향후 돈이 되는 토착천적의 탐색, 대량증식 기술 및 이용 기술의 개발을 통하여 친환경 농산물 재배면적과 생산량의 증대를 꾀하는 것이 미래 한국농업이 세계와 힘을 겨룰 수 있는 생존전략이 될 것이다.■김형환<농진청 원예특작환경과 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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