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기술 표준화·검증체계 꼼꼼히

인구 고령화와 기후변화로 스마트팜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팜을 도입하거나 운영하고 있는 농가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초기 스마트팜의 도입과 운영 비용일 것이다. 생산성과 품질 제고 측면에서 스마트팜이 갖는 장점에 대해서는 농가 대부분이 알고 있지만, 초기 도입 비용과 운영 비용 때문에 부담을 느끼는 농가가 많다.
이러한 비용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전기, 통신, 센서, 구동기, 복합환경제어기 등 스마트팜의 인프라, 설비 등에 대한 표준화된 규격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상황을 보면 기업마다 독자적인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이 때문에 스마트팜을 도입하려는 농가는 전기공사, 네트워크 공사, 설치 공사 등 매번 추가적인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또한 운영 시 장비 간 호환성이 낮아 각각 별도로 제어해야 하는 불편함을 안고 있다. 더구나 장비를 납품한 기업이 폐업하게 되면 유지보수가 되지 않아 다시금 신규 제품을 구입해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에너지 절감, 방제비 절감 등 경영비 절감을 위해 첨단 기술을 적용하려고 해도 기존 설치된 타사의 센서 또는 구동기 등을 연동하기 어려워 신기술 도입 시 새로 설치해야 하는 등 추가 비용이 많이 든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에서는 아라온실이라는 온실 관리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전기, 통신 등 인프라 규격과 센서, 구동기 등 장비 간 연동을 사물인터넷 기술, 첨단 서비스로 제공하는 앱스토어를 말한다. 아라온실이 상용화되면 농가에서는 가장 큰 애로사항인 비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인공지능을 활용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쉽게 설치할 수 있다. 생산성을 향상으로 농가 소득을 46%가량 높일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업체가 폐업하더라도 다른 대안을 활용할 수 있기에 농가에서는 안정적으로 스마트팜을 운영할 수 있고 신규 농가들도 진입 시 비용 부담이 줄게 된다. 기업 또한, 표준화된 기술을 사용하여 개발과 유지관리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시장을 구축할 수 있다. 스타트업 기업들 역시 앱스토어를 통해 폐쇄적인 스마트팜 시장에 쉽게 진입할 수 있어 국내 스마트팜 시장도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스마트팜은 기술 수준에 따라 3세대로 구분한다. 1세대는 온실과 작물을 원격으로 감시, 제어해 편이성을 향상하는 수준, 2세대는 지능제어와 작물 생육 모델을 연계한 정밀 생육 관리로 생산성을 높이는 수준, 마지막 3세대는 지능형 로봇 기술에 기반한 지속 가능한 산업화를 이루는 단계이다.
농촌진흥청은 1세대 스마트팜을 2세대로 전화하기 위해 아라온실의 조기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시설원예협의회, 대학,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등이 참여하는 전문가 협의체와 19개 국내 스마트팜 기업으로 구성된 민·관 상용화 드림팀을 운영 중이다. 내년에는 현장 실증 연구과제를 통해 3개소에 기술을 적용하고 2026년에는 신기술 보급시범사업을 통해 8개소에 보급할 수 있도록 상용화 드림팀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완성도 높은 상용제품이 농가에 보급될 수 있도록 플랫폼 기술의 표준화와 검증체계도 꼼꼼히 마련하고 있다. 민관 협력을 통해 미래 시설원예 스마트팜의 핵심이 될 아라온실이 조기에 보급, 안착될 수 있도록 상용화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방지웅<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