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전거래 부진과 공판장 논란 정책 혼선과 수급 대응 과제
수급정책 신뢰 떨어뜨리고 시장불안 가중시킨 요인 작용

2024년 마늘 산업은 생산량 감소와 가격 하락, 수급 정책의 혼선이 겹친 한 해였다. 생산량이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르지 않는 이례적 시장 상황이 발생했다.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 차질과 경기 불황으로 인한 수요 감소, 저장업체의 출고 지연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농가와 시장의 불만이 커졌다.
2024년 마늘 생산량은 전년 대비 8.9% 줄어든 284,514톤으로 추정됐으며, 재배면적 또한 전년 대비 4.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상기후로 인한 생육 부진과 전년도 낮은 가격으로 인한 재배면적 축소가 생산량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생산량 감소에 따라 가격 상승이 예상됐으나, 깐마늘 가격은 전년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고, 평년 수준을 밑돌았다.
포전거래 부진과 재고량 감소는 올해 마늘 산업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였다.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포전거래 시장은 얼어붙으면서 농가와 거래업체 간의 가격 협상이 지연됐다. 거래 부진의 주요 원인은 소비 위축과 저장업체의 방출 지연이었다. 경기 불황으로 김치 공장 등 대량 수요처의 소비 감소가 발생했고, 저장업체들은 출고 시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출고를 늦추고 가격 상승을 기다리는 전략을 택했다. 이로 인해 재고량은 전년 대비 3.7% 감소, 평년 대비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량 감소에 따른 재고 부족이 예상됐으나, 대량 수요처의 구매 감소로 인해 실제 시장에서의 재고 부족 현상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됐다.
2024년 7월 1일, 창녕공판장 개장은 올해 마늘 산업의 주요 사건으로 평가됐다. 공판장 개장 직후 거래 가격이 예상보다 낮게 형성되면서 일부 농민들이 공판장 운영을 중단시키며 항의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생산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오르지 않자 농민들의 불만이 폭발한 것이다. 공판장은 오후 들어 가격을 일부 조정하며 거래를 재개했으나, 이 과정에서 정부의 수급 정책에 대한 불만이 표출됐다. 초기 거래 가격이 전년 대비 크게 오르지 않았고, 농민들은 소비자 물가 대응에만 중점을 두고 공판장 가격 형성에 개입한 정부를 문제 삼았다.

정부의 수급 정책 운영 미비도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는 수급관리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시장의 예측 가능성이 낮았고, 상황별 대응이 제각각이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는 농민들로 하여금 정부의 수급 정책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게 했고, 시장 불안을 가중시킨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배면적 실측조사 사업은 2024년 마늘 산업의 변화 중 긍정적인 사례로 평가됐다. 한국마늘연합회가 추진한 이번 조사는 기존 표본조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시된 것으로, 전국 마늘 재배면적의 약 66%를 전수조사했다. 이번 조사는 8개 광역시도, 31개 시군, 92,000여 필지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를 통해 기존보다 더 정확한 데이터를 확보했다. 재배면적을 표본조사에서 실측조사로 전환함으로써 보다 정확한 데이터가 확보됐고, 향후 수급 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4년 마늘 산업은 생산량 감소와 가격 하락, 수급 정책 혼선, 주요 공판장의 거래 불안정 등 여러 이슈가 겹친 해였다. 이상기후로 인한 생산 차질, 포전거래와 공판장의 거래 불안정, 출고 지연과 재고량 감소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한국마늘연합회의 재배면적 실측조사 사업으로 수급 정책의 신뢰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열렸으나, 정부의 일관된 수급 정책 운영과 시장 상황에 유연한 대응이 여전히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