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구 양파 생산량 40% 추산, 유통 지원 필요
수입보단 비품양파 유통 활성화로 수급상황 개선

기상악화로 평년보다 조생종 햇양파의 출하가 늦어지는 가운데 품위도 떨어져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정부가 양파 수급안정을 위해 수입산 양파에 대한 TRQ 5,000톤(관세 50%)을 발동해 양파 주산지에서는 가격이 하락하면서 한숨만 나온다.
현재 전남 고흥군에서 출하되는 조생종 햇양파는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농가간의 눈치싸움이 한창이다. 정부가 지난주(2,000톤)에 이어 이번주(3,000톤)도 수입산 양파를 시장에 풀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가락시장 햇양파 가격은 15kg기준, 지난 1일보다 6,524원이 하락한 평균 2만 2804원에 거래됐다. 거래가 없었던 일요일을 제외하면 하루당 약1,000원씩 떨어진 셈이다. 산지에서는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 둔화로 양파소비가 없어진 상황에서 정부가 푼 수입산 양파가 대형수요처로 흘러들어가면서 매수세가 약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조생종 양파 주요산지인 전남 고흥에서는 양파의 출하를 두고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김형관 양파생산자협회 고흥군지회장은 “급격하게 내려가는 햇양파 가격을 보고 농가들의 출하가 주춤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등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평소 3.3㎡당 20kg 생산되던 양파가 17kg까지 줄었고 더욱이 분구 발생율이 40%에 달해 실제로 출하되는 양이 얼마 되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까지 낮아져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고흥군의 햇양파의 생육상태는 평년보다 나쁜 상황이다. 생산량도 줄고 품질도 떨어졌다. 특히 추대가 핀 양파도 많은 상황이여서 상품이 더 나빠지기 전에 출하기 필요한 상황이다. 농가들은 본격적인 출하를 앞두고 홍수출하로 인한 가격하락에도 걱정이 큰 상태다.
김준기 양파생산자협회 고흥군지회 사무국장은 “분구 발생율도 높은데 추대까지 올라온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데 가격까지 발목을 잡고 있어 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3월말 조기출하 지원금이 연장만 됐어도 출하율이 좀 더 높아 수입까지 가지 않았어도 될 상황이었는데 이제는 출하를 해도 적자만 쌓이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준기 사무국장은 “양파가 없어서 수입하는 상황이라면 밭에서 수확해도 시장으로 나가지 못하는 분구나 쌍구 양파를 못난이 사과처럼 유통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을 통해 수급상황을 극복하고 수입양파를 대처하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산지에서는 분구양파가 유통되기보다는 산지에서 자동 폐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분구 양파는 상품성이 떨어지나 소비자가 소비하기에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분구양파는 도매시장에서 하품으로 처리돼 유통비용을 보존하기 어려워 시장 내 반입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강선희 한국양파연합회 사무국장은 “올해 분구, 쌍구 등 비품양파 발생빈도가 높고 양파가 모자란 상황에서 비품양파의 유통을 위해 정부가 나서 줄 수 있다면 농민들도 수급상황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지난해 못난이 사과처럼 분구양파도 유통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여건을 지원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