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수확기 열과 피해 속출
사과 수확기 열과 피해 속출
  • 권성환
  • 승인 2024.11.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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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 열과 피해 확산 … 가공용으로도 사용 불가
자연재해 명백하나 재해보험 제외, 농가 속수무책
영천시 임고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정태연 농가가 이상기후로 인해 터진 사과들을 바라보고 망연자실 하고 있다.
영천시 임고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정태연 농가가 이상기후로 인해 터진 사과들을 바라보고 망연자실 하고 있다.

전국 사과 주산지 농가들이 수확기에 접어든 현재 심각한 열과 피해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올여름 폭염 일수가 평년 대비 3배 가량 길었으며, 추석 이후 잦은 강우가 이어지면서 사과의 열과 현상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열과 피해는 주로 고온과 가뭄이 지속되다가 갑작스러운 비로 과실이 급격히 수분을 흡수하면서 발생하는 과피 균열 현상으로, 현재 경상과 충청 지역의 사과 농가들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열과 피해는 ‘측면 열과’ 형태로 확산되면서 농가들의 시름을 더하고 있다.

일반적인 꼭지 부위 열과의 경우, 농가의 수분 공급 조절이 미흡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로 관리 여하에 따라 어느 정도 예방이 가능하다. 그러나 올해 발생한 측면 열과는 이러한 관리 차원을 넘어서는 자연재해에 가까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속된 고온과 가뭄으로 수분이 부족한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강우가 잇따르며 과실의 과피가 급격한 수분 흡수를 견디지 못해 터지는 현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영천시 임고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정태연 씨는 “가뭄으로 수분이 부족했던 과실이 갑작스러운 비를 맞으면서 과피가 급격한 수분 흡수를 견디지 못해 갈라졌다”며 “올해는 이러한 균열이 꼭지 부분뿐만 아니라 과실 옆구리가 칼로 베인듯한 측면 열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칼슘제나 열과방지제 등을 뿌려 열과를 방지할 수는 있다고 하지만, 올해처럼 극단적인 기후 조건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꼭지 부분 열과는 피해 정도에 따라 가공용으로 사용이 가능해 손해를 일부 줄일 수 있지만, 측면 열과는 상품성을 완전히 잃어 가공용 활용도 어렵다”고 토로했다.  

충남 예산군 고덕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있는 이승범씨는 “농사를 한 지 35년 됐는데, 현재 같은 피해는 처음”이라며 “인근 농가들도 평균 50% 이상의 열과 피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가 없어 답답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경남 밀양시 산내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이상렬 씨는 “이전에는 꼭지 부근에서만 주로 발생하던 열과가 올해는 과실 옆구리까지 갈라져 농가들이 봄철 착과율 감소에 이어 수확기 열과 피해로 이중고에 처했다”며 “분명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를 입었지만, 현재 농작물 재해보험은 이를 인정해주고 있지 않아 농가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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