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와 멜론을 일년 내내, 사이짓기 재배기술
딸기와 멜론을 일년 내내, 사이짓기 재배기술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08.27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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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짓기 기술, 공간 효율성·생산성 극대화
6~8월 수정 착과 위한 세심한 관리 필요

농업의 지속 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재배 방식이 도입되고 있는 가운데, 공간 효율성과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방법으로 ‘딸기 수확 후 고설베드를 활용한 멜론 사이짓기(간작)’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시설하우스는 외부 기상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작물의 생육 적온을 조절할 수 있는 장점 덕분에 점점 증가 추세이다. 우리나라 시설하우스에서 채소 수경재배 면적은 총 4,979ha이며, 그중 딸기 수경재배 면적은 3,009ha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딸기 수경재배는 주로 고설베드를 이용하고 있는데 고설베드는 지면에서 일정 높이에 설치된 재배 베드에서 재배하는 방식으로, 수직 공간을 활용하여 좁은 공간에서도 높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다. 고설베드는 공간 활용도가 우수하며, 토양으로부터 발생하는 병해충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무엇보다 작업자가 농작업을 편리하게 서서 할 수 있기에 노동 강도를 줄이고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지속해서 증가하는 추세다.

덩굴성 작물인 멜론, 수박, 참외 등 박과류 또한, 일반적으로 토양에서 포복형으로 많이 재배되었지만, 농촌인구 노령화와 근골격계 질환 문제가 대두되며 최근에는 수직 구조물을 활용하여 세워 키우는 수직재배가 활발하다. 현재 여러 기관에서 다양한 수직 구조물을 개발, 재배에 활용하고 있다.

멜론, 수박, 참외 등의 박과류 작물을 수직 공간에서 재배하면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수의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또한 수직 수경재배는 빛 투과율이 증가해서 작물의 각 부분에 고르게 빛이 도달해 광합성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무엇보다 수직으로 재배하므로 키가 큰 덩굴성 농작물 관리가 수월하며, 작업자가 편리하게 서서 수확할 수 있으므로 노동 강도가 감소하고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도 효과가 크다.

보통 저온성 작물인 딸기 재배 시기는 8월〜9월에 시작하여 다음 해 5월까지 이어지는데 여름 고온기인 6월에서 8월까지 약 3개월 동안 딸기 전업 농가는 농사를 쉬어야만 한다. 이 시기에 상시근로자를 고용한 농가 입장에서는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름 고온기 시설원예 수경재배가 가능한 작물인 멜론은 정식부터 수확까지 약 3개월 단기간 재배가 가능한데, 시설하우스에서 저온기 딸기 재배 후 고온기 멜론 사이짓기(간작) 재배를 통해 연중 작물을 생산한다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다양한 농산물을 제공하고, 특히 상시근로자를 고용한 경우 휴경기 없이 연중 재배가 가능하므로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딸기를 수확한 뒤 멜론을 재배하는 6~8월 사이에 우리나라는 장마 기간에 속하는데 이 장마기가 멜론 개화 시기와 겹치면 수정 벌 활동이 둔화될 수 있으므로 수정과 착과를 위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벌의 활동량을 관찰하면서 착과를 도와주는 생장조절제를 보조적으로 처리해 안정적인 착과를 도모해야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시설원예연구소에서는 딸기 전업 농가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여름 농한기 공백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멜론과 상추 등 사이짓기 작물의 재배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기술 지원과 보급에 힘써 농가 소득향상은 물론, 농업 종사자의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임미영<농진청 원예원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