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꽃 폭탄 … SECA에 가슴 졸이는 화훼농가
수입 꽃 폭탄 … SECA에 가슴 졸이는 화훼농가
  • 권성환
  • 승인 2024.09.1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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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훼 농가들이 또다시 가슴을 졸이고 있다. 이번에는 한국과 에콰도르 간 전략적경제협력협정(SECA) 때문이다. SECA가 국회 비준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난 6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화훼농가의 대규모 결의대회는 그들의 절박한 목소리를 대변했다. 그 자리에 모인 500여 명의 농민들은 ‘관세 철폐’라는 명목 아래 다시 한번 외국산 절화가 쏟아져 들어올 것을 우려하며 실질적인 정부 대책을 요구했다.

과거의 경험이 농가의 마음속에 깊은 상처로 남아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후 쏟아져 들어온 수입 꽃들은 국내 화훼 시장을 급격히 뒤흔들었다. 특히, 중국과 콜롬비아, 베트남 등에서 값싼 꽃이 들어오면서, 국내 대륜 국화 농가와 카네이션 농가는 폐농 수준에 이르렀다. 이를 목격한 농민들은 이번 SECA 협정에 대해 의심과 불안을 떨칠 수 없다.

정부는 이러한 우려에 대해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하지만, 농민들은 이미 한 번 무너진 경험을 떠올리며 반발하고 있다. 

화훼는 단순히 농업의 일부가 아니라, 문화적 가치를 지닌 산업이다.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보호주의가 아니다.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이다.

이번 결의대회에서 나온 요구는 화훼산업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보상, 그리고 현실적인 대책 마련이었다. 정부는 과거 FTA 체결로 인한 피해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에는 화훼 농가의 어려움을 외면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제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SECA가 국회에서 비준되기 전에, 정부는 농민들이 느끼는 불안을 해소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자칫하면 이번 협정이 또 다른 화훼 농가의 고통을 불러올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