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할 부처 이관 논의 … 다수 농민들 지원 배제 가능성 우려
재해보험 품목·지역 특성 반영 못해 … 정부 관심도 제고해야

이한우 한국떫은감협회장(상주원예농협 조합장)은 “떫은감은 농업에서 중요한 고부가가치 작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산업 전환을 위해 체계적인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떫은감 자조금 단체는 2021년 12월 농수산자조금법에 따라 설립돼 올해로 3년 차를 맞았다. 설립 이후 떫은감 생산 농가의 소득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생산에서 유통, 소비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산림청으로 관할 부처를 이관하려는 논의가 진행되며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떫은감의 88%가 농지에 재배되고 있다”며 “현재 농림축산식품부 관할 체계에서는 농지와 임야를 구분하지 않고 지원이 이뤄졌지만, 산림청으로 이관될 경우 농지 기반 농가들이 지원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선비 지원을 받는 농가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고령화·기상이변·홍수 출하 … 떫은감 산업 구조적 문제
떫은감 산업은 관할 이관 논의 외에도 여러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령화다. 떫은감 농가의 80% 이상이 60대 이상이며, 그중 45%가 70대 이상에 이른다. 반면, 40대 이하의 청년 농업인은 0.2%에 불과하다. 이 회장은 “노동력 부족은 생산성과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젊은 농업인의 유입을 지원하고, 기술 도입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나가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기상이변도 떫은감 산업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개화기 냉해, 저온, 폭염, 호우 등 극단적인 기상 변화가 매년 반복되며 생산량 감소를 초래하고 있다. 이로 인해 병충해 발생도 급증하고 있는데, 특히 탄저병은 피해가 큰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 회장은 “이러한 불확실한 농업 재해에 대비하기 위해 재해보험에 있지만 현행 재해보험은 품목과 지역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탄저병 피해 보상은 물론, 평균 착과량, 일소 피해 인정 기준 등 현실과 괴리가 있어 농가들의 불만의 높은 상황이다. 품목에 대한 정부의 관심 제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홍수 출하다. 출하 시기가 대부분 겹쳐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상황에서 가격이 급락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그는 “유통기한이 짧고 특정 시기에 출하 시기가 몰려 홍수 출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저장성과 유통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시설 확충과 출하 조율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라며 현 상황의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 고품질 재배와 지원 강화로 돌파구 마련
이 회장은 고품질 재배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지 작업 등으로 품질 높은 떫은감을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협회는 내년부터 고품질 재배를 위한 전지 교육 등 순회 교육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농가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한 지원책도 강화할 방침이다. 2025년부터 자조금 납부 농가를 대상으로 약제 지원과 재해보험 혜택을 신설해 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자조금 납부 농가가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을 통해 자조금의 중요성을 알리고 참여율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떫은감의 산업적 가치를 재조명하며 지속 가능한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떫은감은 곶감이나 홍시를 넘어 감말랭이, 반건시, 퓨레 등 다양한 가공품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탄닌 성분은 의약품과 친환경 소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잠재력을 기반으로 떫은감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정부, 관련 기관, 농업인들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