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②-최재을(충남대학교 명예교수)]수삼 등급규격 개선 및 단순화 방안
[기고②-최재을(충남대학교 명예교수)]수삼 등급규격 개선 및 단순화 방안
  • 원예산업신문
  • 승인 2024.08.21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삼 상품성 신뢰 향상 위한 표준규격화 이뤄져야
등급 단순화 … 유통 효율성 제고 기대

수삼의 표준규격화는 다른 농산물과 같이 상품성과 신뢰도 향상으로 공정거래 촉진, 농가소득 증대, 유통의 효율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공정한 품질평가와 등급의 단순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건강 기능성 원료인 수삼은 기능성 성분(지표 성분)의 평가 없이 크기와 형태, 빛깔 등으로 수삼 등급을 분류하는 것은 수삼의 건강 기능성 위상을 추락시키는 일이며, 인삼 종주국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다.

수삼 등급분류체계는 복잡하고 기능성을 평가하는 등급 기준이 아니라 크기를 평가하고 있으므로 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유통업자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수삼의 상품성과 신용도 향상으로 공정거래 촉진, 농가소득 증대, 유통의 효율성 제고를 기대할 수 있는 등급규격 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수삼의 등급규격은 기능성 원재료가 되는 4년근 이상의 수삼에만 적용하여야 한다.

품관원에서 수삼의 품질규격은 식약처의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맞는 수삼에만 적용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4년근 미만인 대삼계, 중삼계, 소삼계, 잔삼계 및 실실이와 춘미삼, 묘삼 등의 등급은 별도로 취급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수삼의 크기 구분은 무게가 아니라 동체 지름에 따라 구분하여야 한다.  

인삼의 기능성 관련 성분에는 진세노사이드(사포닌), 산성 다당체 등이 있지만, 진세노사이드가 대표적인 지표 성분이고, 관능검사로 함량 예측이 가능하므로 수삼의 등급규격에 진세노사이드 함량을 포함해야 한다. 수삼은 동체의 지름이 클수록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이 적고, 작을수록 함량이 많다. 즉 수삼의 동체 지름과 진세노사이드의 함량 간에는 고도의 부(-)의 상관관계가 있다. 그러므로 수삼의 동체 지름을 알면 진세노사이드 함량을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수삼의 크기 구분은 무게가 아니라 지경에 따라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다.

금산수삼센터의 별대 등급은 가장 크고 가격도 가장 고가이지만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은 대, 중 등급보다 낮으므로 크기에 의한 등급 구분은 적합하지 않다. 이러한 등급 구분은 소비자에게 수삼 품질에 대한 불신을 초래해 수삼 소비가 위축되는 원인 중의 하나이다.

셋째, 수삼의 형태(모양) 구분은 지근과 세근 수에 의해 구분하여야 한다. 

수삼의 뿌리 종류별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은 동체 < 지근 < 세근 순서이고, 일반적으로 세근은 동체보다 2배, 세근은 4배 정도 많다. 따라서 동체의 크기가 작고 지근과 세근의 수가 많고 생장이 좋은 개체가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이 많으므로 등급규격으로 활용헤야 한다.  

넷째, 수삼의 적변발생 면적과 발생한 조직의 위치에 따라 등급을 정해야 한다.

적변이 표피에만 발생하면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에 영향이 없고, 표피로부터 수 mm 안쪽까지 발생하여 갈라지고 부패하여 조직이 파괴되면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이 약 20%까지 감소한다. 그러므로 표피에 발생하고 면적이 적은 것은 정상 수삼으로 구분하고 심하게 발생한 것을 중결점으로 구분한다.

이상의 수삼 등급규격 개선 및 단순화 방안은 요약하면 수삼 크기는 동체의 지름에 따라 2L, L, M, S 4단계로 구분하고, 직경에 따른 분류 내에서 지근과 세근 수가 많고 생육이 좋은 것은 특, 지근과 세근 수가 적고 생장이 보통인 것은 상, 적변삼 등이 10% 내외인 것과 지근이 생육이 미약한 것은 보통으로 구분하면 총 12등급으로 단순화할 것을 제안한다.  

등급의 단순화는 생산자가 직접 분류가 가능해 분리비용이 크게 절감되고, 소비자는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이 많은 우수 수삼을 구분하여 구매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비자는 생산자를 믿고 진세노사이드의 함량이 많은 수삼을 구입할 수 있어 수삼 소비도 증가할 것이다. 또한, 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유통업자가 상호신뢰로 수삼의 공매제도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은 등급체계가 정착되려면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추진과 생산자, 유통업자 그리고 소비자 간이 합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기능성 성분을 중시하는 등급규격이 정착된다면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위상 제고에도 이바지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