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무너진 농촌 …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실
폭설로 무너진 농촌 … 특별재난지역 선포 절실
  • 권성환
  • 승인 2024.12.0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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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 중부권을 강타한 폭설은 농업 현장을 초토화했다. 117년 만의 기록적인 초겨울 폭설은 단순한 기상이변이 아닌, 농업 시스템 전반을 시험하는 재난이었다. 시설하우스는 무너지고, 농작물은 얼어붙었으며, 농민들은 한순간에 생계의 기반을 잃었다.

충북 음성군의 화훼농가를 찾은 날, 폐허가 된 하우스 사이에서 농민들은 말을 잇지 못했다. 접목선인장을 키우던 김현수 씨는 “희망까지 무너졌다”며 고개를 떨궜다. 온실 속 선인장들은 밤새 내린 눈과 단전으로 인해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모두 얼어붙었다. 국내 화훼 수출의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음성의 농민들에게 이번 폭설은 단순한 손실을 넘어선 재앙이었다.

경기 안성과 용인, 화성 등지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70cm가 넘는 폭설에 딸기와 인삼, 화훼를 재배하던 하우스들이 연달아 무너졌고, 농민들은 복구는커녕 생계를 잇기조차 버거운 현실에 직면했다. 특히 눈의 무게로 휘어진 철근과 찢어진 비닐을 모두 철거하고 다시 설치하는 데 드는 막대한 비용은 농민들에게 추가적인 절망감을 안겼다.

더욱이 이번 사태는 재해보험의 실효성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보험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피해를 입은 농민들조차 제대로 된 보상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가 여실히 드러났다. 농민들은 비현실적인 보험 규정과 처리 과정에 깊은 분노를 드러내며, 정부의 즉각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농업은 단순한 산업이 아니다. 농업은 나라의 근간이자 우리의 생명을 지탱하는 기둥이다. 농민들이 재기를 꿈꿀 수 있도록 특별재난지역 선포와 함께 현실적인 복구 지원 대책이 시급하다. 농업 현장의 절규는 단지 농민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직결된 중대한 과제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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