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무실한 사과 수출단지 되살려야
유명무실한 사과 수출단지 되살려야
  • 조형익
  • 승인 2024.01.1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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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농산물 수출 호조 속에 사과수출 저조 … 내수가격 강세 원인
내수가격 변동없이 가격경쟁력 가질 수 있도록 지원 확대 중요
농식품부 “수출선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 강화할 터”
내수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사과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내수가격이 강세를 보이면서 사과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K-POP을 비롯해 K-FOOD의 인기 속에 농식품 수출이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신선농산물 수출은 품목별로 부익부 빈익빈의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신선농산물은 딸기(5,280만불, 24.6↑), 김치(1억3,740만불, 9.4%↑), 배(3,250만불, 18.1↑)을 수출했다. 가공식품은 라면(8억4,270만불, 25.4↑), 과자류(5억8,150만불, 4.5↑), 음료(5억8,300만불, 8.7↑), 쌀가공식품(1억8,750만불, 17.9↑) 등이 호조세를 띠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선농산물 수출이 가공식품과 김치, 배, 딸기 등 일부품목에 한정되면서 기존에 사과 등 수출이 주춤하고 있어 수출단지가 유명무실해 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과 수출은 단일 품목으로 지난해에 약500만 달러 정도 수출됐지만 올해는 100만 달러가 안 될 정도로 줄었다. 미국·대만 등으로 사과 수출하기 위해선 수출단지 지정을 해야 가능한데 그것마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대구경북능금농협 관계자는 “수출단지는 문경, 영주, 예천 등 과거에는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안동, 봉화, 예천 등 일부지역에만 수출단지를 운영하고 있을 정도로 줄어 들고 있다”며 “수출단지로 지정되면 작목반 등에 수출 보조금이 지원되는데 갈수록 지원이 줄면서 수출마저 안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출을 활성화 하려면 유박, 봉지, 성페로몬트랩 등 농자재를 비롯해 박스 등 포장재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한국 신선농산물의 이미지가 고급 카테고리에 정착될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정책 통일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사과수출단지는 내수가격 변동이 극심하면서 양질의 사과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사과수출을 위한 전문원예전문 단지 숫자도 부족할 뿐만 아니라 농가의 고령화 등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신선농산물은 수요와 공급에 대한 가격탄력성이 커서 가격을 맞춰나가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수출사과의 덤핑 문제를 해소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농가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이 수출에 적합하면 높은 가격으로 인해 사과를 사가는 해외바이어의 입맛에 맞는 단가를 맞추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수출물량의 확대를 위해선 후지 외에도 시나노계열 등 품종의 다변화를 통해 수출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사과는 주 수출국인 대만에서 일본, 미국의 후지사과의 생산시기와 맞물리면서 시장 선점효과를 볼 수 있도록 시나노골드 등 신품종을 보급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국 오렌지, 칠레 포도, 필리핀 바나나 경우처럼 가격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수출 전문단지 육성을 통해 해외시장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경북통상 관계자는 “신선농산물의 경우 당해 연도 작황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특성 갖고 있어 국내가격이 높아지면 약속된 물량을 보낼 수가 없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다음 해에는 수입물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 악순환이 발생되고 있어 수출확대를 위해 국내 가격과 관계없이 꾸준히 수출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지난해 부실한 작황으로 국내 과실의 수급상황도 불안한 가운데 수출 물량은 더욱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 과실의 원활한 수출을 유지하기 위해서 단계적으로 수출 지원을 보강해 수출선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