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배 춘천원예농협 조합장
김순배 춘천원예농협 조합장
  • 권성환
  • 승인 2024.01.3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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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수입 진행되면 과수산업 전체 피해 불보듯 뻔해
“자연재해에 대비한 장기적인 지원책 마련돼야”

“사과시장이 개방되면 과수산업 전체가 피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김순배 춘천원예농협 조합장은 “지난 FTA 체결 당시 사과 등 초민감품목에 대해서는 수입을 하지 않겠다는 정부 기조와는 달리, 최근 일시적인 생산량 감소로 인한 가격 상승을 빌미로 수입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번 사과수입이 진행된다면 다른 과수 역시 앞으로 이러한 피해를 입었을 때 정부의 대응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김순배 조합장은 “지난해 전국 사과농가들은 봄 동상해 피해, 6월 과수화상병, 7·8월 장마와 폭염으로 인한 병충해 발생 및 탄저병 확산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규모 우박까지 덮쳐 생산량과 출하량이 대폭 감소해 농가들의 근심이 깊었던 한 해였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각종 이상기후로 인한 병충해 피해로 사과 생산량이 전년대비 25%, 평년 대비 16%가 감소한 42만5,000톤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김순배 조합장은 “하지만 정부는 최근 물가안정을 목적으로 사과 수입에 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 전국 농가들의 우려가 크다”며 “이는 그동안 FTA 농업분야 정부가 고수했던 원칙, 비관세조치를 활용한 국내 농업 보호 전략을 일시에 허무는 매우 근시안적인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는 더욱 빈번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수급 상황이 불안할 때마다 이같은 조치가 이뤄진다면 국내 과수산업을 포기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자연재해에 대비한 지원책 등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국산 꽃가루 자급률을 제고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김순배 조합장은 “현재 복숭아·사과·배 등에 사용하는 꽃가루의 80% 이상은 중국산으로 알려져 있는데 국산 꽃가루 대비 2~3배 저렴하고 쉽게 구입할 수 있어 대부분의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 수입 꽃가루 품질에 대한 이야기가 불거지면서 국산 꽃가루 자급률을 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산 꽃가루를 사용해 착과 불량 및 기형과 발생 등 한 해 농사를 망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되고 있다”며 “이러한 피해에 대비해 각 농가마다 수분수를 식재할 수 있도록 교육 강화 및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춘천원예농협은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농가 피해가 늘고 있음에 따라 병해충 방제용품 지원, 신품종 묘목공급, 농작업재해 공제료 지원 등 다방면의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자연재해로 인한 조합원들의 피해 경감을 위해 농작물재해보험의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는데, 자부담이 1% 미만으로 조합원들의 호응이 뜨겁다. 이외에도 매년 차별화된 영농교육을 지속 실시해 농가들의 만족도가 높다.

김순배 조합장은 “이상기후로 농가들의 피해가 극심해지고 있는 가운데, 조합원들의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